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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자 처벌”→ “피해자 무엇을 원하는가” 전환해야 [범죄, 처벌만이 끝 아니다]

형사사법체계 ‘회복적 정의’론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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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10-14 18:59:59      수정 : 2018-10-14 22:16:55
기존의 형사사법 시스템에서는 판사, 검사, 변호사 3자가 당사자로 참여한다. 반면 ‘회복적 정의’를 강조하는 시스템은 가해자, 피해자, 그리고 사회공동체가 당사자로 전면에 나선다는 점이 특징이다.

‘회복적 정의의 아버지’로 불리는 미국의 하워드 제어 교수는 저서 ‘회복적 정의란 무엇인가’에서 “우리는 피해자의 고통과 피해자의 요구를 들으려 하지 않고, 피해자가 잃어버린 것을 되돌려 주려고 하지 않으며, 피해자가 사건의 해결 방향을 결정하는 데 영향을 미치도록 기회를 주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회복적 정의는 ‘가해자 책임’, ‘피해자 참여’, 그리고 ‘화해와 회복’에 중점을 둔다. 범죄가 일어났을 때 현행 형사사법이 ‘가해자에게 어떤 처벌을 내려야 합당한가’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과 달리 회복적 정의는 ‘범죄로 인해 발생한 피해가 무엇인가,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 어떤 일을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한다. 피해자 요구에 귀 기울이고 가해자 사과와 반성, 재발 방지 약속 등을 통해 관계를 회복하는 ‘통합’에 힘을 쏟는다.

회복적 정의를 추구하는 국내 전문가들은 “우리 형사사법이 그동안 충족시키지 못한 피해자와 가해자, 공동체의 요구에 이제는 관심을 가져야 할 때”라고 입을 모은다. 현재 운영 중인 형사합의도 감형을 위해 형식적 차원의 물질적 보상만 강조하고 당사자 간의 감정적 변화를 함께 만들지 못한다는 점에서 결국 가해자만을 위한 제도라고 지적한다. 오히려 부유층 등 일부 인사들이 양형을 유리하게 하는 데 활용하고 있다. 

가해자가 아무런 죄의식 없이 교도소에서 정해진 수감생활을 하고 출소 후 또 범죄를 저지르는 일도 되풀이된다. ‘회복적 정의’ 교육·실시 기관인 이재영(사진) 한국평화교육훈련원(KOPI) 원장은 “대부분의 가해자는 교도소 수감생활로 죗값을 치렀다고 생각한다”며 “가해자가 자기 잘못을 바라보고 진심으로 반성하고 자신으로 인해 피해를 본 사람에 대해 ‘책임을 지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실제 피해자도 가해자를 만나 상대방이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는지, 그 사람이 다시는 범죄를 저지르지 않을 것인지 확인하고 싶어한다”고 덧붙였다.

우리 법조계도 최근 이 같은 회복적 정의의 개념을 형사사법 시스템에 접목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7월 대법원에서는 ‘형사재판 양형을 통한 회복적 사법 이념 구현과 양형인자로서 합의’라는 주제로 심포지엄이 열리기도 했다.

김성돈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형법학)는 주제발표에서 “형사절차의 모든 단계에서 회복적 정의라는 회복적 사법의 이념을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렇다고 현행 형사사법 시스템에서 중시하는 응보적 정의를 회복적 정의로 완전히 대체하자는 것이 아니다. 김 교수는 “기존의 형사사법 속에 회복적 정의 이념을 흡수·통합해 회복적 형사사법 시스템을 구축하자”고 제안했다.

김 교수는 우선적으로 형사절차를 회복적 정의 프로그램과 연계해 당사자들 사이에 이뤄진 ‘회복적 합의’를 고려, 형사절차를 중단하거나 양형 단계에서 적극 반영하는 방안 등을 제시했다.

장혜진·염유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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