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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특파원’ 30여년 지낸 英기자 눈에 비친 한국은…

입력 : 2019-01-05 03:00:00 수정 : 2019-01-04 20:3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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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브린 지음/장영재 옮김/실레북스/1만9500원
한국, 한국인-푸른 눈의 영국 기자 마이클 브린이 바라본 한국의 모습/마이클 브린 지음/장영재 옮김/실레북스/1만9500원


“국민 대다수가 원하거나 옳다고 믿는 것이라도 때로는 거스를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한 지도자가 필요하다.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이라는 말은 무엇인가. 거리 시위나 온라인 항의에 의해 의사결정이 이루어진다는 의미가 아니다. 안정된 민주주의는 대의제도와 법치에 기반을 둔다는 것을 이해하는 지도자가 필요하다.”

저자 마이클 브린은 영국 일간 ‘더타임스’ ‘가디언’, 미국 ‘워싱턴타임스’ 서울특파원을 지내며 한국과 북한 문제를 30여년간 다룬 베테랑이다. 이 책에는 한국인이 모르는 한국에 대한 이야기가 오롯이 담겨 있다. 세계인들에게 한국은 아직 낯선 나라이다. 1948년부터 2018년까지 건국 이후 대한민국은 70세 고희를 넘었다. 사람으로 치면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남은 삶을 조응하는 시기이다. 조응 시기에는 타인의 평가가 중요하다. 사람의 일생은 끝이 있지만 국가는 영속해야 한다. 그러기에 외국이 어떻게 한국을 보는지가 매우 중요하다.

저자는 한국에 대한 인식을 몇가지로 정리했다. 첫째, 한국 발전의 원동력은 저항이다. 역사, 지리적, 경제적 처지에 대한 저항이었다. 그 저항은 경쟁에 대한 올바른 길을 찾는 동력이 되었다. 두번째, 한국이 세계무대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이다. 한국의 중요성은 세계에서 가장 가난하고 낙후되었던 나라가 두 세대 만에 성취를 이뤘다는 데 있다. 그 어떤 나라든지 단기간에 민주화를 이루고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음을 실증한 것이다. 한국인들은 세계 모든 나라가 성공을 거둘 것이라는 확신을 심어주었다.

저자는 한국의 성취를 세 가지로 꼽는다. 경제 발전, 고속 민주화, 문화 한류. 해방된 다른 피지배 국가들에서는 찾아볼 수 없고 유일무이하다는 것. 특히 브린은 북한과의 경쟁을 꼽는다. 한국은 북한과의 경쟁에서 반드시 승리해야만 생존이 보장됐고, 그래서 앞만 보고 뛸 수밖에 없었다는 것. 결국 한국은 모든 면에서 승리했고, 초반 앞서 나간 북한은 여전히 빈국으로 남아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박정희 정부 시절 고속 경제성장의 동력은 강력한 중앙계획경제 때문이라고 평했다. 그는 “한국은 사실상 한 세기 동안의 실험이 실패로 돌아간 이후 나온 세계적으로 가장 성공적인 중앙계획경제의 본보기”라고 했다. 그러나 저자는 “때로는 제도와 법마저 무시하는 한국인의 뜨거운 기질과 즉흥성, 포퓰리즘(대중 영합)을 제어할 수 있는 지도자가 나와야 한다”고 강조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서평에서 “한국이 어떻게 경제가 마비된 국가에서 신흥 시장으로 발전했는지 보여주는 책”이라고 했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세계 경제 강국 중에서 가장 덜 알려진 나라에 대한 생생한 초상화”라고 평했다.

정승욱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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