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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가 보낸 기사는 'AAA' 표시… 댓글작업 최우선"

입력 : 2018-10-29 19:33:38 수정 : 2018-10-29 23:5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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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루킹 측근, 金지사 첫 공판서 증언 / 텔레그램 대화에 기사 주소 올려 / “국정농단 파문 직후 킹크랩 시연 / 金 방문 다음날 사용 허락 알게 돼” / 金지사 “재판 통해 진실 밝힐 것” / 시연회 참석 의혹엔 “질문 잘못돼” 포털 댓글 조작 혐의로 기소된 김경수 경남지사의 첫 공판에서 “김 지사가 ‘드루킹’ 김동원씨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한테 보고를 했다”는 증언이 나와 파장이 예상된다. 증인으로 나온 드루킹 측근은 “김 지사가 보낸 기사 댓글 조작 작업을 최우선으로 했다”고도 했다. 하지만 김 지사는 “진술 신빙성이 떨어진다”며 의혹을 모두 부인했다.

2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32부(부장판사 성창호) 심리로 열린 공판은 드루킹 측근 양모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그는 “김 지사가 문 대통령에게 드루킹 관련 보고를 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1월 김 지사가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사무실을 세 번째로 찾았을 때 경공모 회원 약 10명과 미팅을 했고 이 자리에서 “(당시 후보 신분인) 문 대통령에게 드루킹과 경공모 관련 보고를 했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양씨는 “김 지사가 문 대통령에게 보고했고 경공모 거사에 방해가 있으면 자신이 책임지고 방어해주겠다고 했느냐”는 허익범 특별검사팀의 신문에 “기억에 있다”고 답했다. “선플(좋은 댓글) 활동과 관련해 공권력이 방해할 때 막아주겠다고 한 것이냐”는 변호인 측 질문에는 “그렇게 인식했다”고 말했다.

김경수 경남지사가 29일 ‘드루킹’ 댓글 조작 공모 혐의와 관련한 첫 공판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 들어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또다른 증인인 드루킹 측근 박모씨는 “드루킹이 경공모 주요 회원들이 보는 메신저 서비스 텔레그램 대화방에 댓글 조작을 할 기사 인터넷 주소(URL)를 종종 올렸고, 이 중 김 지사가 보낸 기사는 ‘AAA’로 적었다”고 말했다. 박씨는 “(A를 3번 쓴 것은) 김 지사가 보냈다는 의미로 우선 작업하라는 뜻”이라고 말했다.

김 지사가 메신저로 드루킹에게 URL을 보내면 드루킹이 1분 이내에 이를 경공모 회원들의 메신저 방에 옮겨놓은 정황도 공개됐다. 이때 드루킹은 “A다 얘들아” “이거 놓쳤다, 빨리 처리해라” “AAAAA” 등 표현을 썼다고 특검팀은 설명했다.

박씨는 박근혜정부 국정농단 파문이 불거진 직후인 2016년 11월 드루킹이 김 지사에게 킹크랩 운용을 시연했고 허락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조기 대선 실시를 염두에 두고 여론조작에 나선 것이란 의심이 드는 대목이다. 그는 “(김 지사가 사무실을 방문한 날) 경공모 브리핑을 하던 도중 드루킹이 내게 ‘김 지사와 단둘이 할 이야기가 있으니 나가라’고 했고 이 과정에서 킹크랩 시연이 이뤄진 것으로 안다”고 했다.

`드루킹` 댓글 조작 공모 혐의를 받는 김경수 경남지사가 첫 공판을 받기 위해 29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김 지사 측은 두 측근들 진술의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김 지사 측 변호인은 드루킹이 구치소에서 작성한 노트를 증거로 제출한 뒤 “(노트에) 공범들이 수사 대응을 논의한 내용이 기재됐다”며 “드루킹 지시에 따라 공범들이 허위 진술한 내용이 특검 조사 때도 일부 확인돼 진술 신빙성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박씨도 “수사 과정에서 허위 진술을 한 적 있느냐”는 변호인 질문에 “예”라고 답했다.

김 지사는 기자들이 킹크랩 시연회 참석 의혹을 묻자 “질문부터 잘못됐다”며 “본 적도 없고 사실관계도 다르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 지사는 드루킹 일당과 공모해 2016년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제19대 대통령선거 승리 등을 위해 킹크랩을 이용한 불법 여론조작을 벌인 혐의로 특검팀 수사를 받고 재판에 넘겨졌다. 이날 김 지사가 법정에 들어서자 방청석의 지지자 일부가 “지사님 힘내세요”라고 외치기도 했다.

염유섭 기자 yuseob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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