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육군-해군 미식축구 경기’ 참관을 위해 백악관을 나서면서 기자들을 만나 “켈리는 연말에 물러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켈리는 대단한 사람”이라며 “모든 사람으로부터 존경을 받았으며, 그의 공직 수행에 매우 감사할 뿐”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따라 켈리 비서실장은 취임한 지 17개월이 채 안 돼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4성 장군 출신인 켈리 비서실장은 지난해 7월 말 국토안보부 장관에서 자리를 옮긴 뒤 백악관 내부 질서를 추스르며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불화설이 거듭 터져 나오면서 중간선거 이후 ‘교체 0순위’ 목록에 올랐다. 일례로 지난 9월에는 ‘워터게이트 사건’의 특종기자 밥 우드워드가 트럼프 정부의 백악관을 비판한 책 ‘공포’에 “켈리 실장이 트럼프 대통령을 원색적으로 비난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지난 10월엔 키어스천 닐슨 국토부 장관의 실적을 놓고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과 켈리 비서실장이 백악관 집무동에서 고성이 오가는 말다툼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켈리 비서실장의 후임으로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비서실장인 닉 에이어스(36)가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에이어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백악관 보좌관과 사위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의 측면지원을 받는 인물이다.
CNN방송 등 미 언론은 중간선거 이전부터 켈리 비서실장의 교체를 기정사실로 보고 에이어스를 유력 후보로 꼽았다. 이들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에이어스에게 비서실장을 맡기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면서 구체적인 임기 문제를 조율 중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향후 2년 동안 비서실장직을 맡아주기를 원하지만, 에이어스는 가족 문제를 들어 난색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기자들을 만나 존 켈리 비서실장의 연말 사임 방침을 재확인한 뒤, 전용기에 탑승하기 위해 앤드루스 공군기지로 향하고 있다. 워싱턴=AP연합뉴스 |
트럼프 대통령은 그런가 하면 조지프 던퍼드 합참의장의 후임으로 마크 밀리 육군참모총장을 지명한다고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또 한때 경질설이 파다했던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은 유임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선형 기자 linea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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