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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욱칼럼] 美 중간선거 후 북핵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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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10-28 23:03:54 수정 : 2018-10-28 23:0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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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핵화 로드맵·한반도 정세변화 / 내주 선거 결과에 밀접한 연관 / 공화당 패배 땐 동력 상실 우려 / 답보국면 일거에 해결 기대 금물  미국 중간선거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대통령 선거도 아닌 연방 상·하원과 주지사를 교체하는 선거를 서울에서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 이유는 두 가지다. 우선 통념적이지 않은 지도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020년 재선에서 승리할 발판을 구축할지 여부다. 역대 어떤 중간선거보다도 공화·민주당 지지자의 극단적인 결집으로 높은 투표율이 점쳐지는 이번 선거는 ‘증오와 분노’의 대결이 될 것이다. 어느 쪽이 증오와 분노를 더 적극적으로 표출할 것인가가 승패의 관건이 되는 희귀한 미국 선거의 사례가 될 것이다. 만약 국내 현안이 판단 기준이 되는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참패하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민주당의 탄핵 시도가 본격화할 것이다. 하지만 승리하면 ‘미국 우선주의’(American first)가 심화하며 미국 국내는 물론 국제정세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바로 국제정세에 대한 향후 트럼프 대통령의 대응이 우리의 관심사항이다. 특히 북핵 폐기를 둘러싸고 2019년 황금돼지띠 해에 어느 길로 방향을 잡을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남성욱 고려대 행정대학원장 전 국가안보전략연구원장

2차 트럼프·김정은 북·미정상회담이 내년으로 미뤄진 상황에서 중간선거 결과는 분명히 북핵 폐기 로드맵과 한반도 정세 변화와 밀접하게 연계될 수밖에 없다. 먼저, 경우의 수는 2개와 4개다. 경우의 수가 복합적으로 결합되면 미래 시나리오는 다양해질 수밖에 없다. 전자의 2개는 공화당의 승리와 패배 시나리오다. 4개는 북핵 결론에 관한 시나리오다. 북·미 양측 지도자의 결단을 통해 비핵화가 이루어지는 ‘최선의 시나리오’다. 2019년 노벨평화상 수상이 사전에 확정되는 시나리오다.

이어, ‘그럭저럭 버티기 시나리오’다. 총론적인 정상 간 합의는 각론에서 이행 단계별로 악마가 나타나 진전을 이루지 못하는 필연적인 결과를 초래한다. 그렇지만 양측 누구도 회담장을 박차고 나가지는 못하는 상황이다.

다음으로, ‘지지부진 시나리오’다. 회담이 그럭저럭 버티다가 어느 순간에 동력을 상실하기 시작한다. 종전선언과 신고와 사찰·검증의 교환을 둘러싸고 북·미 양측이 기 싸움을 벌이다가 장기전에 들어가면 회담 회의론이 확산할 것이다. 양측이 상대에 대한 기대를 접고 각자 핵개발 가속화와 본격적인 제재와 압박을 가동하는 시점이 도래할 수 있다. 북한은 비핵화 회담의 진행기간에도 핵무기의 소형화·다종화·경량화를 달성하고 실전배치 수준에 도달했다. 점차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이 늘어지자 ‘핵 있는 평화론’을 내세우며 핵보유를 기정사실화하는 파키스탄 모델로 방향을 선회함으로써 핵협상은 미궁에 처하는 시나리오다.

마지막으로, 최악의 시나리오는 회담 무용론이 확산되는 시나리오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간선거에 집중하면서 2차 북·미정상회담은 내년으로 연기됐다. 회담 시기는 내년 초로 보도됐지만 정확한 시점은 하늘도 모른다. 평양은 빠를수록 좋지만 핵심의제가 미완인 상태에서 조기 개최가 능사가 아닌 점은 백악관도 인식하고 있다. 특히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패배한다면 2차 북·미정상회담의 실효성이 줄어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무역전쟁을 심화하면서 내정에 집중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대규모 외신을 불러 모으는 포토촬영용 회담을 서두를 이유는 없다는 것이 백악관 외교안보 참모의 전략이다. 다만 사태가 악화하지 않도록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으로 하여금 ‘평양 관리’에 집중할 것이다. 시간이 흘러 내년 상반기가 지나면서 ‘그럭저럭 버티기’ 시나리오는 ‘슬로 시나리오’로 무게중심을 옮길 가능성이 커진다. 너무나 먼 내년 상반기를 예측하는 것이 한계가 있지만 양측이 상대를 알아가는 상견례 과정을 마치고 상태의 진면목을 파악했다면 혼인이나 혹은 파혼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시점이 임박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비핵화의 ABC 단계인 신고 및 사찰·검증에 한걸음도 내딛지 못하는 2018년 답보국면이 2019년에 일거에 해결될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추운 겨울 한강의 세치 얼음이 한나절 햇볕에 녹지 않는다는 사실을 망각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남성욱 고려대 행정대학원장 전 국가안보전략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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