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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물뽕·졸피뎀… 약물 사용 성범죄 4년 새 2배로

입력 : 2019-02-19 19:31:17 수정 : 2019-02-19 23:2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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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과학수사硏 2018년 861건 감정/ 인터넷 유통 활성화로 피해 급증/ 클럽 ‘버닝썬’서 유통 의혹 ‘물뽕’/
체내서 금세 배출… 입증 어려워/“남성 약물 카르텔” 3월 시위 예고
“클럽에서 약물로 인한 피해를 받는 여성뿐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약물범죄의 피해자가 될 수 있는 모든 여성을 위한 시위를 주최하겠다.”

‘버닝썬’ 등 서울 강남지역 클럽을 중심으로 약물이나 마약을 이용한 성범죄 의혹이 확산하는 가운데 인터넷 커뮤니티(카페)에 결성된 ‘남성약물카르텔 규탄시위’가 다음 달 2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혜화역에서 약물범죄 규탄시위를 열기로 하면서 밝힌 입장이다.

최근 ‘버닝썬’ 사건에서 논란이 된 ‘물뽕(GHB)’ 등 약물을 이용한 성범죄에 노출된 여성들의 불안심리를 보여준다.

이를 반영하듯 실제 약물사용 의혹을 받은 성범죄 사건도 최근 4년간 2배가량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뽕을 비롯해 마약성이 강한 수면유도제 등의 약물과 필로폰 등 불법마약류가 성범죄에 악용됐다. 19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따르면 서울과학수사연구소에 의뢰된 약물 성범죄 관련 감정 건수는 2015년 462건에서 2016년 630건, 2017년 800건, 지난해 861건에 달했다.

버닝썬 사건으로 논란이 된 GHB 외에 ‘벤조디아제핀’과 ‘졸피뎀’ 등 주로 수면 장애를 치료하는 약품이 많았다. 수면장애 치료약의 경우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돼 의사가 대면진료를 한 후 처방하는 데도 성범죄에 악용되고 있는 셈이다. 불법마약류인 메트암페타민(필로폰)과 대마, 아편, 코카인 등도 성범죄 피해자에게서 검출됐다.

국과수 관계자는 “인터넷과 SNS, 해외 직구(직접 구입) 등으로 약물이 유통되면서 범죄 피해사례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버닝썬 내 성폭행 의혹과 관련해 주목받은 GHB는 국과수 본원과 서울과학수사연구소에 감정의뢰된 성범죄 사건 기준으로 2015년 3건, 2016년 3건, 2017년 4건, 지난해 5건이 검출됐다. 다만 모두 성범죄 혐의자의 압수품에서 검출됐고, 피해자의 채내에서 검출된 사례는 없었다. 이는 GHB가 체내에서 보통 12시간 안에 소변으로 배출돼 관련 피해를 입증하기 쉽지 않은 것과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주로 물에 타서 먹는 GHB는 저용량(0.5~1.5g)을 복용할 경우 약한 환각이나 졸음 증세가 나타나고, 고용량(1.5g) 이상을 섭취하면 혼동이나 현기증, 오심, 구토, 단기간 기억상실, 경련, 혼수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지난해 5월 영국의 한 여교사가 음료에 GHB를 타서 마시다 숨진 채 발견되는 등 해외에서는 사망사례가 여러 차례 보고되고 있으나 국내에서는 아직 보고된 사례가 없다.

한편 경찰은 버닝썬 등 클럽 내 약물·마약 유통이나 투약 의혹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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