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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태일 기념관 평화시장 인근에 문 열어

입력 : 2019-03-19 21:19:26 수정 : 2019-03-19 21: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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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주들은 어떠합니까? 아무리 많은 폭리를 취하고도 조그만한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습니다. 합법적이 아닌 생산공들의 피와 땀을 갈취합니다. 그런데 왜 현 사회는 그것을 알면서도 묵인하는지 저의 좁은 소견은 알지를 못합니다.”

 

1969년 12월 전태일 열사가 근로감독관에게 보낸 편지다. 18살 여공들이 하루 15시간씩 고된 노동에 시달리는 현실을 보며 열사는 펜을 들었다. 그가 숨진 지 49년 만에 이 편지가 정면에 새겨진 기념관(사진)이 문을 열었다. 서울시는 다음 달 정식 개관에 앞서 ‘아름다운청년 전태일기념관’을 이달 20일부터 일반에 공개한다고 19일 밝혔다.

 

이 시설은 국내 첫 전태일 기념관으로 열사의 분신장소인 평화시장 근처 청계천 수표교 인근에 자리잡았다. 평화시장에서 재단사로 일하던 전태일 열사는 1970년 11월 13일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고 외치며 22세의 나이에 분신했다.

 

기념관에는 한국 노동운동의 역사를 확인하는 전시공간과 노동자 지원 시설이 모여있다. 지상 6층, 연면적 1920㎡ 규모다. 정면에는 자필편지를 옮긴 가로 14.4m, 세로 16m의 텍스트 패널이 부착됐다.

 

1∼3층은 전태일기념공간, 4∼6층은 노동자권익지원시설이다. 3층에는 전태일 열사의 유품과 당시 노동계 시대상을 엿볼 수 있는 전시실, 1960년대 평화시장의 봉제작업장을 재현한 시민체험장이 들어섰다. 전시실에서는 전태일 열사의 삶과 노동운동의 역사를 보여주는 상설 전시와 기획 전시가 연중 운영된다. 6월 30일까지 첫 번째 기획전 ‘모범업체: 태일피복’이 진행된다. 이 전시는 열사의 생전 사업계획서를 바탕으로 그가 꿈꾸던 봉제작업장의 모습을 재현한다.

 

2층은 공연장으로 활용된다. 60석 규모 공연장에서는 20일 ‘음악극 태일’을 시작으로 상반기 총 7개의 공연이 이어진다. 4층은 노동자 공유공간 ‘노동허브’다. 서울시에서 활동하는 노동단체면 심사를 거쳐 입주할 수 있다. 5층에는 ‘서울노동권익센터’가 들어선다. 

 

서울시는 2017년부터 약 220여억원의 예산을 투입, 기존 건물을 사들여 리모델링하는 방식으로 기념관을 건립했다. 운영은 전태일재단이 맡는다. 서울시는 기념관을 시작으로 전태일 다리, 전태일 동상, 평화시장, 명보다방으로 이어지는 ‘전태일노동인권 체험투어’를 준비 중이다. 기념관 관람료는 무료다.

 

송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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