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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도, 사투리 보전·계승 나선당께

입력 : 2018-12-02 19:46:46 수정 : 2018-12-02 19:4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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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도 어휘 1만1640개 집대성/‘방언사전’ 편찬… 내년 출간 계획/ 안동선 9회째 사투리 경연대회 “꼴짱물에 깨구락지가 겁∼나게 많어(개울에 개구리가 매우 많다).”

사투리는 지역의 고유의 정서와 문화, 역사를 담고 있다. 하지만 사투리는 촌스럽고 품위 없는 말이라는 편견이 보편화된 가운데 최근 지역 곳곳에서 사라져가는 사투리를 보전·계승하기 위한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

전북도는 전라도 정도 천년을 맞아 지역민들이 사용하는 사투리 어휘 1만1640개를 집대성했다고 2일 밝혔다.

전북방언은 소리가 부드럽고 된소리가 많지 않으며 ‘겁∼나게’ 등과 같이 늘여 빼는 가락이 특징이다. 표준어의 10개 모음을 완벽하게 가지고 있는 데다 센 발음이 없어 부담 없이 받아들이는 것도 타 지역과 구별된다. 몇몇 방언은 14개 시·군별로도 차이를 보이고 있다. ‘개구리’의 경우 ‘개고리, 깨고락지, 깨구락지, 개구래기, 머구리’ 등 다양한 어형을 사용하고 있다.

전북도는 형태가 비슷한 어형을 묶어 원어를 대표형으로 삼고 그 밑에 하위 방언형을 표기하는 방식의 ‘전북지방 방언사전(사진)’을 편찬할 계획이다. 사전은 내년에 출간해 공공기관 200여 곳에 배부하고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전자책(e-Book)으로 만들어 홈페이지에 공개키로 했다.

경북 안동시는 전날 시청에서 안동사투리 경연대회를 개최했다. 이 대회는 사투리가 갖는 고유의 의미를 상실한 채 사라져 가는 것을 막고 안동의 전통을 이어가기 위한 것으로 올해로 9회째다.

경연에는 다양한 연령대 12팀이 참가해 연극, 노래 등 퍼포먼스와 사투리 실력을 겨뤘다. 평소 지역에서 쓰는 말과 행동을 무대에 옮겼을 뿐인데도 관객들은 박장대소하며 모처럼 흥겨운 시간을 가졌다. 안동시 관계자는 “지역의 문화를 이해하고 소통하는 장이자 안동사투리를 계승할 필요성을 공감할 수 있게 된 자리였다”고 말했다.

제주도 가수 양정원(51)씨는 제주사투리로 불러 인기를 얻고 있다. 중학교 때부터 기타 동아리에서 활동한 그는 고교 시절부터 대중가요를 제주어로 개사해 부른 이후 30여년간 만든 노래는 ‘폭낭거리’(팽나무거리) 등 50여 곡이나 된다. 양씨는 “초기에는 투박하다거나 촌스럽다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이제는 옛 추억을 떠올리며 즐거워한다”며 “제주어를 보전하고 향수를 느끼게 하는 데는 노래만큼 좋은 게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주·안동=김동욱·전주식 기자 kdw763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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