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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왜 백인처럼 말해?”… 이 물음이 화두가 됐다

입력 : 2018-11-17 03:00:00 수정 : 2018-11-16 20:3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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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셸 오바마 자서전 국내 출간
미셸 오바마 지음/김명남 옮김/웅진지식하우스/2만2000원
비커밍 Becoming 미셸 오바마 자서전/미셸 오바마 지음/김명남 옮김/웅진지식하우스/2만2000원


오바마 전 미국대통령 부인 미셸 오바마의 자서전 ‘비커밍’(Becoming)이 국내 처음 출간됐다. 역대 미 대통령 부부 자서전 사상 최고액(730억원 추정) 판권이다. 예약 판매만으로 아마존 1위에 올랐다. 최근 전 세계 31개 언어로 동시 출간됐다. 어린 시절 가족 이야기와 학창 시절 오바마를 만났던 추억, 여성들의 롤모델로 거듭나기까지 여정을 유머러스하게 담아냈다.

그녀는 인종·계층·성별 등 최악의 조건 속에서 성장했지만, 이제는 상당한 정치적 영향력을 지닌 인물로 평가받는다. 미셀의 이야기는 어릴 적 살았던 사우스사이드(South Side: 시카고 흑인 구역)에서 시작된다. 사우스사이드는 원래 백인과 흑인들이 어울려 살던 동네였으나, 차츰 백인들이 떠나면서 가난한 흑인 마을로 변했다. 남들보다 두 배 이상 잘해야 절반이라도 인정받는 미국 흑인의 현실을 어린 미셸은 깨달아갔다.

열 살 미셸에게 어느 날 친구는 “넌 왜 백인 여자애처럼 말해?”라고 물었다. 이 순간 미셸은 “내 인생의 숙제를 직감했다”고 되새겼다. 가난한 출신의 흑인 여성이라는 세 겹의 질곡 속에 태어났지만, 성실함을 유지하며 남모르게 노력했다. 책에서 미셸은 권력자답지 않은 소탈한 일상의 모습을 자세히 소개한다.

미셸은 퍼스트레이디라는 아름다운 꽃을 거부했다. 백악관을 모두에게 열린 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건강한 식단을 알리기 위해 텃밭을 일궜다. 못된 식품회사들과 싸웠고, 총기 사건이 빈발하는 사회에 경종을 울렸다.

그녀 말마따나 퍼스트레이디는 공식 직함도 아니고 연봉도 없다. 하지만 자신에게 주어진 여건을 최대한 활용해 세상을 조금씩 개선해나갔다.

책에서 미셸은 트럼프 대통령을 인종주의자, 여성혐오자로 신랄하게 비판했다. “저들이 저열하게 가더라도, 우리는 품위를 지킵시다”라며 지지자들을 다독이곤 했다. 트럼프가 당선된 뒤 트럼프의 승리를 인정하고 싶지 않았던 속내도 고백한다. 그러나 임기를 다하면서 인수인계에 최선을 다했다고 밝혔다. 남편이 대선에서 이기고 대통령직을 수행하는 과정을 그리면서, ‘행동하는 퍼스트레이디’로 고유의 정치적 입지를 확보한 일화도 전한다. 워싱턴 정가에선 2020년 미셸의 대권 도전설이 거듭 퍼져나오고 있다.

정승욱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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