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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도 철새처럼 나침반 없이 북쪽 찾을 수 있다…채권석 교수팀 자기감각 실험 결과

입력 : 2019-02-24 22:14:53 수정 : 2023-12-29 00: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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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도 다른 동물처럼 나침반 없이 북쪽을 찾아낼 수 있다는 실험 결과가 학계에 보고됐다.

한국연구재단은 채권 경북대 교수팀이 김수찬 한경대 교수와 함께 진행한 실험(사진)에서 인간의 자기감각(magnetoreception)을 확인했다고 24일 밝혔다.

세균부터 포유류까지 50여종의 생명체가 지구의 자기장을 감지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자기감각은 오감에 이은 ‘제6감각’(the sixth sense)으로 인식되고 있다.

지구는 형성 초기부터 하나의 자석처럼 자기장을 형성하고 있는데, 이를 감지할 수 있는 철새는 계절에 따라 방향을 바꿔 이동하고 꿀벌이나 개미 역시 이를 통해 자신의 위치와 방향을 파악한다.

그러나 인간의 자기감각에 대한 연구는 지금까지 많지 않았다. 1980년대 영국 맨체스터대 학생들이 안대를 하고 50㎞가량 버스를 타고 움직인 뒤 학교 방향을 가리킬 수 있는 확인한 이른바 ‘맨체스터 실험’ 정도가 잘 알려져 있다.

연구진은 ‘인간이 지구 자기를 느낄 수 있으며, 이 자기감각은 기능적으로 생존과 관련돼 있다’는 가설을 세우고 실험을 했다.

실험은 20∼33세의 정상인 남·여 각각 20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는데, 먼저 정상적으로 식사한 상태와 18시간 금식한 상태로 나눴다.

이후 개인별로 실험용 회전의자에 앉아 동서남북 네 방향 중 무작위로 설정된 지구자기장 북쪽(자북)을 찾는 실험을 반복했다.

다시 실험 중 초콜릿 과자를 먹는 이와 먹지 않는 이로 나눠 살펴봤다.

피실험자는 양 눈을 감고 귀마개를 착용하는 등 시청각을 차단한 상태에서 회전의자에 앉아서 돌다가 자북 방향이라고 생각되는 곳에서 멈추도록 요청받았다.

그 결과 금식 후 음식을 먹은 남자(혈당 상승)가 무작위 방향으로 변경된 자북을 잘 찾아냈다.

금식하지 않고 평소처럼 식사한 남녀는 모두 자북을 찾지 못했다.

특히 파란색 빛이 있을 때 자기감각이 가동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로 금식한 남자가 눈을 감고 있을 때는 자북 방향을 찾았지만, 아예 안대를 쓰거나 파란색 빛이 제외되는 특수 안경을 썼을 때는 헤맸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이 결과를 요약하면 인간 특히 남자에게 자기감각이 존재한다는 것, 파란색 빛에 의존한다는 것, 눈이 자기 수용 기관이라는 것 등을 알 수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연구진 관계자는 “이번 실험 결과는 크립토크롬 단백질이 인간 자기감각 수용체일 가능성을 강하게 암시하고 있다”며 “크립토크롬은 동물 눈 망막에 발현하는 단백질 중 하나로 파란색 빛을 흡수해 나침반 특성을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설명했다.

 

채권석 교수(사진)는 “이번 실험은 인간의 자기감각이 존재하는 것과 눈이 자기감각 기관이라는 점을 규명한 연구”라며 “앞으로 자기감각과 인간 정신활동 간 상호작용을 탐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중견연구) 지원으로 수행했다.

이번 성과를 담은 논문은 지난 14일 국제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에 실렸다.

김정호 온라인 뉴스 기자 Ace3@segye.com

사진=한국연구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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