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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재현의세상속물리이야기] 카시니호와 타이탄 위성의 비밀

토성 위성 표면에 액체… 지구와 가장 유사/차세대 탐사기술로 ‘생명 태동’ 연구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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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01-24 21:05:19      수정 : 2019-01-24 21:05:17
태양계에서 지구와 가장 닮은 곳은 어딜까. 질문이 애매하다면, 지구처럼 표면에 바다와 호수, 강이 있고 구름이 생성되어 비가 내리는 기후 시스템이 있는 천체를 묻는 질문으로 바꾸자. 화성이나 금성이 떠오를지도 모르겠다. 하나 정답은 토성의 위성 타이탄이다. 표면 온도가 영하 180도로 춥고 작은 이 세계가 지구와 어떤 면에서 비슷하다는 것일까.

2004년 토성에 도착한 탐사선 카시니호의 주 탐사 대상 중 하나는 타이탄이었다. 짙은 오렌지색 대기로 둘러싸인 타이탄의 내부는 그야말로 미지의 세계였기 때문이다. 카시니호에 장착된 각종 측정장비와 타이탄 표면에 투하한 착륙선 하위헌스호를 통해 본 타이탄의 세계는 예상을 완전히 뛰어넘은 모습이었다. 극지방 주변에 거대한 바다와 호수들이 있었고 카시니호 도착 당시 여름이었던 남극 주변에선 구름이 형성되고 비가 내리는 모습도 포착되었다. 지구 외에도 안정적인 액체가 표면에 존재하며 비가 지상까지 내리는 곳이 발견된 순간이었다. 단 타이탄의 바다와 호수를 채운 것은 물이 아니라 메테인, 에테인을 포함한 탄화수소의 액체였다. 이들은 녹는점이 영하 180도보다 더 낮아 타이탄 표면에서 액체 상태를 유지할 수 있었다.

카시니호의 탐사 결과를 근거로 과학자들은 타이탄에 대한 기후 모델을 세운 후 타이탄 북반구의 여름이 시작될 2016년경부터 북극 주변에서 구름과 메테인의 비가 목격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이와 다르게 카시니호의 주기적 탐사에서 비나 구름이 직접 확인되지 않았다. 그런데 최근 과학자들은 카시니호가 남긴 자료를 분석하다가 2016년 북극 주변의 거대한 영역에서 다소 퍼지는 밝은 반사광이 짧은 시기 동안 존재했음을 확인했다. 보통 보도블록 같은 재질에 빛을 비추면 표면의 불규칙한 거칠기에 의해 빛이 사방으로 반사되어 퍼져버린다. 그런데 비가 온 후에 보도가 젖으면 블록의 작은 틈이나 구멍에 물이 스며들며 표면이 다소 매끄러워지고 빛의 반사광이 특정 방향으로 확연히 강해진다. 과학자들은 카시니호가 측정한 밝은 반사광이 메테인의 비로 젖은 타이탄 표면이 만든 것이라고 결론 내렸다.

여러 면에서 타이탄은 지구와 유사하다. 지구 위 물의 순환 구조를 닮은 탄화수소의 순환 시스템뿐 아니라 사계절에 따른 기후 구조의 변화도 지구와 비슷하다. 게다가 유기물 먼지로 이루어진 거대한 폭풍이 관측되면서 타이탄의 기후가 예상보다 훨씬 역동적이라는 점도 확인되었다. 무엇보다도 타이탄이 매력적인 이유는 물과 산소가 없는 조건에서 생명 활동이 태동할 가능성을 연구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이기 때문이다. 이런 측면에서 과학자들은 유기물이 풍부한 타이탄의 대기와 바다, 호수에서 이루어지는 생화학적 과정에 큰 관심을 갖고 연구를 진행 중이다.

2004년 카시니호에서 분리되어 표면으로 내려간 착륙선이 보내준 타이탄의 모습은 지구의 평범한 강바닥과 비슷했다. 지표면에서 고체와 액체, 기체가 안정적으로 공존하기 위해선 기압과 온도가 절묘한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 타이탄은 현재까지 지구 외에 이런 조건을 갖춘 유일한 곳이다. 두꺼운 대기와 약한 중력으로 인해 타이탄은 드론과 같은 차세대 탐사 기술을 성공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후보지로 부각되고 있다. 타이탄에 대한 다음 탐사가 기대되는 이유이다.

고재현 한림대 교수·물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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