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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세대교체 인사… '정의선 시대' 개막

입력 : 2018-12-12 20:12:28 수정 : 2018-12-12 23: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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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행 사장, 현대건설 부회장으로 승진 / R&D 책임자에 외국인 비어만 기용 파격 / 부회장단 6명 중 4명 교체·사장단 5명 퇴진 / “미래 경쟁력 강화 위해 인적 쇄신 추진” 재계 서열 2위인 현대자동차그룹의 세대교체가 공식화됐다.

12일 현대차그룹 대표이사·사장단 인사에서 정몽구(80) 회장을 보좌해온 핵심 임원들이 2선으로 물러나고, 정의선(48) 수석총괄 부회장 중심의 의사결정 체계가 구축됐다. 정 수석부회장이 전날 그룹 수소사회 비전을 직접 발표한 데 이어 물갈이 인사를 단행하면서 현대가(家) 3세, 현대차그룹 2세 경영이 막을 올렸다는 평가다. 2000년 정몽구 회장 취임 이후 18년 만이다.

이날 현대차그룹은 김용환 부회장을 현대제철 부회장에 임명하고 전략기획담당인 정진행 사장을 현대건설 부회장에 승진, 보임했다. 현대케피코 박정국 사장은 현대모비스 사장, 현대제철 우유철 부회장은 현대로템 부회장, 현대글로비스 이건용 경영지원본부장(전무)은 현대로템 부사장으로 각각 발령났다. 현대·기아차 여수동 기획조정2실장(부사장)은 현대다이모스-현대파워텍 합병 법인 사장으로 승진, 보임됐다. 현대파워텍 문대흥 사장은 현대오트론 대표, 현대·기아차 방창섭 품질본부장(부사장)은 현대케피코 대표, 이기상 환경기술센터장(전무)은 현대엔비지 대표에 각각 내정됐다.

R&D 부문에서도 파격이 이어졌다. 1954년생 부회장인 현대·기아차 양웅철 연구개발담당과 권문식 연구개발본부장이 나란히 물러나고 차량성능담당 사장인 알버트 비어만(Albert Biermann)이 연구개발본부장을 맡았다. 비어만 사장은 BMW에서 고성능차를 총괄하다가 2015년 영입된 인물로, 현대·기아차가 외국인을 연구개발본부장에 임명한 것은 처음이다. 현대·기아차는 앞서 루크 동커볼케 부사장을 디자인최고책임자(CDO), 토마스 쉬미에라 부사장을 상품전략본부장에 각각 임명해 외국인 수혈을 통한 혁신을 예고한 바 있다. 이밖에 현대·기아차 서보신 생산개발본부장(부사장)은 생산품질담당 사장, 공영운 홍보실장(부사장)은 전략기획담당 사장으로 각각 승진했다.
(왼쪽 위부터) 김용환 부회장, 우유철 부회장, 정진행 부회장, 비어만 본부장, 공영운 사장

현대차그룹은 “그룹의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인적 쇄신을 추진하려는 인사”라고 밝혀 곧 단행될 정기 임원인사에서도 큰 폭의 물갈이를 예고했다. 이어 “전문성과 리더십이 검증된 경영진을 각 계열사에 전진 배치해 대대적인 인적 쇄신 속에서도 안정감과 균형감을 유지했다”고 부연했다.

이에 따라 상명하복 등 경직된 기업 문화로 유명한 현대차그룹이 정 수석부회장의 선언처럼 ‘IT(정보기술) 기업보다 더 IT 기업 같은’, ‘자동차 제조업이 아닌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 업체’로 전환, 변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9월 정 부회장이 수석부회장에 오른 이후 미래 기술, 중국 등 해외사업 부문에 대한 쇄신을 먼저 단행했다. 이번 인사에는 세대교체 기조까지 반영됐다는 평가다. 50대 중심의 외국인까지 가세한 사장단은 ‘자율’과 ‘외부개방’을 핵심으로 경영 혁신과 변화를 이끌 전망이다. 올 들어 현대·기아차는 북미와 유럽, 인도, 러시아 등에 권역본부를 차례로 설립하고 그룹 단위에서 진행하던 핵심 의사결정까지 현장에 위임하는 중이다.

한편 현대·기아차 양웅철 부회장과 권문식 부회장, 생산품질담당 여승동 사장, 현대모비스 임영득 사장, 현대다이모스 조원장 사장, 현대제철 강학서 사장, 현대로템 김승탁 사장 등은 고문에 위촉됐고 현대엔지비 오창익 전무는 자문에 위촉됐다. 이로써 6인 부회장단 중 정 회장 사위인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윤여철 노무총괄 부회장 등 2명을 제외한 4명이 교체됐다. 사장단 20여명 중에서도 5명이 퇴진했다. 현대제철로 자리를 옮긴 김용환 부회장은 향후 대북사업 대비, 윤여철 부회장은 첨예한 노사문제로 인해 세대교체에서 빠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조현일 기자 con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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