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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향성 논란에… 사회적 대화기구 잇단 파행 [이슈+]

입력 : 2019-03-19 19:47:16 수정 : 2019-03-19 19:4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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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위·경사노위 파열음 / 최저임금위 공익위원 8명 사표 / ‘친정부 구성’ 비판에 부담 느낀 듯 / 경사노위 문위원장 대국민사과 / “면목 없지만 해체론 동의 못해” / 노사 중재 어려워 정상화 불투명

사회적 대화 기구들이 잇달아 파열음을 내고 있다. 고용노동부 산하 최저임금위원회에서는 최근 공익위원 8명이 한꺼번에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19일 알려졌다. 대통령 직속 경제사회노동위원회의 문성현 위원장은 일각에서 ‘경사노위 무용론’ 목소리가 커지는 데 대해 “면목이 없다”며 대국민 사과를 했다.

이날 정부와 노동계 등에 따르면 최저임금위 공익위원 9명 중 위원장인 류장수 부경대 교수를 비롯해 8명이 임기가 2년 이상 남은 상황에서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저임금위 측은 “아직 사표를 수리하지 않았다”면서도 “(사표를 낸) 구체적인 사유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집단 사표 제출의 배경에는 이번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안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개편안에서는 공익위원 단독 추천권을 폐지하고 국회(4명)와 정부(3명)가 추천권을 나눠 갖기로 했다. 개편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공익위원 전원을 교체해야 하므로 미리 물러난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이 19일 서울 종로구 경사노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 도중 물을 마시고 있다. 문 위원장은 “사회적 대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며 사과했다. 연합뉴스

일각에서는 공익위원들이 편향성 논란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풀이했다. 올해 최저임금 인상률이 지난해에 이어 두 자릿수 인상률(10.9%)을 나타내면서 사용자 측을 중심으로 “공익위원들이 일방적으로 노동계의 편을 들고 있다”는 반발이 나왔다. 또 공익위원 선정 당시 9명 중 6명이 최저임금위 외에도 여러 위원회에 ‘겹치기 참여’를 하고, 나머지 3명 중 2명도 각각 공무원과 국책연구기관 소속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친정부 중심 구성’이라는 비판이 제기된 바 있다.

문 위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경사노위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고개를 숙였다. 최근 청년·여성·비정규직 계층별 대표 3인의 보이콧 선언으로 본위원회가 두 차례 파행되면서 탄력근로 단위기간 확대 관련 노사정 합의안을 최종 의결하지 못한 데 따른 것이다. 전날 의제별 위원회인 ‘노사관계 제도·관행 개선위원회’ 소속 공익위원들이 간담회를 열고 “경영계가 협상 의지가 없다”고 질타하면서 편향성 논란도 불거졌다. 문 위원장은 “국민 모두가 원하는 사회적 대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며 “위원장으로서 면목이 없고 죄송하다”고 말했다. 문 위원장은 그러나 ‘경사노위 해체론’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그는 “우리가 해결해야 할 격차, 불평등, 양극화, 사회안전망 등은 사회적 합의 없이는 한 발짝도 나아갈 수 없다”고 했다. 논의 진척이 더딘 데 대해서는 “다른 국가를 봐도 매해 합의가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면서 “한국의 사회적 대화는 양극화 등을 논의하기에는 노사 간 신뢰가 너무 없고, 서로 주고받아야 한다는 매너가 안 돼 있다는 특징이 있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이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사노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경사노위에 불참 중인 청년·여성·비정규직 대표 3명과의 면담 결과 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 위원장은 경사노위 정상화를 위해 전력을 다할 것을 다짐했지만 갈 길이 멀다. 전날 문 위원장과 계층별 대표 3인은 간담회를 가졌지만 입장차만 재확인했다. 노사개선위에서는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 관련 논의 ‘데드라인’을 3월 말로 정했지만 사실상 노사 합의가 어려운 상황이다. 경사노위에 참여한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노총)은 최근 ‘장외 반발’의 주축인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에게 본위원회 무산 책임을 묻고 있어 노동계 내에서 갈등의 골도 깊어지고 있다.

 

이동수 기자 samenumbe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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