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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명절 시장 상인들의 또 하나의 대목 '온누리상품권'

[스토리세계] 오·남용되는 온누리상품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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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02-02 13:00:00      수정 : 2019-02-02 11:39:31
정부가 전통시장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발행하는 온누리상품권(이하 상품권)이 일부의 부정 사용 탓에 실수요자인 서민들은 혜택을 누리기 어려워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3만원권 온누리상품권.
◆천덕꾸러기에서 매달 공돈 주는 효자로 변신한 ‘온누리상품권’

은행에서 판매하는 상품권은 전통시장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상품권은 5% 할인된 금액에 판매되는데 설을 앞둔 지금 할인율이 10%로 올라가면서 상품권 구매를 희망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상품권은 개인이 월 1회 최대 50만원 한도로 구매할 수 있다. 예를 들어 45만원을 내면 액면가 50만원짜리 상품권을 구매할 수 있다.

문제는 이러한 차익을 노린 일부 상인이 가족과 지인을 총동원해 상품권을 최대한 구매하고, 상품권을 받지 않는 시장 인근 자영업자들까지 끌어들여 이른바 ‘상품권 깡’을 암암리에 한다는 점이다. 여기에는 차익을 노린 일반인까지 합세해 상품권 품귀현상까지 빚어지고 있다.

◆상인들의 상품권 매입·유통 어떻게 이뤄지나?

인천의 한 재래시장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모씨에 따르면 상품권 구매를 위해 가족은 물론 친한 다른 상인 등 지인들까지 동원된다. 상품권을 많이 확보할수록 남는 차익도 커지기 때문이다.

김씨는 “상품권을 취급하지 않는 식당이나 상점을 운영하는 친분 있는 자영업자들에게 수고비 내지는 차익을 나누는 방식으로 상품권을 모은다”고 귀띔했다. 예컨대 A가 50만원 상품권을 45만원에 사 B에게 전달하면 B는 A에게 47만원을 주고 50만원어치 상품권을 얻는 셈이니 3만원의 이익을 챙기게 된다. 
10% 할인이 적용돼 45만원이 결제됐다.
김씨는 “친분이나 상황에 따라 차익도 받지 않고 상품권을 대신 사서 넘기는 경우도 있다”며 “돈을 급하게 빌려야 하는 상황 등 무엇인가 부탁할 때 대가로 상품권을 넘기고 도움받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모인 상품권은 은행에서 액면가로 교환할 수 있어 이른바 ‘깡’을 하는 이들에게 쏠쏠한 돈벌이가 된다. 특히 물품 대금을 상품권으로 받는 도매업자들은 더 많은 공돈을 챙기게 된다. 김씨는 “소매상은 지인을 총동원하더라도 한계가 있지만 물품 대금으로 적게는 수백만원에서 많게는 수천만원씩 받는 도매상은 더 많은 차익을 주머니에 챙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상품권 팔아서 얼마나 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정이 어려운 자영업자나 소상공인에게는 단돈 몇십만 원도 큰돈”이라며 “작지만 쉽게 현금화할 수 있으니 너도나도 상품권을 매입하는 거다. 손해 보거나 이익이 없다면 시간들여 할 필요조차 없다”고 덧붙였다.

상품권 불법유통은 전통시장에만 한정되지 않고 온라인상으로도 확산하고 있다.

◆‘인터넷·스마트폰 보급으로 발품 팔 필요 없어’…개인도 되팔이

상품권의 현금화는 상인만의 문제는 아니다. 온라인에서도 시장 상인들과 같은 이유로 상품권을 매입하고 되판다.

온라인에서 온누리상품권은 백화점이나 대형 마트 상품권처럼 취급돼 손쉽게 사거나 팔 수 있다. 상인들은 쉬쉬하며 거래하는 반면 온라인에선 정부의 단속 방침을 비웃듯 이른바 ‘상품권 되팔이’가 흔하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인터넷 중고카페다. 검색란에 ‘온누리상품권’ 또는 ‘상품권’으로 검색하면 매입 관련 글이 쏟아져 나온다. 지역도 전국적이다. 
인터넷 중고카페에는 하루에도 수백여건의 매입글이 게재되고 있다.
이런 사정이다보니 상인뿐만 아니라 일반인도 집 근처 은행에서 상품권을 한도까지 구매한 후 이들 온라인 매입자에게 팔면 차익을 챙길 수 있다. 요즘처럼 할인율이 인상된 시기에는 ‘대량 구매한다’는 광고도 심심치 않게 올라와 상품권 구매가 어렵지 판매 걱정은 할 필요가 없을 정도다.

실제 기자가 상품권 매입을 문의해본 결과 50만원 상품권의 경우 ‘47만원에 매입한다’는 말이 돌아왔다. 이들에게 “상품권 매입은 불법 아니냐”고 물으면 대부분 바로 전화를 끊어버렸다. 한 매입자는 심한 욕설을 하기도 했다.

일각에선 상품권 차익을 노린 일부 업자 간 경쟁으로 상품권 매입가가 오르는 웃지 못할 현상도 나온다. 상품권 가격을 조금 더 주더라도 많은 상품권을 되팔아 이익을 챙기려는 업자 간 생존경쟁으로 보인다.
◆오·남용되는 온누리상품권…해결방법 없나

2009년 처음 등장한 상품권은 지난해 1조 4777억원의 판매액을 기록하며 지금도 활발히 거래된다. 그러나 상품권 깡이란 그림자도 짙다. 상품권을 판매하고 관리하는 소상공인진흥공단도 이 문제로 골치다. 그러나 단속 등에 한계가 많아 근절하는 데 뾰족한 수가 없는 실정이다. 온라인 공간만 해도 단속기간에는 광고 글을 삭제했다가 단속이 주춤하면 다시 모습을 드러내기 일쑤다.

정부가 이번 설 연휴기간에도 상품권 불법 유통을 적극 단속하겠다고 밝혔지만 실효성이 얼마나 될지 의문인 배경이다. ‘전통시장 살리기’라는 취지에 걸맞게 상품권 유통과 매입에 관한 근본적인 제도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사진·글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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