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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종택의신온고지신] 민생국승무상뉴(民生國勝無相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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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12-06 21:25:08 수정 : 2018-12-06 21:2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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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을 받들어 돌보는 예절이 없어지면 백성들은 효심을 일으키지 않게 될 것이다(養老之禮廢而民不興孝). 옛날의 어진 목민관들은 어린이를 사랑하고 구휼할 정책에 마음을 다하지 않는 이가 없었다(古之賢牧 於此慈幼之政 靡不單心).”

다산 정약용이 저서 ‘목민심서’에서 관료의 기본자세에 대해 제시한 말이다. ‘백성 보살피기를 아픈 사람 돌보듯 하라(視民如傷)’고 가르친 다산의 애민정신을 잘 보여주고 있다. 오늘 우리 사회는 어떠한가. 거리에 내몰린 사람 등 절박한 상황이 우리의 슬픈 자화상이다.

사리가 이러함에도 21세기 초엽 적잖은 서민에게 대한민국은 ‘잿빛 미래’다. 희망 상실의 사회라는 진단이 안타깝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한국인의 행복과 행복 요인’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 국민 5명 중 1명(20.2%)은 ‘현재 불행하며 과거에 비해 나아지지 않았고 미래에도 그럴 것’이라고 답한 것이다. ‘현재도 괜찮고 미래도 대략 괜찮다’는 응답은 56.7%에 그치고 있다.

정부의 존재 이유가 그 어느 때보다 무겁다. 춘추시대 제나라의 명재상 관중은 시 ‘구변(九變)’에서 “민심이 변하는 것은 의식주에서 비롯되고 의식주로 귀결된다. (중략) 백성이 살고 국가가 승리하는 것은 서로 어긋나지 않는다(人情動變歸衣食 民生國勝無相?)”고 밝힌 바 있다.

진(晉)나라 때 관리 부현은 저서 ‘부자(傅子)’에서 백성의 삶을 보살펴야 한다며 이렇게 일러준다. “백성들로 하여금 의복을 풍족하게 해 몸을 따뜻하게 하고, 먹을 것을 풍족하게 해 배고픔을 달래고, 집을 지어 비바람을 피하게 하면 백성들은 쾌적한 생활을 할 수 있다. 천하의 정도로 백성을 보육하면 백성은 즐거운 생활을 할 수 있다(衣足以暖身 食足以充口 居足以避風雨 養以大道 而民樂其生).”

정부와 공동체가 사회안전망을 촘촘히 짜야겠다. 영하의 추위가 온몸을 시리게 하는 계절에 서민들이 온기를 느끼게 해야 하지 않겠는가. 오늘은 대설(大雪)이다.

황종택 녹명문화연구원장

民生國勝無相扭 : ‘백성이 살고 나라가 승리하는 것은 서로 어긋나지 않는다’는 뜻.

民 백성 민, 生 날 생, 國 나라 국, 勝 이길 승, 無 없을 무, 相 서로 상, 扭 어긋날 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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