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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은 안 된다" vs "文정부 심판해야"

입력 : 2019-03-26 19:15:12 수정 : 2019-03-26 22:5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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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궐선거 앞둔 창원 성산 르포 / 공단 노동자·청년층, 여영국 후보 지지 / 노년층선 강기윤 후보 선호 많아 ‘팽팽’ / 단일화 효과 미미… “야합 중 야합” 비판도

“자유한국당 지그들 당선된다고 어려운 갱제 뭐 달라진다꼬. 아직 한국당은 안 된다.”(진보 진영 지지자, 39세 여성 박모씨)

 

“탈원전한다고 해싸서 여 다 죽어간다. 뭣 할라꼬 민주당이랑 합친다 해싸코. 정신 차려야 한다.”(보수진영 지지자, 71세 여성 김모씨)

 

4·3 보궐선거를 일주일여 앞둔 26일 경남 창원 성산구 일대에서 만난 시민들의 의견은 팽팽했다. 공단 노동자 및 청년층을 중심으로는 ‘노동자·서민 후보’를 강조하는 정의당 여영국 후보를 지지하는 기류가 강한 반면 60대 이상 노년층에서는 ‘경제파탄 문재인정부 심판론’을 앞세운 한국당 강기윤 후보를 찍겠다는 표심이 셌다. 다만, 투표를 안 하겠다는 의사를 비친 유권자들도 상당수여서 ‘적극 투표 참여층’의 지지에 따라 승패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이날 성산구 아파트 단지에서 만난 손모(53·여)씨는 “이제 한국당은 안 믿는다. 그런데 그렇다고 민주당이나 정의당을 찍고 싶진 않아서 투표를 안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4·3 보궐선거 창원성산 민주·정의당 단일후보로 결정된 정의당 여영국 후보(가운데)가 25일 경남 창원시 성산구 반송시장을 단일화 소감 발표 후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이정미 대표, 여 후보, 심상정 전 대표.

전날 더불어민주당 권민호 후보와 여론조사 경선 끝에 단일 후보로 선출된 여 후보는 이날부터 ‘더불어민주당+정의당 단일후보’라는 간판을 달고 시내 곳곳을 누볐다. 노란색으로 넥타이와 점퍼, 운동화까지 맞춘 여 후보는 단일후보로 올라선 덕분인지 시민들에게 다가가는 발걸음이 한결 가볍고 경쾌했다. 유세차량과 홍보물에 ‘단일후보’를 내세웠지만 아직 민주당과 어떻게 공조할지는 결정되지 않아 눈에 띄는 효과는 미미했다. 여 후보 측은 단일화로 민주당 지지층을 흡수해 강 후보에 우위를 점한다고 평가했다. 민주당 소속 시·도의원들과 중앙당 차원의 지원 사격이 더해지면 여 후보의 지지세가 한층 더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정의당 여영국 후보(뒷줄 가운데)가 26일 심상정 의원(〃 왼쪽)과 함께 창원시 성산구 법원사거리 앞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여 후보는 ‘노동 존중’을 내세운 정의당 후보답게 노동자를 만나러 다니는 데 운동 초점을 맞췄다. 그는 이날도 농성 중인 효성 금속노조 관계자들을 만난 데 이어 오후에는 이정미 대표와 함께 민주노총 경남본부 대의원대회장에 가서 지지를 호소했다. 여 후보는 “민주당 지지자들은 2년 전 창원시청 앞에서 함께 촛불을 들었던 탄핵동지”라며 “노회찬 전 의원과 민주개혁세력의 힘을 모아 진보정치 1번지를 사수해 한국당의 부활을 막아내겠다”고 강조했다.

4·3 경남 창원성산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나선 자유한국당 강기윤 후보가 26일 창원시 성산구 한 아파트단지에서 주민들에게 두손 모아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빨간색으로 점퍼와 운동화를 맞춘 한국당 강 후보는 ‘뚜벅이 유세전’을 펼치고 있다. 시장과 아파트 단지를 걸어다니며 자영업자·노인층 표심을 공략하고 있다. 강 후보는 60대 이상 어르신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었다. 지역에서는 문재인정부의 탈원전과 소득주도성장 정책에 유달리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자영업자 김모(69)씨는 “정부에서 탈원전한다고 해서 두산중공업 문 닫을 위기에 처해 지역이 아주 난리”라고 비판했다.

 

강 후보도 이 점을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그는 이날 기자와 만나 “급속한 탈원전 정책으로 창원에 있는 두산중공업과 285개 협력업체 3만여 가족이 다 거리로 내몰릴 상황”이라며 “창원 경기뿐 아니라 국가 경제가 추락하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저를 선택해야 경제정책을 바꾸라고 정부에 경고할 수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남 창원시 성산구 상남시장 인근 사거리에서 자유한국당 강기윤 후보가 나경원 원내대표와 함께 길거리 유세를 펼치고 있다.

강 후보는 민주당과 정의당 후보 간 단일화에 대해 “누구 때문에 이 안 해도 될 보궐선거가 치러지는 것인데, 정의당은 후보를 내지 않고 자숙하고 반성했어야 한다”며 “야당이면 실정하는 정부를 비판해야 하는데 되레 정부 여당과 손잡았다. ‘야합 중의 야합’”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창원=글·사진 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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