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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세계 무기시장 거상으로 부상… 美 경계 부른다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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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11-25 08:00:00 수정 : 2018-11-24 23:4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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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의욕적으로 추진 중인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 해상 실크로드) 전략과 함께 세계무기시장의 거상(巨商)으로 부상하고 있다.

일본 요미우리(讀賣)신문은 “중국 군수산업이 세계 병기시장에서 급속하게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며 “시진핑 정권이 군민융합(軍民融合) 슬로건 아래 민간 기술이나 노하우를 빨아올리는 것에 대해 미국 측의 경계감을 부르고 있다”고 23일 보도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EPA·연합뉴스
신문에 따르면 지난 6∼11일 중국 광둥(廣東)성 주하이(珠海)에서 개최된 중국국제항공우주박람회에는 43개국·지역에서 군수 관련 기업 770여개 등이 참가했다. 박람회 기간 체결된 계약은 212억달러(약 20조4000억원)를 넘었다고 한다.

개막 첫날 수많은 관계자가 지켜보는 가운데 젠(殲·J)-10B 전투기, J-20스텔스 전투기 등 중국 국산 군용기가 굉음을 울리며 차례로 하늘을 비행했다. 개도국 관계자들이 눈을 떼지 못한 것은 옥내에 전시된 현재 개발 중인 최신예 스텔스 무인정찰기 차이훙(彩虹·CH)-7의 실물 모델이었다.

중국이 개발 중인 CH-7 스텔스 무인기 모델.
바이두 캡처
◆중국 무기수출 급성장

말레이시아의 중국어 매체 신츄데일리(星洲網·중국명 싱저우왕)에 따르면 지난 4월 중동 예멘에서 있었던 반정부 무장세력 지도자에 대한 공격에 사용된 무기가 중국제 무인기였다. 혼란이 계속되는 중동이나 아프리카 내전에서는 미국제 무기보다 저렴한 중국제가 사용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한다.

무기수출국으로서의 중국의 영향력도 날로 확대되고 있다. 스웨덴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SIPRI)가 지난 3월 발표한 2013∼2017년 국제 무기거래에 따르면 중국의 수출은 지난 2008∼2012년 5년에 비교해서 38% 증가해 미국, 러시아, 프랑스, 독일에 이어 5위를 차지했다. 수출선도 48개국으로 광범위하고, 구입국 순위는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알제리 순이었다. 거대 경제권 구상인 일대일로의 연안국에 해당하는 동남아시아나 서남아시아, 중동 등에 대한 수출이 눈에 띈다. 태국 해군의 경우 중국제 잠수한 3척을 10억달러에 구입할 것을 결정했다.

세계 군수업계에서 중국세(中國勢).
요미우리신문
중국 국방대학 자료에 따르면 2015년 2월 일대일로를 둘러싼 안전보장을 주제로 개최 된 이 대학의 내부회의에 참석한 군수 기업 경영진들은 “군수 무역이 일대일로 전략의 추진자”라는 발언을 쏟아냈다. 영국 조사기관인 국제전략연구소(IISS)가 지난 8월 발표한 세계군수기업 판매순위 22(2016년)에는 중국 기업 8개사 이름을 올렸다.

중국 군수 기업의 수준 향상도 현저하다. 영국 조사회사 IHS 제인이 지난해 11월 공표한 아시아태평양지역의 군수 산업능력 지표에서는 중국이 일본, 호주, 한국을 누르고 1위를 차지했다. 이 지표는 군수산업의 제조나 설계, 보수(補修) 등 항목의 능력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0∼5점 사이의 점수를 줘 평가한다. 미국 잡지 내셔널 인터레스트(전자판)는 지난달 “중국의 기술은 발전도상에 있지만 이런 경향이 계속 이어지면 메이드인 차이 나(Made in Chna)가 군사 하드웨어에서 품질을 판단하는 기준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아시아태평양지역 군수산업 능력 순위.
요미우리신문 캡처
◆미국의 경계감

중국 군수산업 전체를 끌어올리고 있는 것은 소위 군민융합의 움직임이다. 군민융합은 ①민참군(民參軍)으로 불리는 민간기업의 군사 분야 참가 ②군전민(軍轉民)이라고 하는 군수기업 보유 기술의 민생이용, 이 두 가지 목표를 양대 축으로 하고 있다. 시진핑 정권은 특히 기술력이 높은 민간기업의 군수산업 참여를 통해 군사분야의 이노베이션 능력을 대폭 향상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중국 미디어에 따르면 예전에는 대형 국유기업뿐이었던 군의 구입 거래선으로 현재 3000여개의 민간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시진핑 주석은 지난 3월 중순에 “군민융합발전 전략의 실시는 새로운 시대의 군사력 강화 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필연적인 선택이다”고 밝혔다. 

중국의 J-20 스텔스 전투기.
바이두 캡처
“군민융합에 의해 가장 선진적으로, 세계를 리드하는 기술력을 군대와 국방 건설에 투입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그렇게 해야만 우리 나라(중국) 무기 장비는 세계 톱으로 우뚝 서게 된다.” 중국 매체 과학일보( 科學日報)는 지난 3월 군사과학원 군민융합연구센터 위촨신(于川信) 비서장 발언을 전했다.

군민융합의 결과로 군과 민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중국 군사분야의 불투명이 심각해지는 것은 피할 수 없다. 중국 군수산업의 움직임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경계감을 보인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 8월 안전보장상의 리스크를 이유로 중국군 계열 기업 등 44개 회사·기구를 수출규제대상에 추가했다. 방공미사일시스템이나 위성개발을 담당하는 중국항천과공집단(中國航天科工集團)의 연구원이나 중국전자과기집단(中國電子科技)의 연구소 등이 포함됐다.

10월 말에는 중국 반도체 메이커인 푸젠성진화집성전로(福建省晉華集成電路·JHICC)를 수출 제한 목록에 올린다고 발표했다. 이 회사의 신제품에 의해 미국 반도체 업계가 위협을 받으면 미국군 장비 등에 지장을 주는 안전보장상의 중대한 리스크가 된다는 판단에 의한 것이다. 신문은 이에 대해 “중국 측의 군사이용에 대한 위기감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신문은 그러면서 “민간기업 기술이 군사 분야로 빨아올려질 가능성이 있는 이상 중국 기업과 협력관계에 있는 일본기업의 제품이나 기술이 군사적으로 전용될 리스크도 커지고 있다”며 “일본은 앞으로 관민연휴(官民連携)로 경계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도쿄=김청중 특파원 c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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