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오전 설 차례상 준비를 위해 부인과 함께 전북 군산시 대야면 산월리 전통시장을 찾은 김금식(71)씨는 번성했던 대야 5일장을 회상했다.
재래시장은 예전보다 쇠퇴했다. 20여 년 전부터 인근에 현대적 시설을 갖춘 대형마트가 잇따라 들어서고 지역 주민들이 도시로 떠나면서 대야 5일장은 썰렁해졌다.
쇠락하는 전통 5일장을 살리기 위해 대학생들이 발 벗고 나섰다. 군산대 산학협력선도대학(LINC+)사업단 김동익 단장과 교수·학생들은 지난해 8월부터 대야 5일장 살리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 군산대 LINC+사업단이 공모한 프로젝트에 이로운(20·중문과 2)씨 등 학생들이 ‘대야 5일장 살리기’라는 과제로 응모해 당선된 것이 계기가 됐다.
학생들은 대야 5일장을 알리는 홍보와 시장을 상징하는 캐릭터, 마크, 브랜드 등 디자인 개발에 참여하고 장터 지도를 제작했다. 캐릭터는 번성했던 대야 우시장의 소를 의인화해 ‘하루(여자)’와 ‘육일이(남자)’로 탄생했다. 하루와 육일이는 대야 5일장이 1일과 6일에 열리는 것을 상징해 지었다.
![]() |
지난 1일 대야 5일장을 찾은 군산대 학생들이 상인에게 ‘하루’와 ‘육일이’ 캐릭터를 소개하고 있다. |
학생들은 시장을 살리기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장터에 흥을 불어 넣는 각설이타령 공연과 젊은 층을 끌어들이기 위한 청년콘서트, 대야 5일장에서 파는 채소와 고기 등 재료를 사오면 음식을 만들어 주는 음식점 운영,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활성화 등 톡톡 튀는 아이템이 그것이다. 학교 측은 사업비용과 행정적인 절차를 뒷받침하고 나섰다.
학생들은 ‘대야 5일장-넓은 들, 깊은 정’이라는 소식지 제작에도 힘을 쏟고 있다. 지난해 11월22일 대야면사무소 회의실에서 교수와 공무원, 대야전통시장 상인 등이 첫 모임을 가진 이후 장터 상인들과 지역 주민들을 찾아다니며 취재하고 글을 쓰며 사진을 찍었다. 이달 말 첫선을 보일 소식지에는 대야 5일장의 역사와 맛집, 특산물을 소개하고 단골손님 이야기와 5일장 살리기 토론 등 다양한 내용을 담을 예정이다. 이씨는 “대야전통시장에 젊음의 활기를 불어넣는 5일장을 만드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익 교수는 “대야 5일장 살리기 운동에 나선 지 1년이 채 안 됐지만 상인과 주민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군산=글·사진 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