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인의 주목을 받으며 프랑스 파리에서 시작된 문재인 대통령의 유럽 순방 메시지는 북한 비핵화를 촉진할 ‘당근’으로 대북 제재 완화 필요성을 언급한 것이다.
프랑스를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후(현지시간) 프랑스 대통령궁인 엘리제 궁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마친 뒤 연 공동기자회견에서 악수하며 서로를 바라보고 있다. |
문 대통령이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 단계’로 제시한 대북제재 완화 조건은 문 대통령 설명대로라면 어느 정도 충족된 상태다. 프랑스 언론과 인터뷰에서 문 대통령은 “나의 9월 방북 시 김 위원장은 세계 언론 앞에서 핵무기도, 핵위협도 없는 한반도를 만들겠다고 직접 발표한 바, 비핵화는 이제 북한 내부에서도 공식화되었다”며 북한의 비핵화를 신뢰할 5가지 이유까지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대통령궁에서 열린 국빈만찬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건배한 후 악수하고 있다. |
그럼에도 문 대통령은 유럽 강국을 대상으로 제재 완화 촉구를 계속할 전망이다. 프랑스에 이어 벨기에에서도 19일 아셈회의 참석을 계기로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를 만나 대북제재 완화 필요성을 설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사회 공론의 장에 대북제재 완화를 의제로 올리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의미가 있다는 게 청와대 판단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을 만나 “(제재 완화는) 되돌릴 수 없는 단계로 가기 위해서도, 그 단계가 확정되기까지 가는 과정에서도 필요하다”며 “(제재 완화와 비핵화는) 상호작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수적인 성향의 르피가로도 이날 한·프랑스 정상회담을 분석한 칼럼에서 문 대통령의 비핵화 촉진을 위한 대북제재 완화 노력을 소개하며 “문 대통령이 옳다. 북한이 비핵화의 길을 가기 위해선 구체적으로 무엇이라도 이득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파리=박성준 기자 alex@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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