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년간 일본 영화의 국내 시장 진출은 비약적으로 확대됐다. 24일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2004∼2018년 일본 국적의 영화 2894편이 개봉했다. 개봉 편수뿐 아니라 관객·매출액 점유율이 한국 영화와 미국 영화에 이어 세 번째다. 올해 일본 영화 전면 개방 15주년을 기념하기라도 하듯 연초 극장가에는 다채로운 일본 영화가 풍성하다.
일본 애니메이션 ‘드래곤볼 슈퍼 : 브로리’ 스틸. |
우선 일본 애니메이션 ‘드래곤볼 슈퍼 : 브로리’와 ‘명탐정 코난 : 전율의 악보’가 다음 달 14일 동시에 개봉한다.
‘드래곤볼 슈퍼 : 브로리’는 ‘드래곤볼’ 시리즈의 20번째 극장판이다. ‘드래곤볼’은 1984년 일본 만화 잡지에 연재된 이래 일본 국내외에서 35년 가까이 사랑을 받고 있다.
이번 영화에는 전사 오공과 베지터, 이들의 적인 브로리 등 시리즈 캐릭터들이 총출동한다. 새로운 캐릭터들도 첫선을 보인다.
‘명탐정 코난 : 전율의 악보’ 스틸. |
이번 영화에서는 명탐정 코난이 천재 소프라노를 둘러싼 의문의 사건과 음악가들을 대상으로 한 연쇄살인 사건을 특유의 추리로 파헤친다. 여기에 바흐, 베토벤 등의 클래식 명곡들이 곁들여진 음악 영화이기도 하다.
‘사랑은 비가 갠 뒤처럼’ 스틸. |
현대인의 메마른 마음에 풋풋한 감성을 일깨우는 로맨스 영화도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다음 달 7일 개봉하는 ‘사랑은 비가 갠 뒤처럼’이 대표적이다. 아킬레스건을 다쳐 육상 선수란 꿈을 잃어버린 아키라가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해 점장 곤도를 만나면서 두 사람이 서로의 꿈을 되찾아 가는 성장 영화다.
‘도쿄의 밤하늘은 항상 가장 짙은 블루’ 스틸. |
지난 23일 ‘두 번째 여름, 두 번 다시 만날 수 없는 너’도 개봉했다. 고등학생 사토시가 불치병을 앓다 숨진 린에게 했던 고백을 후회하며 과거로 돌아가 자신의 감정을 꼭꼭 숨긴 채 린과 두 번째 여름을 보내는 타임 리프(time leap) 영화다. 베스트셀러인 아카기 히로타카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이 외에도 지금 상영 중인 일본 영화 세 편이 입소문을 타고 잔잔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인생을 돌아볼 수 있는 계기를 주는 다양성 영화인 ‘인생 후르츠’와 ‘일일시호일’, 애니메이션 ‘미래의 미라이’가 바로 그것이다.
‘인생 후르츠’ |
‘일일시호일’은 꿈이 없고 방황하는 스무 살 노리코가 다도를 배우며 자신을 찾아가는 내용을 담았다. ‘매일매일 좋은 날’이란 영화 제목에 메시지가 담겨 있다. 지난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전 회차 매진을 기록하기도 했다.
두 영화 사이에는 일본 명배우 기키 기린이란 공통분모가 있다. 지난해 9월 세상을 떠난 기키 기린은 ‘인생 후르츠’와 ‘일일시호일’에서 각각 내레이션, 주연을 맡았다.
“같은 사람들이 여러 번 차를 마셔도 같은 날은 다시 오지 않으니 생애 단 한 번이라고 생각해 주세요.” ‘일일시호일’ 속 그의 대사는 일상의 소중함을 되새기게 한다.
‘미래의 미라이’ |
박진영 기자 jy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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