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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美회담은 굳건한 한·미동맹 확인 기회… 北 진지한 태도 중요” [2019 한반도 평화 국제 콘퍼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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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02-10 21:19:54 수정 : 2019-02-10 17:3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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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가 어떤 식의 구체적 진전 바라는지 / 비건 평양방문 계기로 北은 알았을 것 / 北, 비핵화 로드맵 분명한 입장 내놔야 / 北·美정상, 두 번 만남은 매우 이례적 / 트럼프도 1차 때와 달리 신중하게 접근 / 北에 이런 드문 기회 놓치지 말게 해야
“북한은 이번 협상에서 비핵화 로드맵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내놔야 합니다. 그래야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입니다” 세계일보와 자매지 미국 워싱턴타임스가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월드에서 공동 주최한 ‘2019 한반도평화 국제콘퍼런스’에 참석차 한국을 방문한 크리스토퍼 힐 전 6자회담 미국 측 수석대표는 9일 행사 이후 가진 세계일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오는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릴 2차 정상회담의 전망을 쏟아냈다. 2004∼2005년 주한 미국대사를 지내고,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를 지낸 힐 전 대표는 2차 정상회담을 비롯한 한반도평화 프로세스에서 굳건한 한·미 동맹을 확인하고 북한이 진지하게(seriously) 협상에 임해야 한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오는 2월27∼28일 있을 2차 북·미정상회담에 대해 전망한다면.

“지난해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이후 미국 일각에서는 실망감이 자리하고 있다. 북한의 움직임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속도에 비해 느렸고, 잘 따라오는 듯 보이지 않았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북·미 양국은 그동안 (교착 국면에 빠져) 잃어버린 시간을 보충해야 할 것이며, 이를 위해 새로운 내용을 발표해야 할 것이다.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평양을 방문해 북한 측과 접촉을 했고, 이번 접촉을 계기로 북한은 미국이 어떤 식의 진전을 바라는지 구체적으로 알게 됐을 것이다.”


―비건 대표의 2차 정상회담 전 실무접촉을 평가해 달라.

“비건 대표와 그의 새로운 파트너인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가 만났다는 사실이 중요할 뿐이다. 북한은 지난 4∼5개월간 비건 대표를 만나지 않으려고 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최근 들어 스웨덴에서 북측과 접촉했고, 새로운 협상 파트너의 존재를 확인했다. 이 과정에만도 상당한 시간이 흘렀다. 평양 실무회담에서 분명 세부적인 내용을 논의했을 것으로 본다. 정상회담 전 합의할 내용에 대해 의견을 모으지 못한다면 (정상회담이) 큰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최근 2차 정상회담을 앞두고 최근 2개월 정도 긴박한 상황이 전개됐다. 이전 회담 때와 변화가 감지되나.

“지난 두 달도 이전 협상과 큰 차이를 보였던 것으로 보긴 어렵다. 북한은 (비핵화에 대한) 새로운 접근방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고, 이에 따라 트럼프 정부는 인내심을 가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2차 정상회담까지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비핵화 로드맵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이 로드맵에는 매우 분명한 입장을 담아야 할 것이며, 그러지 않을 경우에는 시간만 낭비하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다. 나는 이 경우가 더 큰 문제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전망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비핵화 실행 이전에는 경제제재를 완화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북한은 상응 조치에 대해 먼저 거론하고 있지만, 이번에 비건이 어떤 상응 조치 제안을 받아왔는지에 따라 향방이 달라질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도 1차 정상회담보다 신중하다는 얘기가 있다. 긍정적인 신호로 봐야 하는가?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두 번째 쇼’가 필요하지는 않을 것이다. 2차 회담에서는 1차 회담에서 나오지 않은 무엇인가를 내놓기 위해 다른 접근방법을 보일 것이다. 이번 협상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무엇을 이야기하느냐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
크리스토퍼 힐 전 6자회담 미국 측 수석대표가 9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월드에서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둔 북한 측에 진지한 협상 태도를 주문하고 있다.
이재원 기자

―2차 정상회담에서 종전선언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종전선언을 하는 것은 매우 좋다. 다만 종전선언에 담긴 내용을 잘 봐야 한다. 주한미군에 대한 부분이 어떻게 담길지가 중요하다. 종전선언이 미국과 북한의 새로운 긍정적 관계를 형성하는 수단이라는 믿음 하에 진행된다면 이는 좋은 것이다. 하지만 종전선언이 주한미군 감축에 활용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이는 좋지 않은 것이다.”
―향후 한국 정부의 역할에 대해 조언한다면.

“한국 정부는 북한과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남북 간 소통 라인을 이용해서 미국 대통령이 북한 지도자를 한 번도 아닌 두 번이나 만난다는 것이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는 것을 주지시키는 역할을 해야 한다. 그리고 이런 드문 기회를 그냥 지나쳐서는 안 된다는 점도 상기시켜야 한다. 그래서 북한에 이번 일이 매우 진지하게 임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해야 한다. 그들도 트럼프가 정상회담 뒤 좌절해서 그냥 협상장을 나가버리는 것을 원하지는 않을 것이다.”

정선형 기자 linea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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