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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계 성추행, 미국도 일본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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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01-11 13:11:17 수정 : 2019-01-11 14: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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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미국 체육계를 뒤흔든 사건이 있었다. 바로 미국 미시간대 체조팀과 미국 체조대표팀 주치의를 맡았던 래리 나사르(56)가 30년간 300명에 달하는 선수들을 상대로 성희롱과 성폭행을 가했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이는 AP가 지난해 미국 스포츠 최대 사건으로 선정할 만큼 미국을 들끓게 했다.

다만 이 사실은 한국에서는 크게 다뤄지지 않았다. 미국 체육계 내부의 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심석희의 용감한 고백 이후 한국 체육계에도 ‘미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 이 사건은 다시 재조명되고 있다.

나사르 사건도 용기있는 고백이 발단이 됐다. 이후 미국 체조 슈퍼스타 시몬 바일스를 포함해 런던 올림픽과 리우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들이 줄줄이 증언에 나섰다. 법원에 직접 나와 성폭력 피해를 증언한 선수만 156명에 달한다. 사건의 파장은 미국내 3000개에 달하는 체조클럽과 15만명 이상 선수가 속한 미국체조협회로 확대됐다. 재판 중에 “체조협회가 나사르의 성범죄로부터 선수들을 보호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돈으로 피해자들의 입을 막으려 했다”는 추가 폭로까지 나왔다.

잘못을 저지른 이들에 대한 처벌도 단호했다. 나사르는 법원으로부터 175년형이라는 중형을 선고 남은 인생을 감옥에서 보내야 하는 처지가 됐다. 미국 올림픽위원회는 체조협회의 회원 자격을 박탈했고 미국 올림픽위원장은 물론 체조협회 회장과 임원진은 전원 물러났다. 체조협회는 1120억원대에 달하는 보상금과 소송비로 파산신청을 내고 말았다.

미국 뿐 아니라 일본에서도 운동선수를 대상으로 한 성폭력 사례는 적지 않다. 지난 10일 일본 닛칸스포츠 보도에 따르면 일본육상연맹에서 20세 이하 투척 종목 강화위원을 맡고 있는 아키모토 스미오가 자신이 고문으로 일하는 일본 미야자키 공업고교 학생의 신체를 만지고 온라인 메신저를 통해 제자들에게 “내 애인이 되어달라”는 등 선정적인 메시지를 전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그는 이를 “부모에게는 알리지 말라”고 명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키모토는 제자뿐 아니라 그 어머니에게도 메세지를 보내 “애인이 되어달라”고 요구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일본육상연맹은 아카모토 강화위원의 모든 활동을 중단했으며 조사 결과가 나오면 징계 수위를 정할 계획이다.

한국 체육계에 성폭력이 적지 않고 피해자 많을 것이라는 추측이 난무하지만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체육계의 폐쇄성이 낳은 ‘침묵의 카르텔’이 큰 요인이라는 지적이 많다. 무엇보다 가해자들이 가벼운 처벌을 받거나 아예 처벌조차 받지 않고 자기 자리를 지켜내면서 오히려 피해자들이 침묵할 수 없는 분위기를 만들고 이것은 피해자의 확대 재생산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 나사르의 경우처럼 무거운 처벌이 개인 뿐 아니라 소속 단체에까지 내려져야만 피해자들이 용기를 낼 수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 질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목소리다. 한국처럼 일본의 경우도 처벌어 미온적인 것은 비슷한 분위기다. 야키모토 강화위원의 추문은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일본 육상 커뮤니티 등을 통해 일반인들에게도 알려졌지만 일본 육상계가 소극적으로 대응해 문제를 키웠다는 지적이다.

송용준 기자 eidy015@segye.com
사진=래리 라사르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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