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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을 '사기' 친 베프…왜 그랬니? "재밌잖아"

입력 : 2019-01-01 10:45:35 수정 : 2019-01-01 10:4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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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 이 말이 딱 떠오르는 한 사연이 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6년을 사기 친 친구'라는 제목으로 한 게시글이 올라왔다. 게시글의 내용을 정리하자면 이렇다.

작성자는 같은 중고등학교를 나온 친구가 한 명 있다. 작성자는 친구와 같은 동네에 살고 죽이 잘 맞는 터라 '단짝 친구'로 지냈다.

친구는 6년 내내 반에서 꼴등에 가까울 정도로 공부를 못했다. 수업 시간에도 잠만 잤고, 모의고사를 치더라도 이름 마킹하는 곳에 '짬뽕밥', '손오반, '사마의' 등 이상한 이름을 적어내는 등 엉뚱한 행동을 자주해 선생님에게도 종종 혼났다.

말 그대로 공부는 못하지만 재밌는 친구였다.

그렇게 시간이 흘렀고, 고3 수능 날이 다가왔다. 작성자는 수능을 치렀고, 친구 역시 수능에 임했다.

수능 다음 날이 밝았다. 작성자는 선생님과 상담을 위해 수능 예상 점수를 적어냈다. 친구도 선생님에게 수능 예상 점수를 냈다.

친구는 언어, 수학 영역 등에서 90점 이상의 점수를 적어냈다. 사회탐구 영역도 45점 이상이 넘었다.

친구는 예상 점수를 공개하면서 선생님에게 수능 우선 선발 전형으로 흔히 명문대라고 말하는 학교에 원서를 넣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선생님은 화를 냈다. 반에서 꼴등에 가깝던 친구가 너무나 터무니없는 대학을 지원했기 때문이다.

친구는 진지하게 말하는데도 왜 믿어주지 못하면서 한참을 실랑이 했다. 그리고선 결국 화를 버럭내고 교무실을 뛰쳐나갔다.

반 학생들은 친구가 수능을 '잘 봤다', '못 봤다'로 나뉘어 내기했다. 친구가 적어낸 예상 점수가 맞다면 방학하는 날까지 하복을 입고 슬리퍼를 신고 등교하겠다는 이들도 있었다.

모두가 궁금해하는 가운데 수능 성적표 배부일이 밝았다. 친구의 성적표에는 사회탐구 영역 중 딱 한 과목만 2등급, 전부 1등급이 찍혀있었다.

모두가 놀랐다. 작성자 역시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같이 PC방을 다니고 함께 놀았던 친구인 데다 6년 내내 공부를 잘하는 모습을 한 번도 보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작성자는 친구에게 어떻게 된 일이냐고 물었다. 친구는 그제야 답을 알려줬다.

친구는 중학교 3학년 겨울방학 때 기숙학원에 들어갔다고 했다. 고등학교 때도 방학 때마다 학원에서 공부를 했다고 말했다.

학교에서 맨날 자는 이유는 학교 수업이 수능에 도움이 되지 않았고, 집에서 밤늦게까지 공부를 해서 수업시간에 잘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피시방에 함께 갔던 것은 스트레스를 풀지 않으면 집에서 공부할 수 없었기 때문에 같이 갔다고 털어놨다.

작성자는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는 친구에게 도대체 지금까지 왜 그랬냐고 물었다. 친구는 웃으면서 작성자에게 말했다. "재밌잖아"

그는 "이 일 이후 사람을 잘 못 믿게 됐다"고 말하면서 "한 주 동안 학생 한 명이 하복에 슬리퍼를 신고 학교에 가는 걸로 내기는 끝났고, 친구는 자기가 원하는 학교에 수능 우선 선발로 합격했다"고 전했다.

뉴스팀 new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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