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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희의문화재풍경] 열림과 닫힘 기로에 선 박물관 수장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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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01-11 21:13:25      수정 : 2019-03-18 16:31:45
 

흔히 수장고를 ‘박물관의 심장’ ‘박물관의 자존심’이라고 한다. 전시된 일부 유물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소장품이 보관되어 있기 때문이다. 국립고궁박물관에는 입구로부터 300미터 이상 들어가 지하 4층 정도 깊이로 내려가면, 5만 여점의 소장품을 보관하고 있는 약 4000㎡(1300평 규모)의 수장고(사진)가 있다. 규모의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의 박물관 수장고는 비슷한 상황이다. 가장 안전한 곳에 설치하고, 권한을 가진 극히 일부만 접근이 가능하게 한다.

 

박물관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지면서 이제는 수장고에서는 어떤 유물이 있고, 어떻게 관리되고 있는지 직접 볼 수 있게 하라는 개방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그 은밀한 곳에서는 어떤 일이 있는지 궁금할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몇몇 박물관과 미술관은 일부이긴 해도 수장고 개방을 표방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유리창을 통해 수장고를 볼 수 있게 하거나, 미술관의 경우 수장고와 전시공간의 구분을 없애버리는 시도도 있었다. 하지만 아직까지 박물관에서 수장고 내부까지 관람객이 직접 들어가는 정도의 개방이 이뤄지고 있지는 않다.

 

이런 소식이 전해지면 주변의 반응은 극명하게 갈린다. 관람객의 알권리를 충족시킨 적절한 결정이라고 하는 측과 소장품의 안전에 대한 극심한 염려를 표하는 측이다. 공공성과 유물의 보존과 안전을 사이에 두고 벌어지는 견해 차이일 것이다.

 

박물관의 심장이라는 수장고. 유물을 안전하게 보존·관리해서 후손에게 남겨줘야 하는 가장 기본적인 역할에 대한 규정이 바뀌지 않는 한, 제대로 안전을 보장하지 않는 개방은 다시 한 번 뒤돌아보아야 한다. 그렇다고 언제까지나 문을 꽁꽁 닫을 수는 없다. 유물의 안전을 확보하는 방안을 만들고, 언젠가는 닫힌 문을 열어야 하지 않겠는가. 다만 그 시기와 방법에 대해서는 충분한 시간을 갖고 사회적 논의를 거쳤으면 한다.

 

임경희 국립고궁박물관 학예연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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