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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CFO 체포…기술 유출 혐의 中과학자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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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12-07 15:25:27 수정 : 2018-12-07 15:2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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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요청으로 캐나다가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창업자 딸이자 부회장 겸 최고재무책임자(CFO) 멍완저우를 체포한 사건으로 미·중 양국 간 무역 협상이 난기류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1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에서 가진 정상회담을 통해 90일간의 무역 전쟁 휴전에 합의하고, 무역 협상을 개시하기로 했으나 이 협상이 시작되기도 전에 양측 간 감정 대결이 비등점을 향해 치닫고 있다.

미 재무부는 화웨이가 이란 제재 관련법을 위반한 혐의로 수사해왔다. 미국이 캐나다를 통해 멍완저우를 체포한 것은 중국의 ‘기술 굴기’를 차단하겠다는 신호탄으로 여겨졌다. 중국당국은 미국의 조처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고, 국제 금융 시장이 크게 동요했다. 중국 정부는 ‘심각한 인권 침해’라고 주장하며 즉각 석방을 요구했고 관영매체 환구시보는 사설에서 “미국이 무뢰한 같은 수법으로 화웨이를 짓밟고 있다”고 비난했다. 뉴욕타임스(NYT)는 6일 미·중 무역 협상을 앞둔 시점에 그를 체포한 것은 트럼프 정부의 대중 강경파 그룹이 이 협상을 결렬시키려는 의도라고 중국당국이 해석한다고 전했다. 특히 시 주석의 체면이 크게 손상됐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과 회담할 시점에는 멍완저우의 체포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캐나다는 미·중 정상이 만났던 당일에 화웨이 창업자 런정페이(任正非)의 딸인 멍 부회장을 밴쿠버에서 체포했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미 공영방송 NPR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사전 인지 여부에 대해 “그 대답은 내가 모른다”고 했다. 그러나 멍 부회장을 체포하려는 계획을 자신이 법무부로부터 들어서 사전에 알고 있었다고 인정했다. 볼턴 보좌관은 중국의 기술 절도를 강력히 비난하면서 “화웨이는 우리가 우려해온 회사 중 하나이고, 다른 회사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멍완저우가 미국으로 인도되기까지는 몇 달, 길게는 수년이 걸릴 수도 있다고 블룸버그 등 외신이 전했다. 그의 신병을 미국으로 인도하는 데 따른 법률적 절차가 복잡하고 까다롭기 때문이다. 시 주석은 멍완저우가 미국으로 인도되기 전에 트럼프 대통령에게 그의 석방을 강력하게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은 최근 만남을 통해 어느 정도 신뢰를 회복했다는 평가를 받았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석방을 거부하면 시 주석과의 인간적인 신뢰 관계가 깨질 위험을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NYT가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이번 사건을 무역 협상과는 별개로 중국 기업들의 경제스파이 행위와 제재 위반에 대한 단속 차원으로 해석하고 있다고 블룸버그가 강조했다. 블룸버그는 화웨이가 이미 애플을 따라잡고 삼성전자까지 추월하려는 목표를 가진 세계 2위의 스마트폰 제조업체이고, 올해 매출 목표가 1022억달러(약 114조원)에 달한다고 전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미국 무역대표부(USTR) 중국 담당 대표보를 지낸 제프 문은 이날 경제매체 CNBC에 중국이 그동안 미국의 관세에 그나마 ‘신중한 방식’으로 대응했지만, 멍완저우 체포는 공격적인 움직임이기에 중국을 ‘보복’으로 몰아갈 수 있는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중국 법은 극히 모호하고 공식적인 해명을 들을 방법이 없기 때문에 중국에서 사업을 하는 모든 미국 기업은 취약하다”며 “그러니 사람들은 사업을 하려면 불투명한 환경에서 일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중국과 무역 전쟁을 하고 있으나 올해 10월 미국의 중국에 대한 무역 적자가 555억달러로 10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미 상무부가 밝혔다. 미국의 올해 대중 무역 적자는 벌써 4000억달러를 돌파했다. 미국의 대중 무역 적자는 5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한편, 미국에서 기술유출 혐의를 받던 저명 중국계 과학자 장서우청(張首晟) 스탠퍼드대학 교수가 갑작스럽게 사망했다. 미·중 관계에 또다른 변수가 될지 주목된다. 홍콩 빈과일보는 “장 교수가 대학 건물에서 뛰어내렸으며, 자살로 결론이 났다”고 전했다. 장 교수는 2009년 중국 정부 해외 인재 유치 프로그램인 천인계획'(千人計劃) 대상으로 선정됐다. 그는 2013년 벤처캐피털인 단화(丹華) 캐피털을 세웠지만,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단화 캐피털을 첨단기술 유출 통로로 의심해왔다.

워싱턴·베이징=국기연·이우승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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