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제주지사는 5일 외국계 의료기관인 녹지국제병원에 대해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조건부 개원을 허가한다고 밝혔다. 영리병원 개설 내용을 담은 ‘경제자유구역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을 제정(2002년 12월)한 지 16년, 제주도와 중국 기업인 뤼디(綠地)그룹이 투자 양해각서를 체결(2011년 12월)한 지 8년 만이다. 그러나 의료 영리화에 시민단체들이 강하게 반대해 개원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충돌 원희룡 제주지사가 5일 오후 제주도청 브리핑룸에서 녹지국제병원에 대한 조건부 개설 허가 방침을 밝히고 있다. 제주=연합뉴스 |
원 지사는 “숙의형 공론조사위의 결정을 전부 수용하지 못해 죄송하다”고 사과한 뒤 “제주의 미래를 위해 고심 끝에 내린 불가피한 선택임을 양해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공론조사위의 ‘불허 권고’ 취지를 적극적으로 헤아려 ‘의료 공공성 약화’ 우려가 현실화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원 지사는 “진료과목을 성형외과와 피부과, 내과, 가정의학과 등 4개 과로 한정했고, 국민건강보험법과 의료급여법도 적용되지 않으므로 건강보험 등 국내 공공의료체계에는 영향이 없다”고 강조했다.
도청 앞에서 영리병원 개원 반대를 주장하는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도청 진입을 시도하다 경비 관계자들과 충돌하고 있다. 제주=연합뉴스 |
녹지국제병원 조건부 개설 허가 발표가 난 5일 오후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제주도청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날 제주지역 일부 시민단체들은 원 지사의 사퇴를 촉구하고 도청 진입을 시도하면서 경찰, 도청 공무원들과 몸싸움을 벌였다.
한편, 제주 녹지국제병원은 서귀포시 동흥동과 토평동 일대 제주헬스케어타운 내 2만8613㎡에 지난해까지 778억원이 투입돼 지하 1층∼지상 3층 47병상 규모로 준공됐으며, 내년 초 개원한다.
제주=임성준 기자 jun258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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