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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클’ 김지연, 장애인 아시아게임 첫 金

입력 : 2018-10-09 00:00:57 수정 : 2018-10-09 00: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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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장애 파일럿과 한조 텐덤 사이클/폭발적 스퍼트로 첫 출전서 金 쾌거 이솝우화에는 협력을 통해 나무에서 과일을 따는 데 성공한 장님과 앉은뱅이의 이야기가 나온다. 혼자라면 엄두도 못 냈을 ‘작업’을 서로의 눈과 다리가 돼 줌으로써 완성하는 셈이다. 여기에 꼭 들어맞는 건 아니지만, 아름다운 ‘동행’으로 2018 인도네시아 장애인아시안게임 한국 선수단의 첫 금메달을 합작한 이들이 있다. 텐덤 사이클의 김지연(52·제주장애인사이클연맹)과 파일럿 노효성(34)이다.

20대 중반의 나이에 망막 이상으로 오른쪽 시력을 잃은 김지연은 그 후 몇 년 뒤 다른 쪽 눈도 빛을 잃었다. 누구보다 활달한 성격을 자랑하던 그는 희귀병으로 장애인이 되자 두문불출했다. 스스로를 어둠 속에 가뒀던 그는 2006년 장애인복지관에서 우연히 텐덤 사이클을 접했다. 앞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사이클을 타는 건 위험천만한 법이다. 그러나 김지연은 비장애인 파일럿과 함께 2인1조로 달리는 텐덤 사이클을 통해 두려움을 잊는 법을 배웠고, 국내 무대를 평정하며 제주도의 유명인사로 거듭났다. 2016년에는 누구보다 합이 잘 맞는 파일럿 노효성을 만나 특유의 폭발적인 스퍼트를 발휘하게 됐다.

텐덤 사이클 김지연(오른쪽)이 8일 인도네시아 장애인아시안게임 한국 선수단의 첫 금을 딴 뒤 노효성 파일럿과 미소짓고 있다.
대한장애인체육회제공
8일 자카르타 센툴 국제 서킷에서 열린 장애인아시안게임 여자 시각 도로독주에서 김지연은 노효성과 짝을 이뤄 30분49초522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전날 한국 장애인 수영의 간판 조원상(26·수원시장애인체육회)이 남자자유형 200m(S14) 결선에서 은메달을 딴 데 이어 고대하던 금맥이 터진 셈이다.

한국의 메달 기대주들이 아시안게임을 숱하게 거친 베테랑인데 비해 김지연과 파일럿 노효성은 이번이 아시안게임 첫 출전이다. 김지연은 “긴장도 되고 잘해낼 수 있을지 두려움도 크다.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해 왔다. 큰 기대를 걸지 않았지만 자신의 발끝으로 뜻밖의 낭보를 전하면서 김지연의 사이클 인생에는 꽃길이 제대로 깔렸다.

안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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