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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의 역습… 잔류파 주류 부상… 나경원 압승

입력 : 2018-12-11 21:33:33 수정 : 2018-12-11 23: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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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 압승 / 비박·복당파 권력 쏠림 견제 작용 /“김학용 특정 계파 핵심” 공격 주효 / 초재선·영남권, 비박계에 등 돌려 / 폐족 몰렸던 친박 와신상담 성공 / 羅 “대안 정당 면모 갖추겠다” 강조 / 해묵은 계파 갈등 해소 첫 과제로 “김학용 의원 하면 ‘누구의 시즌2’가 되는 것 아니냐?”

자유한국당의 잔류파 나경원 의원이 11일 원내대표 선거에서 68표 대 35표라는 압도적 표차로 비박(비박근혜)계 김학용 의원을 누른 것은 그만큼 복당파에 대한 친박계의 불만이 높았던 것으로 평가된다. 나경원 신임 원내대표가 이날 투표 직전 김 의원과의 양자 토론 자리에서 “김 의원은 안타깝게도 특정 계파에서 핵심세력 아니냐”고 직격탄을 날린 배경이기도 하다.

새 원내지도부 출범 자유한국당 새 원내대표로 선출된 나경원 의원(왼쪽 두번째)이 11일 의원총회에서 당선 결과 발표 직후 당 지도부와 손을 들어올리고 있다. 왼쪽부터 김성태 전 원내대표·나 원내대표·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정용기 정책위의장·함진규 전 정책위의장.
연합뉴스
이번 원내대표·정책위의장 선거 결과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폐족(廢族)으로까지 내몰렸던 친박계의 일대 반격으로 보인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당선 직후 기자회견에서 “그동안 저희 우파, 한국당이 굉장히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데 있어 부족함이 있었다”며 “반대만 하는 정당이 아니라 대안정당의 면모를 갖추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한국당이 더 이상 과거로 가서는 안 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석방결의안은 과거에 발목 잡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형사 절차에 문제가 있다는 인식은 있지만, 재판 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거기에 맡길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나 원내대표의 이 같은 인식은 전임자인 김성태 전 원내대표 등 비박계의 미진했던 통합 노력, 제1야당으로서 소홀했던 대여 전략에 대한 반성 차원으로 보인다. 사실 김무성 의원을 좌장으로 하는 복당파는 친박계를 적폐세력으로 몰아가기만 했을 뿐 어떠한 운명공동체로서의 배려를 하지 않았다는 반응이 당 안팎에서 나왔다.

11일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새 원내대표·정책위의장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새 원내대표에 선출된 나경원 의원이 당선인사를 하고 있다.
새 원내지도부 출범 11일 자유한국당 의원총회에서 새 원내지도부로 선출된 나경원 원내대표(왼쪽)·정용기 정책위의장이 축하 꽃다발을 들고 있다.
허정호 선임기자
이날 선거결과는 중립성향의 초재선·영남권 의원들의 전임 원내지도부에 대한 불만과 반발이 담겨 있다는 평가다. 친박계 한 중진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이번 선거결과를 보면 복당파가 그간 당을 지켜온 우리를 부당하게 탄압해 왔다는 것을 대다수 의원들이 공감한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최근 여의도 정가의 핫이슈였던 선거제 개편과 관련해 김 전 원내대표가 더불어민주당과 ‘협잡’해 도농복합선거구제라는 무리수를 두는 바람에 중립 성향의 한국당 초재선 의원과 영남권 의원 상당수가 비박계에 대한 마지막 기대를 접었다는 후문이다.

이번 선거 승리로 친박계·잔류파는 새 원내 주류로 올라서게 됐다. 하지만 앞날은 험란하기만 하다. 계파정치 종식 및 대여 투쟁력 복원, 가치·정책 중심의 수권정당으로 거듭나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당의 해묵은 계파 갈등이 누그러질지는 미지수다. 이번 원내대표 선거가 내년 2월로 예정된 당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전초전 성격을 띠었다는 점에서 2020년 총선 공천권을 놓고 더욱 계파 갈등이 첨예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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