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 정약용이 저서 ‘목민심서’에서 관료의 기본자세에 대해 제시한 말이다. ‘백성 보살피기를 아픈 사람 돌보듯 하라(視民如傷)’고 가르친 다산의 애민정신을 잘 보여주고 있다. 오늘 우리 사회는 어떠한가. 거리에 내몰린 사람 등 절박한 상황이 우리의 슬픈 자화상이다.
사리가 이러함에도 21세기 초엽 적잖은 서민에게 대한민국은 ‘잿빛 미래’다. 희망 상실의 사회라는 진단이 안타깝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한국인의 행복과 행복 요인’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 국민 5명 중 1명(20.2%)은 ‘현재 불행하며 과거에 비해 나아지지 않았고 미래에도 그럴 것’이라고 답한 것이다. ‘현재도 괜찮고 미래도 대략 괜찮다’는 응답은 56.7%에 그치고 있다.
정부의 존재 이유가 그 어느 때보다 무겁다. 춘추시대 제나라의 명재상 관중은 시 ‘구변(九變)’에서 “민심이 변하는 것은 의식주에서 비롯되고 의식주로 귀결된다. (중략) 백성이 살고 국가가 승리하는 것은 서로 어긋나지 않는다(人情動變歸衣食 民生國勝無相?)”고 밝힌 바 있다.
진(晉)나라 때 관리 부현은 저서 ‘부자(傅子)’에서 백성의 삶을 보살펴야 한다며 이렇게 일러준다. “백성들로 하여금 의복을 풍족하게 해 몸을 따뜻하게 하고, 먹을 것을 풍족하게 해 배고픔을 달래고, 집을 지어 비바람을 피하게 하면 백성들은 쾌적한 생활을 할 수 있다. 천하의 정도로 백성을 보육하면 백성은 즐거운 생활을 할 수 있다(衣足以暖身 食足以充口 居足以避風雨 養以大道 而民樂其生).”
정부와 공동체가 사회안전망을 촘촘히 짜야겠다. 영하의 추위가 온몸을 시리게 하는 계절에 서민들이 온기를 느끼게 해야 하지 않겠는가. 오늘은 대설(大雪)이다.
황종택 녹명문화연구원장
民生國勝無相扭 : ‘백성이 살고 나라가 승리하는 것은 서로 어긋나지 않는다’는 뜻.
民 백성 민, 生 날 생, 國 나라 국, 勝 이길 승, 無 없을 무, 相 서로 상, 扭 어긋날 뉴
民 백성 민, 生 날 생, 國 나라 국, 勝 이길 승, 無 없을 무, 相 서로 상, 扭 어긋날 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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