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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사는 1인가구, 내 몸은 내가 지킨다 [김현주의 일상 톡톡]

입력 : 2018-11-18 06:00:00 수정 : 2018-11-17 09:0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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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보충용 제품 시장에서도 대세는 '나홀로족'? / 바야흐로 '솔로 이코노미' 시대…2020년에는 600만명 이를 전망
1인 가구 수가 560만명을 넘어서는 등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이들의 신체·정신적 건강상태는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체적으로 주거 불안감, 영양 불균형 등에 시달리고 있었는데요. 우울증 등 정신건강까지 악화된 경우도 더러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현재 1인 가구의 가장 큰 문제점은 식생활이었습니다. 1인 가구는 다가구에 비해 외식이나 결식이 잦았는데, 특히 연령별 1인 가구 영양 상태를 조사한 결과 2030대와 60대 이상 연령층에서 영양섭취 부족자 비율이 높았습니다.

보통 1인 가구라고 하면 영화나 드라마 속 자유롭고 화려한 '싱글 라이프'를 떠올리기 쉽지만, 사실 그 이면에는 혼자 사는 어려움도 만만치 않습니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은 "1인 가구는 다인가구에 비해 혼밥하는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고 혼자 식사하는 경우 라면 등으로 대충 끼니를 해결한다"며 "1인 가구의 만성질환율, 외래진료경험률, 입원율 등은 다인가구에 비하여 전반적으로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가정간편식 등 인스턴트 위주의 식단은 영양 불균형을 초래하기 쉽습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1인 가구는 다인 가구에 비해 적절한 영양을 섭취하지 못하고 있으며, 칼슘·칼륨·비타민C와 같은 필수 영양소 섭취 비율은 기준의 80%에 그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특히 간편 식단에는 나트륨이 과도하게 들어있는데, 간편 식품을 한 끼만 섭취해도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정한 나트륨 1일 권장량 2000mg에 근접하게 됩니다. 나트륨을 과다 섭취할 경우 체내에 있던 칼슘이 몸 밖으로 빠져나갈 수 있습니다. 뇌졸중, 고혈압, 심장병 등 성인병의 위험이 있고, 위암 발생 위험도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건강은 한 개인 삶의 질뿐 아니라 국가 재정에 영향을 주는 중요한 요인이라며 1인 가구의 건강한 삶을 위한 식생활 환경 개선과 대응 정책이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1980년대 전체 가구의 4.8%에 불과하던 1인 가구는 2015년 전체 가구의 27.2%를 차지하며 국내 가구 구성 중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이것으로 모자라 2020년에는 전체 가구의 약 30%에 육박하는 비율로 그 수가 6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에 없던 1인 가구 증가 추세와 이들의 라이프 스타일은 의식주와 관련한 모든 산업에 영향을 미치면서 1인 가구를 새로운 소비 주체로 부상시키고 있다.

1인 가구는 주거비용, 기본생활용품 소비 등 고정지출 규모가 다인 가구보다 크다. 최근 이들의 소비력을 바탕으로 생겨난 시장을 ‘솔로 이코노미(Solo Economy)’라 부르며, 시장에는 그들을 위한 맞춤형 상품이나 서비스가 연이어 출시되고 있다.

◆1인 가구 '혼밥'이 불러일으킨 영양 섭취시장 변화

1인 가구의 일상을 담으며 시작한 관찰 예능 MBC <나 혼자 산다>는 전국민적 사랑을 받는 대세 프로그램이 됐다. 방송에서는 혼자 무엇이든 해결하며 살아가는 1인 가구의 삶을 보여주며 젊은층의 공감을 샀다.

매일 혼자서 끼니를 해결해야 하는 1인 가구 특성상 1인 가구 생활 중에서도 가장 주목받는 부분은 단연 식생활이다.

혼자 식사를 하거나 술을 마시는 활동을 일컫는 ‘혼밥(혼자 먹는 밥)’, ‘혼술(혼자 마시는 술)’은 이제 젊은 세대에게는 매우 익숙한 용어가 됐다.

네이버, 카카오 등 주요 포탈사이트에 ‘혼밥’을 검색하면 혼자 해먹기 간편한 ‘혼밥 레시피’부터 혼자 식사하기 좋은 식당을 추천하는 ‘OO동 혼밥’, ‘혼밥 식당’까지 다양한 콘텐츠를 확인할 수 있다.

배달음식을 주문하는 어플리케이션(앱)에는 1인 가구를 위한 코너가 따로 생겼을 정도다. 소포장 형태의 가공식품을 판매하는 편의점 형태 소규모 유통 체인의 성장도 두드러진다.

