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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충수냐 노림수냐…연일 유화발언 쏟아내는 트럼프 [뉴스+]

입력 : 2019-02-21 19:09:42 수정 : 2019-02-21 19: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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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에 ‘제재 완화’ 띄우며 ‘영변 +α’ 조치 압박 … 협상 장기화도 거론 / ‘비핵화 후속 카드’ 북한 압박 / 후속회담 시사하며 기대치 낮춰 / ‘하노이 담판’ 빈손 대비 관측도 / “쉽게 풀기 힘든 비핵화 현실인정 / 단계적 접근으로 방향 선회” 지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는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연일 대북 유화 발언을 쏟아내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올리브 가지’를 내미는 것은 협상 전략일 수도 있고, 쉽게 풀릴 수 없는 북한 비핵화의 현실을 인정하는 태도 변화일 수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선 북·미 핵 담판 시간에 쫓기고 있다. 하노이 정상회담까지 불과 6일밖에 남지 않은 시간에 평행선을 달려온 북·미 양측이 ‘빅 딜’을 하기는 어려운 게 현실이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2차 정상회담 결과로 나올 ‘스몰 딜’에 대한 비판을 예상하고 북한을 강하게 압박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스티븐 비건, 김혁철.
트럼프 대통령은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김혁철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 간 하노이 실무협상이 시작되기도 전에 대북 제재 입장에 변화를 보였다.

이는 북한이 미국을 믿고 비핵화와 관련된 양보를 하라는 대북 메시지라는 것이다. 미국은 북한에 ‘영변 핵 단지 폐기+α’를 요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α’ 카드를 알아서 들고나오도록 공을 북한에 넘긴 셈이다.
성조기·일성홍기·인공기 나란히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을 엿새 앞둔 2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숙소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베트남 하노이 JW메리어트 호텔 인근에 성조기, 일성홍기, 인공기가 나란히 걸려 있다. 하노이=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동시에 후속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예고하며 북·미 핵 담판에 기대치를 낮추고 있어 하노이에서 ‘빈손’으로 돌아올 경우도 대비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또 대북 협상을 서두르지 않겠다고 말하는 것도 ‘김 빼기 전략’의 일환으로 보인다. 이는 협상에서 서두르는 쪽이 손해 보기 마련이고 장기적으로 볼 때 시간은 미국 편이라는 계산이 깔려 있는 듯하다.

지난해 11월에 미국의 중간선거가 끝났고 2020년 대선전은 아직 막이 오르지 않았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현실적으로 서두를 이유가 없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핵 담판을 차기 대선전에 활용하려면 극적 효과를 위해 올해를 넘기고 내년 중에 타결하는 게 더 낫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제바스티안 크르츠 오스트리아 총리와 회담을 마치고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워싱턴=AP연합뉴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이렇게 시간을 끌다가 자충수를 둘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를 이어가려고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시험을 중단한 상태에서 핵물질 생산과 핵폭탄 제조 및 탄도미사일 기술 개발을 계속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의 핵·미사일 전력이 고도화할수록 대미 협상력이 강화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쉽게 핵무기를 포기할 리 없고 북핵 문제가 속전속결로 끝날 수 없는 현실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핵 협상을 장기전으로 끌고 가면서 실현 가능한 북핵 접근책을 하나씩 찾아가는 쪽으로 방향전환을 할 가능성이 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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