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4일 임 전 고문이 “공정한 재판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이혼소송 2심 재판장에 대해 낸 법관 기피 신청 재항고심에서 신청을 기각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신청 인용 취지로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임우재 전 삼성전기 고문 |
A 부장판사는 2015년 8월부터 2016년 7월까지 장충기 전 삼성 미래전략실 차장(사장)에게 법관 신상이나 삼성에 다니는 동생 인사 등에 대한 문자 메시지를 수차례 보낸 사실이 드러나 물의를 빚은 바 있다.
서울고법은 임 전 고문 주장이 재판부를 변경할 만한 사유는 아니라고 보고 신청을 기각했다. 임 전 고문은 이에 불복해 대법원에 재항고했다.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이 사건 기피 신청 대상 법관과 장충기의 관계, 원고(이부진 사장)와 장충기의 삼성그룹에서의 지위, 두 사람 사이의 밀접한 협력관계 등을 감안하면, 우리 사회의 평균적인 일반인의 관점에서 볼 때 법관과 사건과의 관계로 인해 법관이 불공정한 재판을 할 수 있다는 의심을 할 만한 객관적인 사정이 있고, 그러한 의심이 단순한 주관적 우려나 추측을 넘어 합리적인 것이라고 볼 여지가 있다”고 판시했다.
이어 “원심 판단에는 기피 사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재판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고, 이 점을 지적하는 재항고이유 주장은 정당하다”면서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라”고 결정했다.
박진영 기자 jy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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