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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년 세입자로 살며 15번 이사한 이야기

입력 : 2018-10-06 03:00:00 수정 : 2018-10-05 19:5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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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선 지음/빌리버튼/1만3800원
내 집은 아니지만 내가 사는 집입니다/박윤선 지음/빌리버튼/1만3800원


한 사람이 죽을 때까지 거쳐 가는 집은 몇 곳이나 될까. 어느 통계에 따르면 한국인의 평균 이사 횟수는 6~7회라고 한다. 여기 서른두 해를 살아오면서 열다섯 번의 이사를 경험한 세입자가 있다. 과연 그에게 이사란, 집이란 어떤 의미일까.

‘내 집은 아니지만 내가 사는 집입니다’는 32년째 세입자로 살아 온 이야기를 50여 편의 짧은 글로 풀어낸 수필집이다. 저자 박윤선씨는 ‘집순’이라는 필명으로 32년차 세입자의 생활을 글로 써 ‘제5회 브런치북프로젝트’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열여섯 곳의 집 중엔 공동 화장실을 써야 했던 집부터 건설사의 부도로 보증금을 떼였던 집에 이르기까지 사연 없는 곳이 없지만, 저자는 고달픈 현실에 대한 낙담 대신 집과 이사 그리고 그 안에 스밀 수밖에 없는 사람과 공간에 대한 기억을 글을 통해 담담하게 펼쳐 낸다. 열다섯 번의 이사를 경험하며 쌓은 자신만의 집 구하기 내공과 1인 가구의 생활에 대한 단상도 엿볼 수 있다.

수많은 집과 만나고 헤어지면서 저자는 마침내 ‘작지만 확실한 깨달음’에 이른다. “돌이켜보면 열다섯 번의 이사는 결국, 사는 것과 사는 곳 사이의 균형을 찾는 과정 아니었을까. 삶이 있어야 집이 있고, 집이 있는 곳에 삶도 있다는 사실. 이 책은 바로 그 깨달음으로 가는 수많은 시행착오의 기록이다. … 한 번쯤은 말하고 싶었다. 지금 여기, 보통의 삶은 이런 모양이라고. 비극적이지도, 스펙터클하지도 않은 담담한 하루하루를 나는, 우리들은 이렇게나 묵묵히 살아내고 있다고.”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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