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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계적 소통' 표방에도… "韓·美 간 대북정책 엇박자" 지적

입력 : 2018-10-31 18:53:57 수정 : 2018-11-01 10:4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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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워킹그룹 설치 배경은/美 “제재이행·남북 협력 조율 강화”/韓 “평화프로세스 전반 긴밀 논의”/양국 의미 설명에 미묘한 견해차/전문가들 “이도훈·비건라인 있는데/따로 만들어… 조율 잘 안 된다는 뜻”/비건, 비핵화 협상 시간표 제시한 듯 한·미가 가동하기로 한 ‘워킹그룹’은 본격 북·미 협상에 들어서기 전 대북 문제를 둘러싸고 ‘속도차’ 논란이 제기된 한·미 간 결속을 다지고 대외적으로 빈틈없는 공조를 과시하는 성격이다. 정부는 “워킹그룹의 화두는 ‘소통’”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역으로 워킹그룹 가동 자체가 현재 대북 문제 관련 한·미의 견해차를 드러낸다는 지적도 없지 않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29일 청와대에서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면담하고 있다.
자료사진
◆“워킹그룹 화두는 ‘소통’”… 성격에는 한·미 견해차도

외교부 당국자는 31일 “(워킹그룹의 역할은) 한·미 간 소통을 잘 하고, 빈번하게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청와대도 ‘한·미 사이 보다 긴밀한 논의를 하기 위한 기구’라는 점을 강조했다. 미국으로서도 본격적인 북·미 협상에 들어가기 앞서 한·미 입장이 다르지 않다는 점을 북한을 비롯한 관련국에 강조할 필요가 있다.

그럼에도 양국이 설명한 워킹그룹의 의미에는 미묘한 견해차가 읽힌다. 로버트 팔라디노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비핵화 노력과 제재 이행, 유엔 제재를 준수하는 남북 간 협력에 대한 긴밀한 조율을 강화하는 것’이 워킹그룹의 목적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반면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워킹그룹을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프로세스 전반’에 대해 한·미가 긴밀한 논의를 하는 기구라고 정의했다.

정성윤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워킹그룹에 대한 한·미의 속내는 다를 수 있다”며 “미국은 한국을 미국이 주도하는 대북 제재와 협상의 틀 속에 묶어두기 위해, 한국은 미국을 (남북관계 개선 등과 관련) 설득하기 위해 각자 전략적 선택을 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워킹그룹의 주무부처는 우리 외교부와 미 국무부지만 양국 다른 부처 관계자가 참여할 가능성도 있다고 외교부 당국자는 설명했다. 제재 관련 논의가 이뤄질 경우 경제 부처 관계자가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
‘태극연습’ 진행상황 점검 31일 군 관계자들이 합동전쟁수행모의본부(JWSC)에서 실시 중인 2018 태극연습 진행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합참은 29일부터 11월 2일까지 진행되는 2018 태극연습을 계기로 그동안 비공개로 운영된 JWSC를 이날 공개했다.
합참 제공
◆“우리 정부 먼저 제안” vs “워킹그룹이 불협화음 증거”

이날 워킹그룹 설치와 관련한 미 국무부 발표가 앞서 나오면서 일각에선 미국이 한국 정부를 압박할 목적으로 워킹그룹을 제안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누가 먼저 제안했나’를 두고도 갑론을박이 오갔다. 외교부 당국자는 “수개월 전 우리 정부가 (먼저) 제안했다”고 일축했다. 수개월 논의가 있었으며, 본격 북·미 협상을 앞두고 최종 합의를 이뤄 발표했을 뿐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워킹그룹 설치 배경을 두고선 여러 얘기가 오간다.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객원연구위원은 “워킹그룹 설치 자체가 역으로 한·미 간 조율이 잘 안 된다는 뜻”이라고 꼬집었다. 워킹그룹을 이끌어갈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스티븐 비건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이미 북핵 문제 관련 협상 파트너인데 따로 틀을 만드는 것 자체가 새삼스럽다는 뜻이다.

비건 대표는 이번 방한에서 외교·통일부 장관 말고도 대통령 비서실장·국가안보실장에 이어 방북 특사단이었던 윤건영 국정상황실장까지 만나고 돌아간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두고 한국 내 실무 외교라인 외에 대북정책을 다루는 또 다른 라인이 작동한다는 점을 미국이 의식했다는 해석도 나왔다. 한편 비건 대표는 방한 중 우리 측에 잠정 북·미 비핵화 협상 타임테이블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 문제 관련 한국정부 협조를 이끌어내고 한·미의 빈틈 없는 공조를 요청하는 차원이라는 분석이다.

홍주형·박성준 기자 jhh@segye.co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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