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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도 젊다…'미쳤어 할아버지'가 주는 의미

입력 : 2019-03-26 20:20:05 수정 : 2019-03-26 20: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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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이틀 만에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영상 조회수 100만건을 넘기고도 ‘미쳤어 할아버지’를 향한 대중의 관심이 식을 줄 모른다. 지난 24일 전파를 탄 KBS 전국노래자랑(서울 종로구 편)에서 박자 감각과 무대 매너로 가수 손담비의 ‘미쳤어’를 소화한 지병수(77) 할아버지 이야기다. 본방송이나 유튜브 영상을 본 누리꾼들이 곡명을 붙여 이러한 별명이 탄생했다.

 

26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할아버지는 1998년 외환위기(IMF) 시절 아파트 한 채를 날린 사실과 현재 자신이 기초생활수급자라는 점을 밝히면서도 긍정적인 태도를 잃지 않아 청취자에게 큰 감동을 선사했다. 걸그룹 카라와 티아라의 노래를 좋아한다는 점까지 공개되면서 많은 이들은 “젊은 감각을 잃지 않은 세련된 할아버지”라고 박수를 쳤다.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노인 참가자는 과거에도 있었다. 2014년 8월 방송된 ‘충남 태안군 편’에서 김건모의 ‘잘못된 만남’을 흐트러짐도 없이 불러 ‘할미넴’이라는 별명을 얻은 69세 할머니다. 관련 영상에는 “눈을 감고도 가사가 들린다”며 할머니의 정확한 발음을 칭찬한 반응도 달렸다.

24일 방송된 전국노래자랑에서 지병수 할아버지가 노래를 부르고 있다. KBS 영상 캡처

할아버지의 긍정적인 인생관에서 비롯한 감동, ‘노인=트로트’라는 고정관념을 떨치게 이끈 점이 폭발적인 반응을 유도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한정란 한서대학교 교수(노인복지학)는 “연령규범에서 벗어난 특이성이 시선을 끄는 요소로 작용했다”며 “노년의 다양성에 많은 사람들이 주목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노인을 희화화해서 안 된다는 우려도 나온다. 노인도 젊은이와 같은 사람이므로 도전의식과 열정이 있는 건 당연하다면서, 단지 신세대 가요를 불렀다는 호기심에서 보지 말라는 의미다. 한 누리꾼은 “노인에게도 청춘과 같은 열정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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