최근 소규모 유통 체인을 통해 △찌개·볶음밥용 간편야채 △미니 사이즈 생수 △2장만 포장된 식빵 등 1인 가구만을 위한 소포장 식품이 출시되며 각광받고 있다.

◆엄마가 챙겨주는 멀티비타민? No

1인 가구 증가와 이들의 소비 패턴은 영양보충용 제품 시장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통적인 가정에서 주부 등 특정한 사람이 온 가족 영양 공급을 책임지던 것과 달리 자기 스스로 건강을 챙기는 사람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을 위해 건강기능식품을 구입하는 소비자를 뜻하는 ‘건강기능식품 본인 구매 비율’은 2012년 58.3%에 불과했지만 2016년 72.5%로 증가했다.

이는 건강 관리에 관심을 갖는 2030대 증가와 자신을 위해 영양보충용 제품을 구입하는 5060대가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1인 가구의 주된 소비 특징은 개인화·간편화·다양화이다.

이에 발맞춰 해외 건강기능식품 시장에서는 소비자들의 다양한 기호와 요구에 맞춰 제품의 맛과 형태를 변형하는 ‘제품의 다양화’와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라 나이, 성별 등에 알맞은 영양성분을 갖춘 ‘맞춤형 제품’이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1인가구 영양보충용 아이템 키워드, 개인화·간편화·다양화

1인 가구는 가족끼리 다 같이 하나의 영양보충용 제품을 나눠 먹던 예전과는 달리, 자신의 영양보충을 위해 제품을 구입해 무엇보다 본인의 영양 요구량과 맞는 제품인지를 고민하게 된다.

글로벌 멀티비타민 브랜드 센트룸은 성인 남녀의 상이한 영양 요구량에 따라 과학적으로 설계한 맞춤형 멀티비타민 ‘센트룸 포 맨’, ‘센트룸 포 우먼’을 선보이고 있다. ‘센트룸 포 맨’은 여성에 비해 신체 크기가 크고 에너지 사용량이 많은 성인 남성의 영양 요구량을 고려해 비타민B1, 마그네슘이 여성용 제품 대비 더 많이 함유되어 있다. 반면 ‘센트룸 포 우먼’은 생리를 통한 혈액 손실, 가임기 및 임신 여성의 영양 요구량을 고려해 철분과 엽산이 남성용 제품 대비 더 많이 함유돼 있다.

헬스앤드뷰티(H&B) 스토어가 그동안 뷰티시장에서 다진 입지를 바탕으로 건강기능식품으로까지 영역을 넓히고, 제약사들은 H&B 스토어를 건강기능식품 판로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올리브영을 건강기능식품 판로로 활용하고 있는 제약사는 한국화이자(센트룸), 종근당(락토핏), 유한양행(뉴오리진) 등이다.
영양보충용 제품 시장에 등장한 스틱형 제품의 등장은 간편화 트렌드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스스로 건강을 챙기는 2030대의 건강기능식품 섭취가 증가하면서 다양한 영양보충용 시장 영역에서 스틱형 제품이 큰 인기를 얻었으며, 간편하게 섭취할 수 있는 소포장, 파우치 형태의 제품 판매도 증가했다.

이러한 트렌드를 반영해 편의점 씨유(CU)에서는 한 봉지, 한 포 단위로 구입 가능한 소포장 건강 관련 식품 전용 진열 코너인 ‘CU헬스존’을 론칭한 바 있다. CU는 이 코너를 통해 푸트테크 스타트업 이그니스와 손잡고 현대인에게 꼭 필요한 영양소를 한 포에 담은 ‘오늘의 간’, ‘오늘의 힘’, ‘오늘의 장’ 시리즈를 선보이고 있다.

정제형 제품이 주를 이루는 영양보충제 시장이지만, 최근에는 소비자의 요구와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해 젤리(Gummy), 츄어블(Chewable) 등 다양한 제형의 제품들이 출시되고 있다.

KGC 인삼공사는 2030대 여성 소비자를 겨냥해 젤리스틱 형태의 건강기능식품 ‘화애락 에너제틱’을 출시했다. 6년근 홍삼에 식이섬유를 더해 홍삼의 기능뿐만 아니라 배변활동에도 도움을 준다.

셀바이오텍은 야외 활동이나 여행 중에도 쉽게 가지고 다니며 섭취할 수 있는 프로바이오틱스 ‘듀오락 스탑 츄어블’을 선보이고 있다. 한 알씩 개별 포장된 형태에 물 없이도 간편하게 씹어서 섭취할 수 있어 가지고 다니며 필요할 때마다 쉽게 섭취할 수 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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