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MP에 따르면 판빙빙 사건 이후 중국 당국의 영화제작사 또는 드라마 제작사에 대한 세무 감사가 강화됨에 따라 베이징에 소재한 100여 개 영화 및 드라마 제작사가 중국의 변방인 신장위구르 자치구로 회사를 옮기고 있다. 카자흐스탄과 접경지역인 신장 코르고스 지역이 면세지역이어서다.
중국 당국은 2011년 일대일로 구상을 추진하면서 이 지역 발전을 위해 코르고스를 자유무역지구로 선정하고, 면세지역으로 지정했다. 중앙아시아로 통하는 교통의 요지에 위치해 있지만, 개발이 늦어진 코르고스는 인구 10만 명에 불과한 작은 도시다. 코르고스 자치 정부도 외부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창업 후 5년간 법인세를 면제해 주고 있다. 이로 인해 수많은 기업이 코르고스에 들어 왔다. 전문가들은 이미 1000개 이상의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이 코르고스에 ‘페이퍼 컴퍼니’를 설립했다고 관측하고 있다. 더욱이 판빙빙 사건 이후 이곳으로 회사를 옮기는 영화 제작사들이 더욱 느는 추세다.
특히 판빙빙 탈세 사건으로 인해 중국 세무당국의 세무조사와 간섭이 커지면서 중국 영화산업계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중국 세무당국은 연예 산업 전반에 대한 대대적인 세무조사를 공언하면서 연말까지 자진신고와 탈루 세금 자진 납부를 권고하고 있다. 스스로 신고할 경우, 처벌하지 않겠지만, 세무조사 중 불법행위가 확인된다면 엄벌에 처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 영화계에선 자칫 제작 계약을 잘못 체결했다가 당국에 찍힐 수 있다는 두려움에 제작 일정을 늦추거나 신규 계약 체결에 극도로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 포착되고 있다. 홍콩 영화협회장인 텐키 틴 카이만은 “3개월 전 판빙빙이 사라진 시점부터 영화산업의 위축이 시작됐으며, 영화는 물론 TV 드라마 제작도 대부분 보류된 상태”라고 밝혔다.
베이징=이우승 특파원 ws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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