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고용·투자 먹구름 낀 한국경제…반도체만 선방 [뉴스+]

관련이슈 디지털기획

입력 : 2018-10-06 13:24:40 수정 : 2018-10-06 18:20:07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충북 청주 SK하이닉스 반도체공장 M15 준공식 행사를 마친 후 전시관을 둘러보며 반도체를 살펴보고 있다.
“반도체 산업은 한국경제의 엔진입니다. 올해 상반기에만 612억불을 수출해 역대 최고수준의 실적을 달성했습니다. 그러나 중국, 미국 등 경쟁국들의 추격이 만만치 않습니다.”(문재인 대통령 4일 SK 하이닉스 청주공장 준공식 축사)

반도체는 이번 주 시작과 끝을 달군 경제이슈였다.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충북 청주 SK하이닉스 반도체공장 M15 준공식 행사를 마치고 서명한 반도체 웨이퍼.

문재인 대통령이 4일 SK하이닉스 청주공장의 신규 반도체 공장 ‘M15’ 준공식을 찾았다. 문 대통령의 방문에 맞춰 대통령직속 일자리위원회는 청주공장에서 ‘제8차 일자리위원회 전체회의’를 열고 ‘신산업 일자리 창출 민간 투자프로젝트 지원방안’을 의결했다. 전기·수소차를 포함한 제조업 신산업 분야 규제 혁신 등으로 민간 투자 프로젝트를 지원해 2022년까지 10만70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것이다. 민간의 제조업 혁신성장 투자 활성화 지원을 통해 신규 일자리 창출을 촉진하고 제조업 고용회복을 이끌어 내겠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좋은 일자리 창출은 기업이 하는 것”이라며 “정부는 측면에서 지원하고 규제 혁신을 가속화하면서 신산업 생태계 조성 역할에 충실하라”고 당부했다.

반도체는 올해 한국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을 끌어가고 있다.

산업부가 지난 1일 발표한 ‘9월 수출입 동향’을 보면 지난달 수출액은 505억8000만 달러로, 이 중 반도체 수출액은 24.6%(124억3000만달러)를 차지했다. 반도체 수출액은 월별 기준 역대 최대를 경신했다. 수출액의 4분의 1을 반도체로 벌어들인 셈이다.

반도체를 제외한 12대 주력 품목의 수출은 9월 -19%를 기록했다. 
5일 나온 삼성전자의 ‘실적 서프라이즈’도 반도체의 힘이다.

삼성전자는 5일 연결기준 잠정실적이 매출 65조원에 영업이익 17조5000억원이라고 공시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4%, 전분기보다 17.7% 각각 늘어나 올해 1분기에 기록했던 역대 최고치(15조6400억원)를 훌쩍 뛰어넘었다. 삼성전자가 아직 구체적 실적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투자업계에서는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이 13조원을 넘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빨간불이 켜진 한국경제에서 반도체만 나홀로 버티는 형국이어서 ‘반도체 의존도 심화’에 따른 우려도 커진다.

수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다. 반도체 수출 비중은 지난해만 해도 전체 수출액 비중이 17.1%에 그쳤다. 그러던 것이 지난해 말 반도체 슈퍼사이클을 타고 20%대로 상승했고, 지난 6월 21.8%, 7월 20.0%, 8월 22.5%에 이어 지난달 24.6%를 기록했다. 업계에서 반도체 경기가 고점을 찍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어서 반도체 의존도 심화는 불안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반도체 굴기’를 내세운 중국의 추격이 예사롭지 않다.

반도체 업계 설비증설이 마무리되자 설비투자가 직격탄을 맞았다. 통계청에 따르면 8월 설비투자는 전월 대비 1.4% 감소하며 6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외환위기가 있었던 1997년 9월부터 1998년 6월까지 10개월 연속 감소한 이후 처음이다. 반도체 업계 설비증설이 마무리되면서 반도체 제조용기계 수입액이 1년 만에 반토막으로 감소, 특수산업용기계 등 기계류(-3.8%) 투자가 줄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한국경제 성장의 핵심 동력인 제조업의 활기는 떨어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한국의 제조업 생산능력지수가 지난해 12월 104.1로 전년동월대비 0.5포인트 하락한 이후 올들어 8월까지 2월(0.1포인트) 한 달을 제외하고 하락 행진을 이어갔다. 3월 -0.6포인트, 4~6월 -1.0포인트, 7월 -1.1포인트, 8월 -1.4포인트 등으로 하락폭이 확대됐다. 지난해 상반기 중 최대 21.7포인트 상승했던 반도체 산업의 생산능력지수마저 올 들어 보합세를 맴돌고 있는 것도 불안한 요인이다. 제조업 생산능력은 한 달 동안 가동 설비와 조업일수, 생산 투입 인력 등을 고려해 산출된다. 2015년을 기준치 100으로 설정하고 있다.

제조업의 일자리 창출 능력은 극도로 위축되고 있다. 올해 1월만 해도 10만4000명 늘었던 제조업 취업자수는 2, 3월 증가 폭이 1만 명 수준으로 급감한 후 3월부터 여섯 달 연속 감소했다. 특히 6월부터 석 달 연속 감소폭이 10만 명을 웃돌았다. 제조업 종사자 수는 조선업 등 주력업종 구조조정 등으로 2016년과 2017년 2년 연속으로 감소했다. 대기업의 경우 영업이익률에 비해 고용증가율이 낮은 고용 없는 성장이 나타나고 있다.

정부가 4일 의결한 ‘신산업 일자리 창출 민간 투자프로젝트 지원방안’에는 제조업에서 우리의 제조강점과 4차 산업혁명 등 대외환경 변화와 일자리 창출 잠재력 등을 고려해 유망 분야 중심으로 대책을 추진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우선 주력산업인 자동차와 반도체 가전 등에서는 축적된 역량을 기반으로 기존 시장을 선도할 새로운 기술·제품·서비스를 발굴·고도화에 주력한다. 구체적으로 보면 △내연기관차 → 미래차 △기존 반도체·디스플레이 → 시스템반도체 등 차세대 반도체·디스플레이 △가전 → 사물인터넷(IoT)가전 등으로 나아가는 방식이다. 신산업 분야에서는 핵심기술 융·복합을 통해 새로운 산업생태계를 창출하고 신성장동력 산업으로 육성한다. 에너지신산업은 보급에서 신산업화로 나가고, 바이오·헬스 분야는 제조에서 서비스화로 발전시킨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특히 반도체의 경우, 초격차 유지를 위한 글로벌 시장 선도형 투자로서 입지, 전력 등 산업인프라가 적기에 공급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세종=이천종 기자 skylee@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한지민 '우아하게'
  • 한지민 '우아하게'
  • 아일릿 원희 '시크한 볼하트'
  • 뉴진스 민지 '반가운 손인사'
  • 최지우 '여신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