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비핵화·상응조치 '디테일 조율'… 대북 제재완화 포함 주목

입력 : 2019-02-06 18:11:16 수정 : 2019-02-06 17:08:07

인쇄 메일 url 공유 - +

비건·김혁철 평양서 실무협상/두번째 만남… 전날까지 물밑논의/김정은 등 고위급 인사와 회동 관심/영변 핵시설 폐기 등 조율이 관건/美, 막판 일부 완화 카드 내놓을듯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6일 평양을 방문해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을 위한 실무협상에 돌입했다. 북·미 정상회담까지 남은 시간은 약 3주다. 이 기간 북·미는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미국의 상응조치 간 ‘시퀀싱(순서 맞추기)’의 고차방정식을 풀어야 한다.

비건 만난 정의용 실장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오른쪽)이 지난 4일 오후 청와대에서 한국을 방문한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만나 웃음을 머금은 채 악수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평양 간 비건… 고위급 만남 주목

지난 3일 방한한 비건 대표는 이날 미군 수송기편으로 평양을 방문하기 전 4일엔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교섭본부장을 각각 만났다. 5일엔 아무런 일정을 잡지 않았다. 한국 측 입장을 들은 뒤 북한과 사전 조율 시간을 가진 것으로 관측된다.

비건 대표의 방북 일정도 날을 넘겨 진행돼 결과물을 도출하겠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보인다. 비건 대표는 간단한 환송 행사 뒤 이날 북한 측 카운터파트인 김혁철 전 주스페인 대사와 종일 실무협상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매체는 이날 비건 대표의 방북 일정과 내용을 곧바로 공개하지는 않았다.

비건 탑승 추정 비행기 방한 중인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탑승한 것으로 추정되는 비행기가 6일 오전 오산 미군기지에서 이륙하고 있다.
평택=연합뉴스
미국 측 대표가 직접 평양을 방문해 실무협상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 측으로서는 본국과 소통 편의성이 다소 떨어지는 선택이다. 하지만 최고지도자 허가 없이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어려운 북한 측 협상 파트너를 배려함과 동시에 비건 대표 본인이 북한 고위급 인사와 접촉하기도 편리하다는 이점을 고려했을 가능성이 있다. 비건 대표와 김 전 대사의 비핵화 조치 실무협상 라인 이외 의전 협상 트랙도 곧 가동될 것으로 보인다.

◆“포괄적 합의 가능성 높아”… 제재 완화 포함될까

현재까지 제2차 북·미 정상회담 의제는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미국의 상응조치로서의 북·미 관계 개선, 종전선언 및 평화협정 체결로 압축되고 있다. 과제는 여기에 어떤 ‘디테일’(세부 내용)을 채우느냐다.

비건 대표는 지난달 31일(현지 시각) 미국 스탠퍼드대학 연설에서 북한이 상응조치를 조건으로 플루토늄과 우라늄 농축시설 전체의 폐기 및 파기를 약속했다고 밝힌 바 있다. 북한은 지난해 9·19 평양정상회담에서 영변 핵시설의 조건부 폐기를 약속했지만, 구체적으로 우라늄 농축 시설을 폐기 대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이대로 합의가 타결되면 진일보한 조치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는 이유다. 다만 이 같은 조치가 ‘검증’을 포함한 것인지에 대해선 여전히 회의론이 적지 않다.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왼쪽), 김혁철 전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
북한의 제재 완화 요구에 미국이 일부라도 호응하지 않고 이 같은 합의가 가능한지 여부도 여전히 불확실하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현재 상당히 포괄적 합의로 분위기가 진전되고 있다”면서도 “(현재까지 나온 양측 입장을 볼 때) 제재 완화 없이 북한이 이만큼 움직일 것인지는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여전히 제재 유지에 완강한데, 막판 협상에서 이를 카드로 사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북·미 관계 개선 조치로는 연락사무소 설치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개성공단 재가동·금강산관광 재개 등 남북관계 개선을 받아들이는 것 역시 미국의 상응조치에 포함될 수 있다. 비건 대표와 함께 방한한 한·미 워킹그룹 미측 담당자인 앨릭스 웡 국무부 부차관보가 방북 일정에도 동행했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주한미군 감축, 연합훈련 축소가 북·미 회담 테이블에 오를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여전히 나오고 있다. 하지만 우리 당국은 “한·미 동맹과 관련된 사안은 한·미 간 해결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일축했다.

홍주형 기자 jhh@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이민정 '반가운 손인사'
  • 이민정 '반가운 손인사'
  • 이즈나 정세비 '빛나는 미모'
  • 송지효 '바다의 여신'
  • 김다미 '완벽한 비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