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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깊어질수록 … 더 무거워지는 포수의 어깨 [송용준 기자의 엑스트라 이닝]

입력 : 2018-10-17 21:03:33 수정 : 2018-10-17 21: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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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수리드·도루저지 등 책임 막중/한 번 실수로 경기흐름 바뀌곤 해/최근 다저스 그란달·KIA 김민식/포구 등 실책 연발 ‘비난의 화살’ 야구에서 포수만 유일하게 홈플레이트가 아닌 그라운드를 바라보며 수비한다. 선수들의 움직임 전체를 지켜보는 야수이기에 책임이 막중하다. 가장 중요한 역할은 투수리드다. 여기에는 볼배합뿐 아니라 안정적인 포구와 블로킹 등이 포함된다. 도루 저지와 타구 수비능력도 요구된다. 아울러 적시타를 쳐내는 타격감까지 갖추면 금상첨화다.

포수는 활동량도 다른 야수보다 훨씬 많다. 무거운 장비를 매고 앉았다 일어섰다를 반복하고, 온 몸으로 공을 막아내는 모습은 안쓰러울 정도다. 하지만 포수의 가장 큰 고충은 잘하다가 한 번만 실수해도 치명적이라는 점이다. 포수가 공을 놓치면 주자들의 진루를 유발해 경기 흐름이 바뀌곤 한다. 

그란달
유독 올해 가을야구에서 포수의 실책이 승부를 가르고 있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는 LA 다저스의 야스마니 그란달이 수난을 겪고 있다. 그란달은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 1차전과 3차전에서 타격 방해부터 포구 실책 등을 연발하고 타석에서는 수차례 기회를 날리면서 역적으로 떠올랐다. 결국 그는 4차전 선발에서 제외됐다. KBO리그에서도 가을야구 첫 경기인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KIA 김민식이 마치 그란달을 따라하듯 타격 방해에 실책까지 범하며 넥센에 역전패를 당하는 빌미를 제공했다.

김민식
메이저리그 역사에서 포수가 단기전의 흐름을 좌우한 대표적인 경우로 브루클린 다저스(현 LA 다저스)와 뉴욕 양키스가 격돌한 1941년 월드시리즈 4차전이 꼽힌다. 당시 다저스 포수 미키 오웬은 4-3으로 앞선 9회 2사 볼카운트 3B2S에서 양키스 타자 토미 하인리히가 헛스윙한 공을 뒤로 빠뜨렸다. 하인리히가 낫아웃으로 1루에 살아나가 끝나야 할 경기가 계속됐고 곧바로 양키스 타선이 폭발해 다저스는 4-7로 졌다. 역전패로 기세를 빼앗긴 다저스는 시리즈 전적 1승4패로 물러났다. 패배의 원흉이 된 오웬은 이후 전보와 편지를 4000통이나 받았다. 요즘으로 치자면 악성댓글 4000개가 달린 셈이다. 그래서 포수의 덕목 중 하나로 강한 멘털이 추가될 수밖에 없다. 남은 가을야구 포수들의 선전을 바란다.

송용준 기자  eidy01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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