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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짧은 여자라 맞았다” 피해의식에 선동된 ‘女론’ [페미 논란]

④ 날조로 드러난 ‘이수역 사건’… 논란만 남겼다

관련이슈 : 디지털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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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01-11 07:45:47      수정 : 2019-01-14 17:13:40
“머리 짧고 목소리 크고 드센 X들도 별 거 아니라는 그 우월감을 무너뜨리지 않으면 우리 같은 다른 피해자가 나올 것을 너무도 잘 알기에, 여러분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지난해 11월 서울지하철 7호선 이수역 인근의 한 맥주집에서 발생한 ‘이수역 폭행 사건’ 직후 네이트 판에는 이런 내용을 담은 장문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상대 측으로부터 “말로만 듣던 ‘메갈X’ 실제로 본다” 같은 말을 들었으며 “뼈가 보일만큼 폭행당해 입원 중이나 피의자 신분이 됐다”고 주장했다. 해당 글만 보면 가해자·피해자가 명확했다. 이 사건은 곧 ‘여혐 사건’으로 규정됐다.

파장이 컸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선 “가해자를 엄벌하라”는 청원이 빗발쳤고, 그 중 한 청원에는 답변 기준인 20만명을 훌쩍 뛰어 넘는 36만여명이 참여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글의 진위를 의심케 하는 증거들이 속속 나왔다. 경찰 수사 결과 해당 글의 주장은 대부분 거짓인 것으로 판명됐다. 그럼에도 페미니즘 진영 일각에선 여전히 이 사건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유튜브에 게재된 이수역 사건 영상의 한 장면. 사건에 연루된 여성 두 명이 등장한다. 
유튜브 캡처
◆그날 맥주집에선 무슨 일이 벌어졌나

11일 세계일보 취재와 경찰 수사 결과 등을 종합하면 사건의 발단이 된 쪽은 글쓴이가 포함된 것으로 추정되는 여성 두 명이다. ‘혜화역 시위’, 또는 시위의 발단이 된 다음 카페 ‘불편한 용기’에서 만난 언니 동생 사이로 알려진 이들은 바로 옆 테이블 남녀와 시비가 붙었다. 이 남녀는 심지어 연인 사이도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여성들은 남녀를 향해 손가락질하며 비하 발언을 했다고 한다.

그러자 다른 테이블에 있던 남성 다섯 명이 남녀를 편 들고 나섰다. 남성 일행과 여성 일행은 곧 서로 말다툼을 했고, 휴대전화로 영상을 찍는 문제 등으로 몸싸움까지 벌였다. 이 과정에서 여성 한 명이 남성의 손을 손바닥으로 먼저 쳤다. 남성의 멱살을 잡기도 했다. 이후 남성들이 밖으로 나가자 여성들이 따라 나섰고, 실랑이 끝에 여성 일행 중 언니가 머리에 상처를 입은 것으로 보인다.

여성들은 남성들이 계단에서 발로 차는 바람에 넘어져 크게 다쳤다고 주장했으나 경찰은 남성이 자신의 허리를 잡고 있는 여성의 손을 뿌리치는 과정에서 여성이 혼자 넘어졌다고 판단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당시 남성이 신고 있던 신발과 여성이 입었던 옷을 분석한 결과 신발이 옷에 닿았다는 증거가 없었다. 두 여성 중 동생은 경찰에 “발로 차는 장면을 보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머리를 다친 여성은 중앙대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담당의사는 입원할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했다. 이 여성은 결국 택시를 타고 다른 병원을 찾아가 입원했다. “경찰이 현장에 늑장 출동했고 여성과 남성을 제대로 분리 조사하지 않았다”는 여성 측 주장도 사실과 달랐다. 여성 일행 중 한 명은 경찰에 “사건이 이렇게 커질 줄 몰랐다”며 “(허위사실을 써서) 죄송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수역 사건’ 발생 직후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여성이 네이트 판에 올린 사진.
네이트 판 캡처
◆“전말 드러났는데도 두둔… 생각 있나”

이 사건을 수사한 서울 동작경찰서는 싸움에 연루된 남성 3명과 여성 2명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폭행) 및 모욕 혐의로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계단에서 다툰 남성과 여성은 서로에게 전치 2주의 상해를 입힌 것으로 보고 상해 혐의도 추가 적용했다. 남성의 경우 손을 뿌리친 장소가 가파른 계단이라 사람이 넘어져 다칠 것을 예상할 수 있었다는 이유에서였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와 브리핑까지 마친 이수역 사건 관련 청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과 포털,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커뮤니티 등 온라인 공간을 넘어 현실 공간에서까지 이수역 사건을 둘러싼 논란이 뜨거웠다. 래퍼들 사이에선 ‘디스전’이 벌어졌고, 정치권에서도 설전이 오갔다. 경찰 수사 결과 발표로 사그라들긴 했으나 아직까지 “이수역 사건은 여혐 사건”이라거나 “여성들이 피해자, 남성들이 가해자다”라고 주장하는 이들이 남아 있다.

이들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시선은 싸늘하기만 하다. 직장인 문모(34)씨는 “경찰 수사 결과가 나오기 전에 유튜브에서 이 사건 영상을 봤는데, 누가 봐도 남성들이 참다 참다 못해 싸움이 난 것 아니냐”며 “여성들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밝혀졌는데도 두둔하는 사람들은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이모(36)씨는 “전말도 제대로 모른 채 선동된 사람들이 머쓱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주영·김청윤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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