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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확인비행물체(UFO)는 실제로 존재하는가? 아직은 알 수 없다. 이름에서 보듯 ‘미확인’ 상태이니까. 하지만 이것만은 확실한 듯싶다. 인간의 마음속에서만은 분명히 존재한다.

UFO 이야기는 새삼스러운 일도 못 된다. 1979년까지 외계의 우주선을 봤다는 사례는 미국에서만 줄잡아 2000만건에 이른다. 자신이 우주선에 납치된 적이 있다는 신고가 미국에서 150만건이 접수됐을 정도다. 심지어 외계인의 침략에 대비해 이런 주의사항을 내보내는 곳도 있다. “늘 운동화를 착용하라. 언제 달려야 하는 상황이 닥칠지 모른다.”

과신은 맹신을 부르게 마련이다. 1954년 미국의 한 사이비 교주는 “조만간 대홍수가 일어나지만 나를 믿고 따르는 사람들은 비행접시로 구출된다”고 말했다. 운명의 그날이 왔지만 비는 한 방울도 내리지 않았다. 새빨간 거짓이 백일하에 드러났다. 그런데도 종교는 건재했다. 외계인이 인류를 창조했다고 믿는 단체도 있다. 세계 90여개 국에서 번성하고 있는 라엘리안무브먼트다. 창시자는 외계인이 자신에게 ‘지구상에 외계인들을 영접할 대사관을 세우라’는 요청을 했다고 주장한다. 외계인의 구원을 믿는 이 단체는 국내에서도 활동 중이다. 회원들은 지난해 성탄절을 맞아 서울 도심에서 “아기 예수의 탄생을 알린 ‘동방박사의 별’은 UFO였다”고 외쳤다.

UFO에 대한 관심은 미국 국방부도 빠지지 않는 모양이다. 최근 뉴욕타임스는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국에서 2007년부터 2012년까지 2200만달러(약 246억원)를 들여 UFO를 연구했다고 폭로했다. UFO를 둘러싼 소문이 미 공군에서 많이 나오고 있는 만큼 국방부의 연구는 UFO 신봉자들의 상상력을 자극할 게 뻔하다.

인류 최초로 달을 밟은 우주비행사 버즈 올드린에게 한 기자가 “이제 마지막으로 남은 미개척 분야는 어디냐”고 묻자 “인간관계”라고 답했다고 한다. 사실 우주를 탐사하는 시대가 열렸지만 인간관계를 비롯한 마음만큼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 삶의 진정한 기쁨과 행복은 오로지 그곳을 정복한 사람에게만 허용이 된다. 그러나 인간의 마음은 아직도 UFO 상태다.

배연국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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