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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만난 정의용 실장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오른쪽)이 지난 4일 오후 청와대에서 한국을 방문한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만나 웃음을 머금은 채 악수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
지난 3일 방한한 비건 대표는 이날 미군 수송기편으로 평양을 방문하기 전 4일엔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교섭본부장을 각각 만났다. 5일엔 아무런 일정을 잡지 않았다. 한국 측 입장을 들은 뒤 북한과 사전 조율 시간을 가진 것으로 관측된다.
비건 대표의 방북 일정도 날을 넘겨 진행돼 결과물을 도출하겠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보인다. 비건 대표는 간단한 환송 행사 뒤 이날 북한 측 카운터파트인 김혁철 전 주스페인 대사와 종일 실무협상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매체는 이날 비건 대표의 방북 일정과 내용을 곧바로 공개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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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탑승 추정 비행기 방한 중인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탑승한 것으로 추정되는 비행기가 6일 오전 오산 미군기지에서 이륙하고 있다. 평택=연합뉴스 |
◆“포괄적 합의 가능성 높아”… 제재 완화 포함될까
현재까지 제2차 북·미 정상회담 의제는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미국의 상응조치로서의 북·미 관계 개선, 종전선언 및 평화협정 체결로 압축되고 있다. 과제는 여기에 어떤 ‘디테일’(세부 내용)을 채우느냐다.
비건 대표는 지난달 31일(현지 시각) 미국 스탠퍼드대학 연설에서 북한이 상응조치를 조건으로 플루토늄과 우라늄 농축시설 전체의 폐기 및 파기를 약속했다고 밝힌 바 있다. 북한은 지난해 9·19 평양정상회담에서 영변 핵시설의 조건부 폐기를 약속했지만, 구체적으로 우라늄 농축 시설을 폐기 대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이대로 합의가 타결되면 진일보한 조치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는 이유다. 다만 이 같은 조치가 ‘검증’을 포함한 것인지에 대해선 여전히 회의론이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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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왼쪽), 김혁철 전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 |
북·미 관계 개선 조치로는 연락사무소 설치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개성공단 재가동·금강산관광 재개 등 남북관계 개선을 받아들이는 것 역시 미국의 상응조치에 포함될 수 있다. 비건 대표와 함께 방한한 한·미 워킹그룹 미측 담당자인 앨릭스 웡 국무부 부차관보가 방북 일정에도 동행했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주한미군 감축, 연합훈련 축소가 북·미 회담 테이블에 오를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여전히 나오고 있다. 하지만 우리 당국은 “한·미 동맹과 관련된 사안은 한·미 간 해결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일축했다.
홍주형 기자 jh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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