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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거운 분위기 속 진행…기업인들 "규제혁파 해달라"

입력 : 2019-01-15 19:04:03 수정 : 2019-01-15 19: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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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기업인과 대화’ 이모저모 / 대기업 총수들, 함께 모여 버스로 靑 직행 / 이재용, 현정부 들어 첫 靑 방문… 긴장 역력 / 文 “우리경제도 어려워질 것” 투자 당부 / 박용만 “상의 벗고 하자” 건의… 다소 활기 / 기업인, 2시간 동안 현장 목소리 쏟아내 / 최태원 “사회적 경제 혁신 잘 안되고 있다” / 홍남기 “규제 샌드박스 적용 적극 지원” 대기업 총수와 중견기업을 상대로 한 ‘2019 기업인과의 대화’는 비교적 무거운 분위기에서 열렸다. 문재인 대통령은 앞서 열렸던 기업인 간담회와 달리 ‘포용국가’, ‘공정경제’, ‘소득주도’ 등 현정부의 경제정책과 관련한 개념 사용을 절제했다. 대신 “우리 경제도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며 기업의 투자를 당부했다. 기업인들은 문 대통령에게 규제혁파를 요청했다.

열띤 대화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15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2019 기업인과의 대화’가 열리고 있다. 이 행사에는 대한상의가 추천한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과 현대자동차 정의선 수석부회장, 에스케이(SK) 최태원 회장, 엘지(LG) 구광모 회장 등 대기업 대표 22명과 업종을 대표하는 중견기업인 39명, 대한상의 및 지역상공회의소 회장단 67명 등 모두 128명의 기업인이 참석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무거운 공기 속에 시작한 기업인과 대화

대기업 총수들은 15일 오후 2시 청와대 영빈관에서 예정된 간담회를 앞두고 서울 중구 대한상의 회관으로 집결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손경식 CJ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은 함께 버스를 타고 청와대로 직행했다. 이 부회장은 현 정부 들어 청와대 방문이 처음이어선지 긴장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구광모 LG 회장(앞)이 15일 문재인 대통령 초청으로 열리는 ``2019 기업인과의 대화``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 중구 대한상의에서 청와대로 향하는 버스에 타고 있다. 연합뉴스
영빈관의 행사장엔 ‘기업이 커가는 나라, 함께 잘 사는 대한민국- 2019 기업인과의 대화’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총수들이 별 움직임 없이 의자에 앉아 기다리자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이 “다소 좀 무거워진 듯한 분위기다. 그러지 않으셔도 된다”며 분위기를 살리려 했다. 문 대통령이 이 부회장을 비롯한 기업인들과 악수하며 들어왔지만 공식 개회 이후에도 분위기는 좀처럼 ‘뜨지’ 못했다.

그러자 사회를 맡은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이 문 대통령에게 “오늘 미팅의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서 상의를 탈의하고 진행하자”고 건의하면서 활기를 보였다. 문 대통령은 모두 발언에서 ‘정부의 공정한 경쟁 환경 조성’, ‘대-중소기업 간 상생협력’의 필요성에 대해 강조했지만 어조가 다소 약했다. 문 대통령은 취임 초인 2017년 7월 대기업들과 가진 간담회에선 ‘사람중심 경제’, ‘일자리 중심’, ‘소득주도’, ‘공정경제’ 등의 개념을 소개하며 “새 정부의 경제철학을 기업인들이 공유하기를 요청한다”고 강경한 어조로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19년 기업인과의 대화에 입장하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특히 “작년 2분기부터 전체 설비투자가 감소세로 전환한 아쉬움이 크다”며 “기업이 힘차게 도약할 환경을 만드는 것이 올해 우리 정부의 목표”라고 말했다. “대기업과 중견기업이 한국 경제의 큰 흐름과 전환을 이끌어 왔다”고 평가한 부분도 다소 달라진 부분이다. 국민경제의 세 가지 축인 민간소비와 정부재정, 기업투자 가운데 기업투자가 쪼그라들면서 경기 하락에 대한 우려가 커진 상황을 반영한 인식으로 분석된다.

◆기업인들 현장 목소리 가감 없이 전해

기업인들은 예정시간인 65분을 훌쩍 뛰어넘어 2시간가량 진행된 간담회에서 우리 경제 현장에 대한 목소리를 가감 없이 쏟아냈다. 황창규 KT 회장은 “(지난해 메르스 환자 발생 사건 때 조기진압이 가능했던 건) 정부가 KT에 개인정보인 로밍 데이터를 쓰도록 허락해 빅데이터와 AI를 돌려 환자가 접촉한 모든 사람들을 조기에 격리시켰기 때문”이라며 “전 세계 인류에 공헌할 수 있는 AI나 빅데이터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개인정보보호와 관련한 규제를 풀어달라”고 부탁했다. 황 회장의 발언에 문 대통령이 “어느 분이 하시죠?”라고 질문하자,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정부와 여당이 개정안을 발의해 지금 국회에 계류 중”이라며 “기업과 정부 등이 미래 먹거리 산업 측면에서 같이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바로 답변했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이 15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19년 기업인과의 대화 시작에 앞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태원 SK 회장은 “혁신성장을 하기 위해선 실패에 대해 용납해야 하고, 코스트(비용)가 낮아질 수 있는 환경을 정부와 사회 및 기업이 만들어야 한다. 또 전 세계 최고의 인재가 모일 수 있어야 하고 사회적 경제에도 혁신을 적용해야 한다”며 “거의 2년 전에 (문 대통령께) 한 번 말씀을 드린 적이 있지만, 진행이 잘 안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화기애애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19년 기업인과의 대화를 마친 뒤 대한상의 박용만 회장과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 SK 최태원 회장을 비롯한 기업인들과 청와대 경내를 산책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용만 회장,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 이재용 부회장, 방준혁 넷마블 의장, 문 대통령, 최태원 회장, 강호갑 중견기업연합회 회장,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청와대사진기자단
문 대통령은 간담회 도중 “(질문자에게) 박수 한 번 보내달라”, “행정명령으로 이뤄지는 규제는 우리 정부가 선도적으로 노력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독려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역시 기업인들의 질문에 “올해 안에 의미 있는 규제 샌드박스 적용사례가 100건 이상 나오도록 정부가 기업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일일이 답했다.

문 대통령은 간담회가 끝나자 박용만 회장을 비롯해 이재용 삼성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4대 그룹 회장 등과 함께 25분가량 청와대 경내를 산책하는 것으로 일정을 마쳤다.

박현준 기자 hjunpar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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