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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속도 붙는 북·미 협상… 北 비핵화 진정성이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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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9-21 00:09:36 수정 : 2018-09-21 00: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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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방북 결과 대국민보고 / 미, 북에 뉴욕·빈 동시 협상 제안 / 北, 핵리스트·시간표 내놔야 문재인 대통령이 어제 사흘간의 방북 일정을 마친 뒤 대국민보고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확고한 비핵화 의지를 거듭거듭 확약했다”며 “김 위원장은 비핵화 과정의 빠른 진행을 위해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조속히 열리기를 희망한다는 뜻을 밝혔다”고 말했다. 또한 “김 위원장은 북·미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4개 합의사항이 함께 이행돼야 하므로, 미국이 상응조치를 취한다면 영변 핵시설 영구 폐기를 포함한 추가적 비핵화 조치를 계속 취할 용의가 있음을 밝혔다”고 설명했다. 연내 종전선언 추진과 관련해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할 때 다시 논의하려고 한다”고 했다. 북·미 간 중재역할을 맡아 비핵화 협상 재개를 이끌어내겠다는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청와대는 남북정상회담의 성과인 9월 평양공동선언에 대해 “관련국 모두의 지지를 받는 새로운 프로세스가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은 비핵화 문제와 관련해 “이번 공동선언의 모멘텀을 최대한 살려 잠시 느슨해졌던 북·미 간 대화의 끈을 복원하겠다”고 말했다.

미국도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 재개 의사를 밝혔다. 미국은 이번 남북정상회담을 ‘성공’이라고 평가하고, 트럼프 대통령 첫 임기 종료시점인 2021년 1월 이내에 비핵화 완성을 목표로 이른 시일 안에 협상에 들어가자고 북한에 제안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어제 발표한 성명에서 “북측 카운터파트인 리용호 외무상에게 다음주 뉴욕에서 만나자고 초청했다”면서 “북한 대표자들에게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특별대표와 오스트리아 빈에서 가능한 한 빨리 만날 것을 요청했다”고 했다. 뉴욕 고위급 회담과 더불어 국제원자력기구(IAEA) 본부가 있는 빈에서 실무협상 채널을 열겠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도 “우리는 북한과 관련해 엄청난 진전을 이루고 있다”면서 김 위원장과 곧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2차 북·미 정상회담이 가시권에 들어올 조짐이다. 남북정상회담 직전까지만 해도 대북제재 이행을 강조하며 압박의 고삐를 조이던 트럼프 행정부 행보를 감안하면 예상을 넘는 속도전이자 극적 반전이다.

그러나 북·미 비핵화 협상을 낙관할 때는 아니다. 김 위원장의 첫 육성 비핵화 메시지가 나왔지만, 비핵화의 구체적 방안과 내용은 지금부터 채워 나가야 한다. 이제 막 첫걸음을 떼고 있는 것이다. 평양공동선언에서 비핵화 일정표와 핵 리스트 공개 등 핵심 현안에 대한 얘기는 전혀 없었다. 문 대통령은 “올해 말까지 비핵화와 남북 간 평화 정착에서 돌아갈 수 없을 정도로 진도를 내는 것이 목표”라고 밝힌 바 있다. 북·미 간에 구체적인 비핵화 논의가 이뤄지려면 북한의 진정성이 담보돼야 한다. 북한이 향후 협상장에 구체적인 핵 리스트와 시간표를 들고 오느냐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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