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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호칭에서 성차별 배워" [이슈 속으로]

입력 : 2019-02-09 12:32:59 수정 : 2019-02-08 16: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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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김지영 건국대 교수/“전통 구실로 권위 통용 안 돼/ 엄마·아빠 성역할 변화 통해/ 가족내 여성 위상도 개선 필요” 불평등한 호칭뿐 아니라 사회 전반에 자리한 성차별적인 문화 개선도 함께 요구된다.

윤김지영(사진) 건국대 몸문화연구소 교수는 6일 세계일보 인터뷰에서 “위계나 서열은 군대나 회사 등 사회에만 있는 게 아니다. 아이들은 가족 내 호칭을 통해 위계질서를 가장 먼저 배운다”며 “가족 내에서 여성의 위치는 그 여성의 능력·노력 등에 의해 결정되지 않는다. 호칭을 통해 불평등한 여성의 지위가 끝없이 무의식적으로 각인된다”고 꼬집었다.

윤 교수는 또 “남성 및 기성세대는 불평등을 ‘전통’이나 ‘미풍양속’의 이름으로 계속 전파하고, 소수자인 여성이나 젊은 세대가 (비판의) 목소리를 내면 ‘분란을 일으킨다’는 프레임을 씌웠다”며 “그러한 현상 자체가 지금껏 우리가 권위적인 문화 속에 살았다는 걸 드러낸다”고 지적했다. 이어 “하지만 지금은 평등한 문화에 대한 갈망이 커지고 있다”며 “전통이란 이름으로 더는 권위가 통용될 수 없다는 인식이 커지면서 호칭 개선 움직임으로 드러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런 맥락에서 기성세대가 호칭이나 제사 문제로 인한 갈등을 며느리 등 문제 제기한 사람들에게 책임을 돌리기보다 문제의 근원을 고민하는 게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갈등에 대한 책임론을 젊은 세대나 여성에게 돌리지 않는 것으로부터 문제 해결을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갈등을 나쁘게만 볼 것이 아니라 사회적 모순을 해결하고 새로운 전환을 맞는 계기로 인식하는 자세도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윤 교수는 호칭 개선과 더불어 우리 사회의 전반적인 불평등 문화 자체를 바꿔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호칭뿐 아니라 몇몇 회사에선 친가 쪽 장례만 휴가를 주는 등 차별을 일삼았으나 문제점을 못 느낄 정도로 차별이 일상화했다”며 “언어(호칭)의 변환과 더불어 가족이나 사회 내에서 여성의 위상도 함께 변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가족 내에서 성별에 따른 노동분업이 이분화된 것의 가장 대표적인 예로 제사를 들고, 제사 문화 간소화나 폐지 필요성을 거론했다.

윤 교수는 “성별 간 임금 격차도 줄여 여성의 지위 향상에 힘써야 하고 교육을 통해 엄마·아빠에게 기대되는 고정된 성역할도 바꾸는 등 전반적인 (제도·인식) 개선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나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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