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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마다 '경복궁 거리' 불법 노점상 점령에 '아수라장' [김기자의 현장+]

입력 : 2018-09-27 15:00:05 수정 : 2018-09-27 17: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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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궁 거리 불법 노점상들로 북적거려 / 횡단보도마다 '아수라장' 곳곳에서 불법 좌판 즐비 / 관광객 필수코스인 경복궁…이미지에 먹칠 / 인도를 점령한 노점상, 관광객은 아슬아슬하게 피해 다녀 / '위생관리 허점' 무방비 노출 / 경복궁 주변은 음식·쓰레기 냄새 진동 / 지속적인 ‘단속’ 절실
  

민족 최대 명절 추석인 지난 24일 서울 경복궁 거리. 이날 노점상들은 조리하던 손으로 쓰레기를 만지거나 돈을 받고 있었다. 닭꼬치는 각종 양념으로 판매대와 인도 주변에 더럽혀져 있다.

“오늘같이 사람들 많은 횡단보도 앞에서 먹는장사를 하면 어떻게 하는지 원. 닭꼬치 굽는 냄새가 진동합니다. 그렇다고 한눈에 봐도 불결하기 짝이 없었어요. 추석 명절이라 단속을 포기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심각한 것 같아요”

민족 최대 명절 추석인 지난 24일 서울 도심 곳곳은 가을을 만끽하러 나온 시민들로 북적였다. 무료로 개방된 경복궁은 몰려든 관광객들로 가득 찼다. 외국 관광객들은 한복을 빌려 입고 우리 전통문화를 체험했다. 가족 단위 방문객뿐만 아니라 친구들끼리 삼삼오오 모여 고궁을 방문해 추석 명절을 즐겼다.
민족 최대 명절 추석인 지난 24일 서울 경복궁 거리. 경복궁 주변 거리는 그야말로 노점상 천국으로 변신했다.
이날 노점상들은 조리하던 그 손으로 돈을 받고, 전화가 올 때마다 음식을 만지던 손으로 스마트폰을 만지고 있었다. 닭꼬치는 각종 양념으로 판매대와 인도 주변에 더럽혀져 있다.

많은 외국인 관광객과 시민들이 경복궁을 찾으면서 노점상도 몰렸다. 낮부터 경복궁 주변 거리는 그야말로 노점상 천국으로 변신했다. 횡단보도와 경복궁 주변 거리는 사람이 지나가기 힘들 정도로 관광객들로 가득 찼다. 대목을 노린 노점상들은 횡단보도 앞 삼각 교통섬에서 좌판을 불법으로 이어붙이고 핫바, 닭꼬치, 김밥, 각종 구이, 핫도그, 호두과자 등 같은 각종 먹거리 호객행위를 이어 갔다. 특히 닭꼬치, 다코야키, 붕어빵을 굽는 연기는 낮인데도 불구하고 자욱하게 피어올랐고 냄새는 코를 찔렸다.

노점은 도로법상 점용허가를 받지 않은 시설물로 불법이다. 대부분 노점은 사람들이 붐비는 인도나 광장 입구 등 목이 좋은 자리를 차지해 보행자 통행을 방해한다.
낮부터 경복궁 주변 거리는 그야말로 노점상 천국으로 변신했다. 사람들이 닭꼬치를 사먹기 위해 모여 있다. 사람들은 코를 막고 지나고 있었다.

가족과 함께 경복궁은 찾은 박(41)모씨는 “거리 중심마다 노점상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 여간 불편하게 아니다”며 “역한 냄새와 연기는 옷에 베이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불법 노점상들이 거리를 차지하고 있어 정작 시민들의 불편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경복궁 주변 인도는 노점상을 위한 주차공간이 돼 버렸다. 불법으로 주차된 차량 사이로 외국 관광객과 시민들은 아슬아슬하게 피해 다녀야만 했다. 시민이 가장 많이 몰리는 경복궁 입구와 경복궁 돌담길은 노점상 거리라고 칭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붐비고 있었다.

시간을 흐를수록 노점상은 늘어갔다. 이들은 돌담길을 따라 좌판을 설치하고 자신이 준비해 온 솜사탕과 각종 음식물을 판매했다. 인도는 사람들도 붐비고 이 일대 도로는 주차장을 방불케 했다. 사람들은 노점상 차량 사이로 아슬아슬 피해 가는 아찔한 상황도 벌어지기도 했다.

연인과 함께 이곳을 찾은 김모(34)씨는 "노점상이 인도와 도로를 차지하고 있다"며 "행정당국 단속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가장 큰 문제는 불법 노점상 쓰레기. 노점에서 파는 음식을 사 먹은 사람들이 일회용품 쓰레기 마땅히 버릴 곳이 없어 경복궁 돌담길 풀숲에 버리는가 하면 지하도 입구나 나무 밑 둥에 무분별하게 버리고 있었다. 아름다운 경복궁 돌담길이라는 명칭을 무색하게 했다.
노점상인 대부분은 위생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모습이었다. 위생 장갑은커녕 아무렇지 않게 맨손으로 음식을 만지고 있었다.

이날 노점상인 대부분은 위생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모습이었다. 위생 장갑은커녕 아무렇지 않게 맨손으로 음식을 만지고 있었다. 조리하던 그 손으로 돈을 받고, 전화가 올 때마다 음식을 만지던 손으로 스마트폰을 만지고 있었다. 닭꼬치는 각종 양념으로 판매대와 인도 주변에 더럽혀진 것은 예사였다.

경복궁을 찾은 이 씨는 “위생상태도 확인되지 않은 음식을 판매하는 것이 더 큰 문제다”며 “꼭 불량 식품만 파는 것은 아니겠지만, 음식을 먹고 잘못됐을 경우 책임 질 수도 없다”고 지적했다.

한 시민은 “걸레질을 하던 손으로 음식을 만지는 것 보고 놀랐다”며 “길거리 노점 특성상 위생을 신경 쓸 수는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복궁 주변 거리는 각종 음식물 쓰레기와 담배꽁초가 나뒹굴고 있다.
민족 최대 명절 추석인 지난 24일 서울 경복궁 거리. 경복궁 주변 거리는 그야말로 노점상 천국으로 변신했다.

대부분이 노점상들은 위생점검을 받지 않고 음식을 판매하기 때문에 '위생관리 허점'에 무방비 노출되고 있는 실정. 무허가 음식점과 노점은 음식물 배상책임 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아 음식을 먹다가 장염과 식중독 등 질환에 걸려도 보상을 받을 수 없다.

관할 구청인 종로구 한 관계자는 “단속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단속하시는 분들도 추석에 쉬어야 하기 때문에 이틀 정도 단속을 못 했다”며 “내년 추석에는 하루 정도 줄이고 단속을 대폭 강화할 방침이다” 밝혔다.

글·사진=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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