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오늘도 외국인과 생존경쟁…인력시장은 전쟁터"

관련이슈 이슈 톡톡

입력 : 2019-02-08 08:00:00 수정 : 2019-02-07 20:16:50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이슈톡톡] 6년새 18만 6000명 증가한 외국인 근로자 / 외국인 취업자 88만명 vs 국내 실업자 107만명
국내 취업한 외국인 근로자 수가 지난 6년간 26% 증가하면서 현재 88만 40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일자리가 없는 내국인 실업자는 전년도 보다 5만명 증가한 107만 3000명이나 됐다. 이런 불균형이 내국인과 외국인 간 일자리 경쟁을 가속화한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내 실업자 107만 3000명…실업률 증가, 고용률은 감소

통계청이 지난해 발표한 ‘연간고용 동향 분석’ 결과 연간 취업자는 2682만 2000명으로 1년 전보다 9만 7000명 증가에 그쳤다.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취업자가 8만 7000명으로 감소한 후 9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 실업자는 107만 3000명으로 2016년 100만 9000명을 기록한 후 3년 연속 실업자 100만명 시대를 기록했다. 

연령별로는 30대와 40대의 취업자 수 감소폭이 두드러졌다. 특히 40대 취업자 수는 전년보다 11만 7000명 줄었다. 30대 취업자 수는 6만 1000명 준 것으로 조사됐다.

통계청은 취업자 증가폭이 둔화한 이유로 “생산가능인구 감소와 인구증가폭 축소, 자동차 등 제조업 부진, 서비스업 구조조정 등이 겹친 영향”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89만명에 달하는 국내 외국인 근로자가 농축산업 외에 단순 노무직이나 제조업에 종사하는 경우도 많은 점을 감안하면 통계청 설명도 썩 와닿지 않는다.

태국서 건너온 이들이 한국 농장에서 일하고 있다.
사진=방콕 포스트 캡처
◆외국은 근로자 88만 4000명…고용률 증가

지난달 19일 통계청과 법무부가 발표한 ‘이민자 체류실태 및 고용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취업한 외국인은 88만 4000여명으로 통계를 처음 작성한 2012년보다 18만 6000명(26.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국내 취업자가 9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지며 3년간 실업자 100만 시대가 이어진 것과 달리 외국인 고용은 지난 6년간 계속 상승했다. 국내 외국인 근로자는 2016년 83만 5000명에서 2017년 소폭 감소했다가 지난해 5만명 늘었다.

법무부의 이번 조사는 단기체류자격으로 입국해 불법체류하거나 과거부터 불법체류한 이들이 제외된 결과다. 불법체류자를 더하면 한국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가 ‘100만명에 육박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외국인 취업자 증가 배경…비자 면제, 최저임금 인상 등 요인

외국인 근로자들이 한국을 기회의 땅으로 여기며 불법체류도 서슴지 않는 것은 한국인과 동일한 임금 보장과 까다로웠던 비자 발급 요건이 일부 완화된 점이 꼽힌다.

지난해 베트남 주요 도시 주민에 대한 복수비자 발급이 허용되자 현지에서 큰 화제가 됐을 정도다. 아세안 10개국 중 한국 방문 시 비자가 면제되는 나라는 싱가포르, 브루나이, 말레이시아, 태국, 베트남이다.

외국인 임금근로자는 한국계 중국인(중국동포)이 36만 5000명(43.7%)으로 가장 많고, 이어 베트남인 6만 6000명(7.9%), 중국인 5만명(6.0%) 순이다. 얼마 전부터 비자 면제 대상국이 된 태국인의 증가가 가파른 추세다.

또 외국인 취업자의 임금 수준은 최저임금 인상과 맞물려 증가했다. 2012년 외국인 임금근로자의 69.6%는 월 100만원 이상∼200만원 미만이 대부분을 차지했으나 지난해 49.5%는 200만원 이상∼300만원 미만, 12.7%는 300만원 이상을 받아 외국인 근로자 절반 이상이 매월 200만원 넘는 월급을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인과 중국동포 밀집지역인 서울 대림동의 한 여행사에서 ‘불법체류비자대행’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이동준 기자
◆인력시장 “새해도 외국인과 일자리 경쟁”

외국인 근로자의 증가는 일용직 내지는 식당 등 진입장벽이 낮은 곳에서 일을 구하는 50~60대에게 큰 부담이다. 최근에는 실직이나 계약 만료로 회사를 떠난 40대 젊은 층까지 합세하면서 인력시장은 전쟁터다.

규모가 있는 곳에서는 취업 가능한 비자를 요구하고 있으나 인력사무소를 시작으로 식당, 현지인이 운영하는 영세기업 등에서는 체류자격을 제한하지 않고, 일하는데 필요한 의사소통 능력도 게의치 않는 곳이 많다.

중국인과 중국동포 밀집지인 서울 대림동에서 인력사무소를 운영하는 A씨는 “한국 사람들은 공사장 일을 막노동으로 생각하고, 지원하는 이들도 50대와 60대가 주를 이룬다”며 “반면 외국인은 상대적으로 젊고 적은 비용으로 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어떻게든 돈 벌어 자국으로 송금해야 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은 인력시장에서 낮은 비용으로 쓸 수 있는 만큼 사용자도 같은 조건이면 비용 절감을 위해 이들을 선택한다”고 덧붙였다.

◆외국인 고용한 중소기업도 골칫거리…‘무리한 이직 요구, 태업’

한편 외국인 근로자들을 고용한 중소 제조업체 10곳 중 4곳은 무리한 이직 요구와 태업으로 애로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얼마 전 중소기업중앙회가 발표한 '외국인력 활용 중소 제조업체 현장 방문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182개 조사대상 중소 제조업체 중 37.9%가 ‘무리한 이직 요구와 태업’이 가장 힘들다고 답했다. 특히 사업주가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사업장 변경에 합의해줄 때까지 태업으로 일관하는 경우도 있다. 사업주들은 “대응이나 조치할 방법이 마땅치 않아 이들이 원하는 대로 합의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의사소통 불편 및 낮은 생산성(36.8%) △최저임금 인상(20.3%) △원만하지 못한 개인 생활(9.3%) △복잡한 신청 절차 및 긴 채용 기간(8.8%) 등을 애로사항으로 꼽았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한지민 '우아하게'
  • 한지민 '우아하게'
  • 아일릿 원희 '시크한 볼하트'
  • 뉴진스 민지 '반가운 손인사'
  • 최지우 '여신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