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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농 제품, 가격 대비 효익 정말 있을까? [김현주의 일상 톡톡]

입력 : 2018-09-17 03:15:42 수정 : 2018-09-17 03: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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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스마트농업 탐방기 (2)
유기농 식품이 다른 기존 식품과 대비해 영양학적으로 결코 우수하지 않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농약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해충이나 미생물에 대응하기 위해 식물체가 스스로 만드는 천연의 살충제 물질을 섭취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왔는데요.

물론 농약을 사용하지 않아 후손들에게 깨끗한 자연환경을 물려줄 수 있다는 점에서 유기농은 바람직합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잔류농약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어 다행스러운 측면도 있습니다.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식중독균으로부터 결코 안전하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식품의 안전성에 확신을 갖기에는 분명히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 질병관리본부(CDC)가 매년 발표하는 식중독 사고의 원인을 보면 2위는 거의 유기농 식품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수년 전 유럽연합(EU)에서는 유기농 샐러드로 인한 식중독 사고로 수십명이 죽고, 수천명이 입원하기도 했습니다.

농약을 아예 쓰지 않는 것이 좋은지, 농약을 과다하지는 않지만 안전성을 유지할 정도로 소량을 사용해 생명의 또 다른 위험요소로부터 보호하는 것이 좋은지에 대한 논란은 지금도 지속되고 있습니다.

미국 유기농 식품부문에서 신선주스가 가장 큰 성장폭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음료부문은 건강 트렌드에 가장 빨리 반응하는 부문이라 앞으로도 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는 긍정적인 전망도 나왔다.

일반적으로 유기농은 축산이나 작물 재배 때 농약과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사용된다.

농약과 화학비료는 ‘생명체로부터 생성된 물질’인 유기물이 아닌 인간이 인위적으로 합성한 무기물질이다. 이들을 과잉 사용했을 때 부작용이 나타나는 것은 맞지만, 너무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가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16일 미국 유기농 무역협회(Organic Trade Association·OTA)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유기농 식품시장 매출은 452억 달러로, 전년 대비 6.4% 증가했다. 이는 미국 내 식품 시장의 5.5%에 해당하는 규모다.

과일과 채소 부문이 지난해 5.3% 성장한 165억 달러를 기록하면서 유기농 부문에서 가장 큰 부문을 차지했다. 이어 유기농 유제품과 달걀 부문이 전년 대비 0.9% 증가한 65억 달러의 매출을 나타냈으며 유기농 음료는 3번째이다. 지난해 유기농 음료 매출은 전년 대비 10.5% 증가한 59억 달러로, 가장 큰 성장율을 보였다.

이번 조사에서는 유기농 시장이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는데, 5명 이상의 직원을 둔 모든 유기농 사업장의 60% 이상이 2016년 풀 타임 고용 증가를 보여줬고, 올해 또한 계속해서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대인들은 단순히 유기농을 먹는 것이 아닌 옷장, 침실, 욕실 및 가정에서 더 많은 유기농 제품을 사용하고 있는데 비(非) 식품 유기농 제품의 매출도 전년 대비 9% 증가한 39억 달러를 기록했다.

비 식품 유기농 제품은 주로 유기농 섬유, 보충제 및 퍼스널 케어 제품이 판매량의 대부분을 차지했는데, 특히 미국의 유기농 재배 농민들은 전년 1만7000개가 넘는 베일을 생산해 시장의 성장을 이끌었다.

◆소비자들 "유기농은 뭐고 non-GMO는 뭔가요?"

업계에서는 유기농 제품과 non-GMO(GMO 작물을 원료로 사용하지 않는다고 인증받은 제품)가 주요 제조업체, 특히 가공식품 생산 매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조사하고 있다고 주요 외신 등은 전했다.

McCornick, Campbell 등의 주요 제조사들은 유기농과 non-GMO가 식품이나 음료 업체에 더 큰 의미를 준다는 것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했다. MacCornic은 2016년까지 제품을 80% 이상 유기농 및 non-GMO 제품으로 변경했다. Campbell은 유전자조작식품(GMO) 원료에 대한 라벨 표시를 시행할 것이며, 유기농 제품을 생산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렇다면 유기농과 non-GMO가 판매에 서로 어떤 영향을 미치는 걸까. non-GMO 라벨은 유기농에 대한 위협일까, 유기농의 한 부분일까.

일부 생산자들은 non-GMO 라벨이 유기농 식품 판매에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non-GMO가 유기농 제품을 비교했을 때 non-GMO 가격이 더 저렴하기 때문이다.

