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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수들, 文대통령과 텀블러 들고 靑 산책

입력 : 2019-01-15 21:55:57 수정 : 2019-01-15 21:5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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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이제부터 진짜 실력 나오는거죠"/ 최태원 "삼성이 이런 소리 하는 게 무섭다" 15일 문재인 대통령과 기업인들의 만남에서는 이제껏 보기 힘든 장면이 자주 등장했다. 대기업 총수들이 한꺼번에 전세버스를 타고 청와대로 이동하는가 하면 문 대통령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에게 대북사업과 관련한 의미심장한 말을 남기기도 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공장 방문을 공식요청하자 문 대통령은 즉석에서 화답했다.

화기애애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19년 기업인과의 대화를 마친 뒤 대한상의 박용만 회장과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 SK 최태원 회장을 비롯한 기업인들과 청와대 경내를 산책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용만 회장,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 이재용 부회장, 방준혁 넷마블 의장, 문 대통령, 최태원 회장, 강호갑 중견기업연합회 회장,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청와대사진기자단
대기업 총수들은 이날 오후 2시 청와대 영빈관에서 예정된 간담회를 앞두고 서울 중구 대한상의 회관으로 집결했다. 이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손경식 CJ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은 함께 버스를 타고 청와대로 직행했다. 이 부회장은 현 정부 들어 청와대 방문이 처음이어선지 긴장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문 대통령은 행사가 끝난 뒤 총수 등과 함께 영빈관부터 녹지원까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4대 그룹 회장 등과 함께 커피 텀블러를 각자 손에 들고 25분가량 경내를 산책했다. 이 자리에서 이 부회장은 문 대통령에게 공장방문을 공식 요청했다. 이 부회장이 “지난번 인도 공장에 와 주셨지만 저희 공장이나 연구소에 한번 와 주십시오”라고 하자, 문 대통령은 “얼마든지 가겠다. 삼성이 대규모 투자를 해서 공장을 짓는다거나 연구소를 만든다면 언제든지 간다”고 즉답했다.

기업 총수들 간의 격의 없는 친밀감도 드러났다. 이 부회장이 반도체 경기를 질문한 문 대통령에게 “좋지는 않습니다만 이제 진짜 실력이 나오는 거죠”라고 하자, 최태원 SK 회장은 “삼성이 이런 소리 하는 게 제일 무섭습니다”라고 농담을 건넸다. 그러자 이 부회장은 최 회장의 어깨를 툭치며 “이런, 영업 비밀을 말해버렸네”라고 웃으며 응수했다. 최 회장은 “반도체 시장 자체가 안 좋은 게 아니라 가격이 내려가서 생기는 현상으로 보시면 됩니다. 반도체 수요는 계속 늘고 있습니다. 가격이 좋았던 시절이 이제 조정을 받는 겁니다”라고 관련 현황을 설명하기도 했다. 이어 문 대통령이 “우리는 반도체 비메모리 쪽으로 진출은 어떻습니까?”라고 묻자, 이 부회장은 “결국 집중과 선택의 문제입니다. 기업이 성장을 하려면 항상 새로운 시도를 해야 하죠”라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대북사업을 맡고 있는 현대그룹에 묘한 여운을 남겼다. 문 대통령은 현 회장에게 “요즘 현대그룹은 희망 고문을 받고 있죠. 뭔가 열릴 듯 열릴 듯 하면서 열리지 않고 있는”이라며 “하지만 결국은 잘될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박현준 기자 hjunpar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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