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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일과 여가’ 균형 통해 개인이 행복해지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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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02-14 21:17:30 수정 : 2019-02-14 21:0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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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행복하십니까?” 이 질문은 무엇이 행복을 가져다주느냐를 다시 고민하게 한다는 점에서 당황스럽다.

오랜 기간 학자들은 일상생활 속에서 행복을 경험하는 상황을 찾고자 여러 가지 노력을 해왔다. 심리학자인 마틴 셀리그먼과 몇몇 학자들은 행복한 삶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욕구가 충족된 상태에서 규칙적으로 즐거움을 경험하고, 만족스러운 활동에 집중하며, 다른 사람과 관계 맺기를 잘하고, 균형적인 삶을 유지해야 한다고 했다. 바꿔 말해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히 알고 그 일을 통해 지속적으로 즐거움을 경험하며, 너무 일에만 치우쳐서 사는 것은 아닌지 점검할 수 있다면 행복하다는 것이다.

윤소영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연구위원
최근 국내총생산을 대신할 새로운 지표인 ‘행복지수’를 국가 비교 기준으로 하자는 제안이 늘고 있다. 예를 들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더 나은 삶 지표(BLI)’가 그것이다. 11개 영역으로 구성된 BLI는 여가시간을 포함한 ‘일·생활 균형 지표’라고 할 수 있는데, 결국 이 지표는 일과 생활의 균형을 이루고 있는 사람이 더 행복하고 만족스러운 삶을 살게 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실시한 2018년 국민 여가활동조사 결과에서도 일에 더 집중하는 사람보다 일과 여가생활 간 균형이 잘 이뤄지고 있다고 응답한 사람이 더 행복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여가시간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 아직도 연평균 근로시간이 2000시간이 넘고, OECD 38개국 가운데 일·생활 균형수준(BLI 지표)이 35위에 머무는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노동시간과 여가시간 관리를 통해 삶의 균형을 이루는 것이 무엇보다도 필요하다. 그동안 정부는 주5일 근무제, 주52시간 노동시간 제한, 다양한 휴가 지원 등으로 제도적 뒷받침을 해왔지만, 우리나라 근로자들은 평균 14.2일의 연차휴가 중에서 약 61%(평균 사용일수 8.6일)만을 사용하고 있다.(고용노동부, 2013년 기준) 자신이 원하는 때에 원하는 시간을 휴가로 사용할 수 있도록 직장분위기를 바꾸고 휴가를 권장하는 문화를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를 맞이해 국민의 소득수준 증가에 따라 여가활동에 대한 소비가 늘어나고, 소위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나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같은 새로운 생활방식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도 통계에서 드러난 일상의 변화 배경일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시간이 부족해 여가생활에 만족하지 못한다는 사람이 51%가 넘으며, 경제적인 부담을 이유로 든 사람도 약 30%라는 사실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국민의 여가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제도적인 노력이 계속돼야 하며, 정부는 국민이 경제적 부담 없이 여가시간을 확보하고 다양한 여가활동에 참여할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생애주기에 걸쳐 지속적으로 여가활동에 대한 경험과 기회를 제공하고, 이를 통해 자신만의 여가활동 경력을 쌓아야 한다. 특히 고령화 사회에서 모든 개인이 생애주기 후반까지 유지될 수 있는 ‘1인 1기’ 경력을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 여가활동의 필요성만 주장하기보다 국민 개개인이 나만의 여가활동을 만들어 즐길 수 있게 하는 정책이 현실적이다. 이제 사회적으로 개인 행복에 대한 배려와 균형적 삶에 대한 방안을 함께 마련해야 할 것이다.

윤소영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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