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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낮없이 전화·카톡·SNS…새학기 교사들은 '소통 전쟁' 중 [뉴스+]

일부 학부모 무분별한 휴대전화·메시지에 교사들 “스트레스 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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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03-15 10:00:00      수정 : 2019-03-15 11:10:15

 

‘술에 취해 퇴근시간 이후 전화로 욕을 하거나 자신의 처지를 하소연 하고’, ‘담임교사와 통화한 내용을 녹음해 다른 학부모와 그 내용을 공유하고’, ‘자녀의 사교육 일정에 맞춰 방과후 자신의 아이를 학원에 잘 가도록 해달라는 문자를 보내고’, ‘SNS상의 교사 사생활을 가지고 악의적인 소문을 퍼뜨리고’, ‘학생이 선생님에게 다량의 문자를 보내거나 답장이 없으면 선생님이 자신의 말을 씹는다며 비방하고’···.

 

교육열이나 교사에 대한 관심사가 지나친 일부 학부모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부적절한 전화나 문자메시지, SNS답글 등을 해 고통을 호소하는 교사가 적지 않다. 새학기를 맞아 학교·학년별로 새학기 안내를 하면서 학부모들에게 담임 교사 등과의 소통 과정에서 주의를 당부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학부모 입장에서는 ‘이 정도는 괜찮은 것 아니냐’고 할 수도 있는 부분이 교사 입장에선 교권침해로 여겨질 수 있어서다.

 

 

◆교사들 힘들게 하는 전화, 메시지 사례

 

14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가 수집한 피해 사례에 따르면, A교사는 주말에 한 학부모로부터 이틀 전 상담내용과 관련한 민원성 문자를 받았다. 급한 사항도 아니고 주말이라 답장을 미뤘는데 해당 학부모는 바로 답장을 주지 않았다며 월요일부터 자녀를 등교시키지 않았다. 또 A교사에 대한 왜곡된 내용으로 교육청에 민원을 제기하는 등 심리적 압박을 가했다. 

 

B교사는 밤늦게 술에 취한 학부모가 전화해 “아이가 집에서 부모에게 대든다. 도대체 학교에서 지도를 어떻게 하느냐”고 욕설을 해 곤욕을 치렀다. C교사는 자신의 카카오톡이나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에 접속한 학부모와 학생이 “예쁘네요”, “남자친구예요?”등의 댓글을 달아 당혹스러웠다.

 

이밖에 젊은 여교사에게 ‘주변에 아는 사람을 소개시켜 주겠다’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수시로 보내거나 스토킹 수준의 메시지를 보내는 학부모 사례, 선생님을 사랑한다거나 보고싶다며 자기 사진이나 동영상을 보내는 학생 사례도 보고됐다. 

 

◆교사 10명 중 6명 “수시로 연락 받아”···학생 관련 상담이 가장 많지만 단순·항의·민원 내용도 적잖아

 

교총이 지난해 6월 전국 유‧초‧중‧고 교원 1835명을 대상으로 ‘근무시간 외 휴대전화로 인한 교권침해 교원인식조사’(95% 신뢰수준에 ±2.29%포인트)를 한 결과, 응답교원의 96.4%가 학부모(학생)에게 휴대전화번호를 공개했다. 휴대전화번호를 공개한 교원의 경우, 휴대전화를 통해 전화나 문자메시지(카카오톡 등 SNS 포함)를 받은 적이 있는 교원은 95.8%에 달했다. 교육활동과 관련한 연락이 교원의 개인 휴대전화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근무시간 구분 없이 수시로’ 이런 연락을 받는 경우가 64.2%로 가장 많았고, ‘평일 퇴근 후’ 받았다는 응답자도 21.4%나 됐다.

 

전화나 문자메시지 내용을 유형별(복수응답)로 분류하면, 학교폭력 사안과 학생 결석 등 자녀 관련 상담 내용이 70.0%로 가장 많았고, 이어 △단순 질의(예시: 녹색어머니회 순서, 준비물 등) 53.8% △민원성 질의(항의) 27.9% △교육활동과 무관한 사항 13.6% △교육과정 관련 내용(예시: 수업, 선생님 지도 방법 등)

 

13.1% 순이었다. 학생 관련 상담과 같은 본연의 교육활동과 관련된 내용이 가장 많았으나 교육과정 및 교육활동과 무관한 단순 질의와 민원성 질의도 적지 않음을 볼 수 있다. 

 

◆교원 10명 중 8명 가량 “휴대전화로 인한 교권침해 심각”···10명 중 6명 휴대전화 번호 공개 ‘반대’

 

‘휴대전화로 인한 교권침해 정도’를 묻는 질문에 ‘심각한 편이다‘(45.4%)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매우 심각한 편이다’(34.2%), ‘심각하지 않은 편이다’(14.3%), ‘전혀 심각하지 않은 편이다’(1.4%), ‘잘 모르겠다’(4.7%) 등 응답교원의 79.6%가 교권침해 정도가 심각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이 때문인지 학부모(학생)에게 휴대전화번호 공개 여부와 관련, ‘공개 반대’(68.2%) 응답자가 ‘공개 찬성’(20.5%)보다 3배 이상 많았다. ‘잘 모르겠다’는 11.3%였다.

 

휴대전화 공개를 반대하는 교사들은 그 이유로 근무시간 외 사생활 보호(80.2%)를 가장 많이 꼽았고, 이어 △ 휴대전화는 사적번호이므로 공적 용도로 활용되는 것은 부적절(67.3%) △ 교육활동과 무관한 전화(문자메시지 등)로 인한 교권침해 방지 51.5% △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에 위배되는 기프티콘, 상품권 발송 방지 16.5% 등을 들었다.

 

이와 관련, 교육당국이 학생과 학부모에게 휴대전화 자제를 당부하고 있지만 교총은 이 정도론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다. 교총 조성철 대변인은 “최근 근무시간 외에 걸려오는 학부모 등의 휴대전화 민원으로 근무시간 외 사생활 침해와 교권침해가 발생되고 있다”며 “‘교육활동보호 매뉴얼’ 마련 시 근무시간 외 교원 개인전화로 민원 제기를 할 수 없도록 하고 불가피한 경우에만 가능하도록 예외적 방안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문자메시지를 통해 학생과 학부모의 성명을 알리고 간단하게 사안을 전달한 뒤 전화 상담을 요청하거나 학교 일반 전화, 자녀를 통해 해당 교사에게 전화를 요청하고 나서 휴식시간을 활용해 통화하게 하자는 것이다. 

 

이강은 기자 ke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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