최근 한 통계도 이러한 우려를 뒷받침하고 있다. 실제 한 리서치 조사에 따르면 non-GMO 판매는 2013년부터 2015년까지 평균 70%씩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유기농 식품의 5배에 달한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은 밝혔다.

하지만 이러한 수치는 미국 유기농 슈퍼마켓인 ‘홀푸드마켓(Whole Foods Market)’과 같이 유명한 non-GMO와 유기농 식품에 대한 주요 판매처가 포함되지 않았다.

OTA는 유기농 제품은 2014년 연간 약 39만 달러의 판매를 기록한 반면, non-GMO 식음료는 2014년 200만 달러를 판매했다고 밝혔다.

다만 모든 식음료업계가 이같은 의견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업계 한 관게자는 "같은 방식으로 표현하는 것이 경쟁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며 "궁극적으로는 서로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가장 큰 오해 중 하나는 non-GMO와 유기농이 동일한 것인지, 아닌지 여부다. 한 전문가는 "유기농은 non-GMO지만 non-GMO는 유기농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미국 농무부(USDA) 유기농 인증을 취득하기 위해서는 식품이나 음료는 유전적으로 변형되지 않은 재료로 만들어져야 하는 것은 물론, 다른 요구사항도 충족돼야 한다. non-GMO 라벨링은 non-GMO 프로젝트나 미국국제위생안전기관(NSF International)과 같은 제 3자가 규제한다.

식품회사들은 유기농 라벨 구입에만 투자하는 것이 아닌, 비록 유기농 제품이 non-GMO라고 정의되고 있음에도 non-GMO 라벨을 보증하기 위한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업체들은 왜 2개 라벨을 동시에 사용하는 걸까.

제조사들은 유기농과 non-GMO에 대한 혼동을 해결하고, 소비자를 교육시키며, 소비자 트렌드에 응답하고 싶어한다고 요약할 수 있다.

만약 소비자들이 유기농 제품이 이미 non-GMO 제품 의미를 지니고 있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면, 제조사는 아마 명확한 마케팅 전략으로 2개 상표를 모두 사용하려고 할 것이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non-GMO와 유기농 식품에 대해 소비자를 교육하는데 가장 좋은 방법은 제품라벨에 있다"고 설명했다.

다시 말해 non-GMO나 유기농에 대해 어떻게 구별하는지를 설명하는 것보다 제품이 non-GMO인지, 유기농인지를 명확하게 식별할 수 있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비 유기농은 위험하고 유기농은 안전하다고?"

최근 웰빙(well-being) 붐을 타고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친환경' '유기농' '천연'이라는 단어에 소비자들이 열광하고 있다.

업체들은 이 같은 소비자들의 심리를 활용해 고가의 유기농 제품 마케팅을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유기농은 안전하고, 비 유기농은 정말 위험한 것일까.

한 전문가는 "우리나라는 농산물시장 등 공식적인 유통시장에 정부 관계자들이 상주해 잔류농약을 검사하고 있어 과민반응을 보일 필요는 없다"며 "유기농이나 친환경농법에서는 인체에 유해한 독초를 물로 우려내 살포한다. 어떤 의미에서는 농약보다 독성이 낮다고도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유기농으로 일정 부분 안전한 먹거리를 생산할 수 있는 건 맞지만, 국내 농업의 현실을 고려할 때 유일한 대안이 되긴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대부분 비닐하우스에서 자연농법이 아닌 인위적으로 키우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청정지역이나 산간오지를 제하고 농약을 사용하지 않은 채 농사를 지을 수 있는 곳은 그렇게 많지 않다. 화학비료를 대체할 거름을 확보하는 것도 농가 입장에선 수월하지 않다.

비록 일부긴 하지만 농약과 화학비료를 뿌리고도 유기농으로 둔갑시켜 유통하는 양심 불량의 소지가 생기는 것이다.

물론 유기농이 일정 부분 안전한 것은 사실이나 이는 재배 농민의 양심이 문제고, 일반 제품 대비 2~3배 높은 가격이 주머니가 얇아진 서민들 입장에선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다.

과거 한 때 일본에도 유기농이 한창 유행했지만, 지금은 그 거품이 꺼지고 있다. 가격 대비 효능의 큰 차이가 없다는 걸 소비자들이 체감 및 인지했기 때문이다.

최근 농업 유통질서가 투명화, 안정화하면서 일반농업의 신뢰가 높아진 것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다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시카고=글·사진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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