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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연합공중훈련' 유예… 美, 비핵화 협상 뒷받침

입력 : 2018-10-21 18:17:08 수정 : 2018-10-21 18: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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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 국방장관 회담 성명 발표/고위급대화·정상회담 거론 상황서/‘대규모 훈련 땐 北 반발 초래’ 의식/ 연합 작전 능력 저하 등 우려 제기/ 韓, 12시간 만에 확인 ‘뒷북대응’/ 軍, 北 자극 않는 방안 美와 검토/ 대대급 한·미해병대 훈련은 실시 한·미가 오는 12월 초로 예정된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에이스’(Vigilant ACE) 시행을 뒤로 물렸다. 미 국방부 데이나 화이트 대변인은 지난 19일(현지시간) 싱가포르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ADMM-Plus)를 계기로 열린 한·미 국방장관 회담 직후 성명을 통해 “정경두 국방부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국방부장관은 북한 문제에 외교적 과정을 지속할 기회를 주고자 비질런트 에이스 시행을 유예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작년 한·미 연합공중훈련 한·미 연합공중훈련인 비질런트 에이스(Vigilant ACE) 훈련이 열린 지난해 12월 6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주한미공군 오산기지에서 F-16 전투기들이 출격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비질런트 에이스와 관련해 한·미 공군은 이달 초 회의를 열어 참가 전력 등 세부적인 사항을 논의하며 훈련 준비에 한창이었다. 지난주 공군이 국정감사 자료에 비질런트 에이스 훈련을 “12월 첫주, 참가전력 한·미 협의 중”이라고 언급한 것도 이런 이유다.

미측이 비질런트 에이스 유예를 발표한 것은 북·미 비핵화 협상 기조를 이어가려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의지로 해석된다. 앞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은 지난 7일 방북, 북한과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사찰 등에 합의했다. 이후 북·미 고위급 대화와 2차 북·미 정상회담 등이 거론되는 등 국면은 훈련시기 조정 내지 연기에 무게가 실렸다. F-22와 F-35A 등 한·미 공군의 전투기 200여대가 참가하는 대규모 연합공중훈련이 예정대로 진행될 경우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은 농후했다. 실제로 북한은 지난 5월 연합공중훈련 ‘맥스 선더’(Max Thunder)가 실시되자 이에 반발, 남북 고위급회담 중단을 선언한 바 있다.

지난해 진행된 한미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에이스`
이번 합의로 오는 연말까지 미군 장비가 대거 전개되는 대규모 연합훈련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북·미 간 비핵화 협상과 남북관계 측면에서는 다행이랄 수 있다. 문제는 훈련 유예 발표 과정에서 보인 한·미 간 공조다. 미국 측이 비질런트 에이스 유예를 발표한 직후 12시간여 만인 20일 오후에야 국방부가 관련 사실을 확인해 ‘뒷북 대응’ 논란을 빚은 때문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회담에서 매티스 장관이 비질런트 에이스 유예를 제의하자 정 장관이 군사 대비태세 유지를 위한 대안의 필요성을 밝혀 추가 협의를 하기로 한 상황에서 미 국방부가 훈련 유예를 먼저 발표했다”고 해명했다. 이를 두고 북한이 비질런트 에이스에 대해 문제 삼기 전 ‘비핵화 촉진을 위한 한·미 연합훈련 중단’ 기조를 조기에 재확인, 협상 틀을 유지하려는 트럼프 행정부의 전략이라는 해석과 함께 정작 우리 군은 한·미 간 공조에서 틈을 보인 것 아니냐는 평가다.

훈련 유예를 놓고 일각에선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훈련이 중단된 상황에서 연합작전능력 저하 등 한·미동맹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군 당국은 북한을 자극하지 않고도 연합방위태세를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을 미군 측과 함께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비질런트 에이스 유예와 관련해 “한·미 간 지휘통제시스템이나 데이터링크 등을 활용해 미군 전투기를 한반도에 전개하지 않고도 유사한 훈련 효과를 거둘 수 있는 3~4가지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며 “이달 말쯤 세부안을 확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르면 다음달 초부터 실시될 대대급 한·미 해병대 연합훈련(KMEP)과 태극훈련을 비롯한 한국군 차원의 독자훈련은 예정대로 실시된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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